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필적 고의? 반칙왕?

  • 등록 2013.08.08 00:00:00
크게보기

미필적 고의? 반칙왕?

 

하루의 평화를 기원하며 출근길을 나선다. 운전을 하다보면 자주 불쾌한 경우를 겪게 되는 것이 나만의 일은 아닐 것이다. 오늘도 횡단보도에 서 있다 보니 통행이 뜸한 틈에 영업용 차 하나가 지나쳐버린다. 신호는 마치 색맹인 듯 무시하고 지키고 있는 운전자를 비웃으며 지나간다. 정지선은 그저 흰색에 낙서쯤으로 보이나 보다. 서있다 보면 오히려 멋적다. 어라 내가 잘못하고 있나? 씁쓸한 표정으로 잠시 생각에 잠겨 있노라면 파란불 나오고 1초도 안되서 뒷 차는 빵빵댄다. 이런~ ‘브라우니’를 데리고 다녀야 할까 보다. 이어서 갓길은 자기만의 전용도로라고 착각하며, 도로가 재떨이나 휴지통으로 생각하는 운전자들, 깜빡이는 아예 망가졌나보다 싶은 차도 여럿, 등등….


목적지까지 소요되는 약 40 여분 사이에 볼 수 있는 유형이 참 다양도 하다. 12년전부터 미국에 긴 시간 머무를 기회가 있었다. 그 당시의 기억을 돌이켜본다면 대도시나 교외나 무척 여유로웠다. 깜빡이만 켜도 옆 차선 진행차량이 속도를 늦추어 진입을 도와주는 경우가 흔하다 못해 일상이다. 오히려 달려드는 우리네 도로 사정과는 너무나 딴판이다. 규정 속도나 신호를 지키는 것은 그저 규약이 아닌 자연의 이치와도 같은 모습이다.


좀처럼 경적음을 들을 수 없다. 서로 누르지도 않고 누를 일도 별로 없다. 꽁초나 쓰레기를 투척하는 경우는 본 적이 없다. 장애인 주차구역은 아무리 복잡해도 비어있다.


이 사람들은 어떻게 이런 문화를 가질 수 있었을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이 나라 교통법규 위반시에는 매우 큰 벌금과 법적인 제재가 가해진다. 무심코 규정 속도를 어기거나 멈춤선을 지나쳤다 치면 어디선가 커다란 경찰차가 쏜살같이 나타난다. 과속을 하게 되면 벌금은 물론 초과 정도에 따라 법정 출두까지 해야하고 보험료도 따라서 엄청나게 올라가는 불이익이 따른다. 함부로 “까짓것 딱지 끊고 말지 뭐” 하는 호기를 부리기가 어렵다. 법이 엄격한 것이다. 예외가 없다.


그리고 질서를 지키는 초등교육, 아니 유아 시절부터의 가정 교육이 신사적인 도로 문화를 만든것 아닐까 짐작해 본다.


그것이 도로 뿐만 아닌 사회의 문화, 질서를 만든 것일 수 있겠다.


식당 , 극장,  쇼핑몰, 놀이공원같은 공공 장소에서도 대단한 질서 의식을 보여준다. 거의 완벽한 시스템인 듯 보이고 부러운 면이 대단히 많다.


그러나 불가피한 상황과 현실을 감안해서 선처도 받을 수 있던 지난 날의 기억도 있어서 그런지 때로는 왠지 우리나라 같은 융통성이 아쉽기도 하다.


요즘 치과계에 크고 작은 일들이 많다. 과거와는 다른 일들이 곳곳에서 나타나기도 한다. 수 십년 사용해오던 중요한 재료가 환경 문제로 갑자기 수입이 금지되었단다. 어떤 재료로 대체 해야 할지 마땅한 것이 없다. 앞으로도 사용금지 될 재료가 있을지 모른다.


또한 새로운 재료도 쏟아져 나와 격세지감쯤으로 여기기에는 변화가 매우 빠르다.


새 법규와 제도에도 적응하기가 여간 벅차지 않는다. 직원 문제는 하루 이틀 얘기가 아니다. 치위생사가 없는 개원 치과의원이 상당 부분이라는게 현실이고 간호조무사 채용하기도 점점 더 어려워졌다.


이 현안을 해결하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라 생각된다. 이래저래 개원의들이 정말 힘든 시절이다. 그래도 법이나 규칙은 지켜져야 한다.


그러나 단시간에 해결하기 어려운 일들은 융통성을 발휘하여 점진적인 해결을 향한 현명한 정책이 이루어진다면 더 좋겠다.


게다가 해결되야 할 일이 산적해 있으나 “평범한 개원의들이 양질의 진료 활동에만 전념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하고 바란다면 너무 철없는 생각이려나?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김 호 진
양평 영진치과의원 원장

관리자
Copyright @2013 치의신보 Corp. All rights reserved.

관련기사 PDF보기



주소 : 서울시 성동구 광나루로 257(송정동) 대한치과의사협회 회관 3층 | 등록번호 : 서울, 아52234 | 등록일자 : 2019.03.25 | 발행인 박태근 | 편집인 이석초 대표전화 : 02-2024-9200 | FAX : 02-468-4653 | 편집국 02-2024-9210 | 광고관리국 02-2024-9290 | Copyright © 치의신보.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