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적용되어야 할 시점

  • 등록 2015.03.10 13:3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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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치아칼럼

치협 자료에 의하면 2015년 현재 전국에 치과의사들의 수가 2만8000여 명에 달한다고 한다. 이 중에 현재 적어도 2만명 이상의 치과의사들이 환자진료에 임하고 있지 않을까 짐작해 본다.

그리고 해마다 약 800여명의 새로운 치과의사들이 각 교육기관에서 배출된다. 교육자의 한 사람으로서 사회에 진출하는 제자들의 등을 바라보면서 물끄러미 이런 생각을 해본다. 저들 중에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진정 환자의 자연치아를 아끼고 사랑하는 데 진력할 것인가? 전공의 수련을 마치고 치주환자만 전담하는 전문직에 들어선지 올해로 35년째가 된다. 매일 새롭게 만나는 치주환자들을 대하면서 과연 이 많은 치과의사들은 개원 현장에서 얼마나 많은 치주환자들의 고통에 동참하고 적극적으로 질환의 차단과 예방을 위해 매진하고 있는지 회의감이 들 때가 적지 않다. 물론 예외는 있겠지만….

연속극, 개그, 토크쇼, 가요 등을 통해 한국인이 가장 자주 사용하는 단어중 하나가 ‘사랑해’라는 단어다. 우리 민족 역사의 아픔을 표출하듯이 이러한 감성적 단어는 안방극장의 주제어이기에 사랑이야기는 글로벌 시대에 한류의 물결을 타고 전 세계로 퍼져나간다. ‘사랑’이라는 단어가 은유적으로 암시하는 넓은 스펙트럼에 대해 굳이 상세히 다룰 필요는 없겠으나, 한 단어가 시대정신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분명 다양성이 함축되어 있음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본인은 사랑의 시점에 관한 생각을 피력하고자 한다. 사랑받는 대상을 섬기는 데 사랑의 으뜸되는 목적이 있다면 상대방이 가장 사랑으로부터 유익을 얻을 만한 상황, 시점, 장소, 환경을 배려하여 베풀어져야 하는 것 아닐까 생각해본다. 다양한 심도를 가진 환자에게 주어지는 치주치료의 수혜를 고려한다면 단연 중도의 치주염을 지나 말기로 진전된 치주염으로 고생하시는 환자에게 베풀어 줄 혜택은 거의 셈할 수 없다. 좀 더 일찍 발견하고 질환을 차단했더라면 하는 안타까운 마음은 그 환자를 향한 배려와 사랑에서부터 나오는 아쉬움의 다른 심상일 것이다.

4~5년 전 일이라 기억된다. 본인의 치아살리기 주제 강의에 이어 임플란트 강의가 진행되는 심포지엄에서 본인도 환자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치아를 최대한 보존하고 회생시키고자하는 치주술식에 대해 강의하였고, 다음 연자도 환자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열정으로 어떻게 하면 임플란트를 좀 더 기능적으로 식립해 줄 것인가에 대해 강의하였다. 두 연자 모두 환자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열정이 강의의 공통된 의도라고 할 수 있겠으나 서로 상이한 시점에서 베풀어지는 사랑의 수혜들이 아닐까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곰곰이 생각해본 적이 있다.

 거의 매년 여름이면 수해의 연금이 아픔을 당한 피해자들에게 다양한 방식으로 전달하면서 위로의 마음을 표하는 장면은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하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방식의 위로나 사랑은 소 잃기 전에 아픔을 예방하는 데로 더 에너지와 지식이 지향해야 할 목표점이 아닐까?

최점일 부산치대 치주과 교수

최점일 부산치대 치주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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