공보의 봉사 땀방울…폭염 싹~
대공협, 외국인 노동자 진료소 ‘라파엘클리닉’서 무료 진료
폭염으로 거리에 나서기만 해도 땀으로 온몸이 젖었던 지난 7일 오후. 서울 혜화동에 위치한 서울대의대 분관 라파엘클리닉에서 공중보건치과의사(이하 공보의)들이 연신 흐르는 이마의 땀을 닦으며 외국인노동자들의 치아건강을 돌보고 있었다.
몽골, 필리핀, 나이지리아, 우즈베키스탄 등 진료를 받는 외국인노동자들의 국적은 제각각. 서로 다른 언어로 깊은 의사소통은 힘들었지만 공보의들에게 건네는 “고맙습니다” 한마디는 모두 진심이었다.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회장 김재영·이하 대공협)가 외국인노동자 무료진료소 라파엘클리닉에서 치과진료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 달에 한번 5~6명의 공보의들로 팀을 꾸려 진행하는 봉사활동은 일요일 오후 1시 30분부터 6시까지 진행되며,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노동자 및 다문화가정을 대상으로 하루 평균 30여명의 환자들을 진료하고 있다.
대공협 홈페이지의 봉사참여희망자 모집공고를 통해 모인 공보의들은 주말 휴일시간을 쪼개 외국인노동자들에게 충치 및 신경치료, 치주치료, 스케일링 등을 해주고 있다.
대공협의 라파엘클리닉 진료봉사활동은 지난 2007년 제22대 대공협 김용범 회장 집행부부터 시작된 사업으로, 당시 대공협의 이 같은 선행에 감동한 스카이덴탈 측은 라파엘클리닉 치과진료소에 유니트체어를 무료로 기증키도 했다. 현재도 김용범 전 대공협 회장은 공보의 생활을 마친 후에도 후배들을 독려하며 진료소 봉사활동을 이끌고 있다.
라파엘클리닉은 지난 1997년 4월부터 서울·경기지역 이주노동자들을 대상으로 무료진료를 시작해 치과와 내과, 외과 등을 포함해 총 20과목에서 매월 1000여명의 환자를 진료하고 있는 의료봉사단체로, 지난 2007년에는 (사)라파엘인터내셔널을 설립해 국외 의료지원 활동도 펼치고 있다.
라파엘클리닉 치과에서는 대공협 봉사팀 외에도 일반 개원의로 구성된 봉사팀들이 참여해 매주 돌아가며 진료봉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날 라파엘클리닉에서 전치부 충치치료를 받은 몽골인 보드르 씨(50세·여)는 “돈이 없어 병원에 가려면 힘이 드는데 이렇게 무료로 아픈 이를 치료해줘 너무 고맙다. 이가 아픈 친구도 함께 데리고 왔다. 정말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김재영 대공협 회장은 “경제적인 이유로 치과 의료기관을 가기 힘든 외국인노동자들에게 공공구강보건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대공협이 진료봉사를 제공한다는데 큰 의의가 있는 것 같다”며 “봉사자를 모집하다 보면 항상 예상보다 많은 공보의들이 지원하는데 놀랐고, 동료들이 본인들의 휴일까지 반납하고 봉사를 하다 저녁 늦게 지방의 근무지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뭉클하다. 봉사에 참여하고 싶으나 방법을 모르는 동료들에게 좋은 참여의 기회를 제공하며 라파엘클리닉 봉사활동이 대공협의 전통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수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