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퍼였고, 배우였으며, 영화제작까지 했었던 빙 크로스비라는 가수가 있었지요. 아직도 가장 많이 팔린 노래로 알려져 있는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부른 분입니다. 한번은 그가 캐나다의 한 골프 코스에서 라운딩을 하면서 “아! 여기서 골프치다가 죽으면 한이 없겠다”라고 했다지요. 아마도, 골프치다 죽고 싶은 사람은 골퍼를 좋아하는 사람중에 꽤 많을 겁니다. 마찬가지로, 강단에서 강의하다가 마지막 호흡을 다하고 죽기를 원하는 교수가 있다면 진짜 ‘선생’임에 틀림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의미에서 Burstone선생님은 복받은 교육자였습니다. 그 소원을 이루었으니까요. 이 분이 그의 마지막 강의를 당신이 좋아하시는 학생들에게 마치고 호텔에 돌아와 쉬시다가 돌아가셨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제였나요? 조용한 아침에 선생님께서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놀랐는데, 더욱 놀라웠던 것은 돌아가신 곳이 한국이라는 겁니다. ‘도대체 이 겨울에 거기는 왜 가셨을까?’라는 질문이 가장 먼저 머리를 스쳤습니다. 학술회를 할 때도 아니고, 더구나 올겨울 서울이 몹시 춥다는 소식을 종종 듣는터라 ‘대체 누가 초청을 했지?’ 하는 생각도 났습니다. 그러다가 다음 생각들이 따라 옵니다. ‘어차피, 평생 사랑하셨던 한국이 아닌가? 그렇다면 좋은 분들하고 계셨겠지. 어쩌면, 이런 식으로 세상과 작별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네. 마치 Lord of the Rings의 빌보 아저씨처럼.”
정말, 우리의 찰리 아저씨는 배를 타고 그렇게 항해를 떠나갔습니다. 그의 밑에서 수련을 받고, 지금까지 교직에서 가르치면 살아온 그의 마지막 학생으로서 마지막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Burstone 선생님, 정말 감사합니다. 당신은 우리의 영원한 영웅입니다.”
배응권 과장 매릴랜드치대 교정소아치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