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2월 드디어 Amazon은 그들의 전자책 단말기 Kindle을 위한 Kindle textbook creator 베타 버전을 출시하였다. 이미 자가 출판을 시작한 Apple사의 iBooks author 만큼 견고한 기능과 생태계를 확보하지는 못 했지만 기존의 Amazon의 행보를 볼 때 단기간 내에 교과서 시장에 큰 파장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교과서를 교사가 스스로 만들고 학생들이 이 책을 전자책 단말기를 통해 읽는 세상이 한걸음 더 가까워진 것이다.
전자책의 세계 시장 규모는 2014년 기준 145억 달러 (우리돈 약 14조)로서 2017년도에는 220억 달러까지 계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지난 2011년을 기점으로 Amazon 내부에서 종이책의 매출을 전자책 매출이 앞지르게 되었고, 미국 내 전체 출판 시장에서도 전자책의 비중이 30%까지 성장하게 되었다고 한다. 국내에서도 아직 3-4%에 불과한 작은 규모긴 하지만 교보문고 Sam, Yes24, Aladin, Ridibooks 등의 업체가 다양한 형태와 기능으로서 전자책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고, 필자 역시 꽤 많은 업체를 이용해서 전자책을 수시로 즐기고 있다.
예전부터 전자책은 읽을만한 책이 없다고 했지만 이 것도 옛말이고 지금은 베스트셀러들이 종이책 출판과 동시에 종이책보다 조금 더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되고 있고, 오히려 전자책 전용으로 나오는 책들도 많아졌다. 예전과 비교했을 때 현저히 읽을 거리가 많아졌다는 즐거움 외에도, 치과인의 하나로서 가장 반가운 것은 전문서적으로 분류되어 구하기도 어렵고 무거워 보관도 어려웠던 치과 서적과 교과서들의 전자책으로 변환되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현재 미국 iBooks store에서는 치과계의 유수 출판사들이 기존의 교과서들을 전자책의 형태로 바꾸어 판매를 하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는 종이책의 포맷만을 바꾼 ‘전자화된 종이책’ 수준이지만 점차 강력한 동영상, 멀티미디어, 인터넷 기능을 탑재한 책들이 속속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구태의연한 말을 하지 않더라도 치과 교육에서 한번 보는 것만큼 효율적인 교육은 없을 것이다.
임플란트를 식립하고 골이식을 한 뒤 봉합까지하는 과정을 텍스트, 임상 사진, 도해로 설명하려면 많은 페이지를 할애하여도 그 이해도가 높지 않지만, 동영상은 단순한 시청만으로도 최고의 이해도를 끌어낼 수 있다. 학생들도 자신의 공부 패턴에 맞게 보고 또 볼수 있어 개인별 수준에 맞는 학습효과도 뛰어나다.
필자도 현재 학부 강의에서 많은 부분을 술식 동영상으로 구성하려 노력하고 있는데 설명이 한결 수월해져서 효율적일 뿐더러 무엇보다 수업을 들은 학생들 역시 이해가 잘 되었다고 만족스러워 한다. 이러한 부분의 연장선에서 필자는 구글에서 제공하는 클래스룸이라는 플랫폼을 이용해 페이퍼리스, 소통 위주의 강의실을 만드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이제 학생들은 전자책 교과서로 수업을 듣고, 노트북으로 숙제를 한 뒤 사이버 상에서 질문을 하고 협업작업을 하게 될 것이다. 채점 결과도 실시간으로 알게 되고 나아가서는 시험도 컴퓨터 기반으로 보게 될지 모르겠다.
필자는 치과 교육에서 전자책을 이용한 교육의 도입 필요성을 확신하고 있으며, 이러한 시대의 흐름에 동조하고자 치과 임상 관련 전자책 제작을 시도한 바 있다. 전문 출판사의 도움 없이도 뜻있는 교육자들이 좋은 컨텐츠를 클릭만으로 전세계의 독자들에게 손쉽게 전달할 수 있는 제한 없는 교육의 시대가 오고 있다. 케케 묵은 저작권 보호와 해적판 이야기만 하며 두려워 할 것이 아니다. 거대한 조류는 전자책으로 흘러가고 있다.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와 인쇄 기술을 가진 우리민족이니만큼 전자책 분야에서도 세상을 앞서 주도해 나가는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이고, 또한 보여야 마땅한다고 생각한다. 치과 교육 분야의 전자책들이 우리의 손으로 많이 만들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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