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마우스피스형 칫솔 ‘클린티’ 주의

2020.11.29 13:53:06

30초면 칫솔질 끝? 중국 發 구강건강 위협
전 세계 유통 中... 국내 홍보 소비자 유혹
편리한 사용법 눈길, 전문가 “효과 없어”

30초만 입에 물고 있어도 칫솔질을 완벽히 끝낼 수 있다고 주장하는 마우스피스형 전동칫솔 ‘클린티’가 최근 국내 홍보에 박차를 가하며 소비자를 현혹하고 있다. 해당 제품은 지난 2018년부터 영미권을 중심으로 판매되기 시작했으며, 일반 칫솔 대비 효과가 탁월한 데다 수십 초 내에 칫솔질을 끝낼 수 있다는 다소 믿기 힘든 장점을 내세워 대중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클린티’의 사용법은 아주 간단하다. 일반 칫솔의 칫솔모 역할을 하는 마우스피스 형태의 본체에 치약을 도포한 뒤 입에 물고 약 30초가량 전원을 켜두면 전동을 통해 모든 칫솔질이 끝난다. 이는 평소 칫솔질을 귀찮다거나 어렵게 느끼는 대중에게 매력으로 다가간다. 단순히 ‘입에 물기만 하면 된다’는 사용법 역시 흥미를 불러일으키기 충분하다.

 

# 제품은 중국서, 상담은 영국서 ‘의심’
‘클린티’는 수백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미국의 한 유명 유튜버의 리뷰 영상으로 인해 처음으로 대중에게 각인됐다. 영상에서 유튜버는 ‘클린티’의 유사 제품을 직접 구매해 시연을 펼친다. 하지만 유튜버 또한 해당 제품의 허위‧과장 광고를 지적한다.


영상에서 그는 “제품을 구매할 때 독일제라고 표시돼 있었지만 실제로는 중국에서 왔다”며 “또한 사용 시 어떤 효과도 느낄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해당 업체는 이후 유튜버의 리뷰 영상의 일부를 캡처해 인터넷 광고에 버젓이 삽입, 마치 유튜버가 추천한 제품인 것처럼 꾸며 많은 소비자를 현혹했다.


이와 같은 ‘클린티’의 허위‧과장 광고 행태는 국내 판매에서도 버젓이 벌어지고 있어 더욱 우려된다.


먼저 ‘클린티’는 광고를 통해 “해당 제품은 한국의 유명한 치과의사에 의해 개발됐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취재 결과 ‘클린티’ 개발에 국내 치과의사가 참여한 정황이나 증거는 찾아볼 수 없었다.


심지어 ‘클린티’ 공식 홈페이지를 살펴보면, 상담은 제품을 판매하는 중국이 아닌 영국과 브라질에서 이뤄지고 있어 의혹은 더욱 커진다.

 


현행 의료법 제27조 2항에 따르면 ‘의료인이 아니면 의사‧치과의사‧한의사‧조산사 또는 간호사의 명칭이나 이와 비슷한 명칭을 사용하지 못한다’고 명시하고 있으며, 또 이를 위반할 경우 제90조에 따라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아울러 ‘클린티’ 광고는 허위 사실 표기에 관한 저촉의 소지도 있으며, 이는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3조 1항의 위반에 해당한다. 이에 따르면 과징금 또는 피해자에 대한 손해배상까지 책임져야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클린티’는 해외에 사업체를 두고 있어 국내법으로는 제재하기 어렵다는 것이 법조계의 전망이다. 이에 소비자가 스스로 구매를 지양하는 수밖에 뾰족한 대응책이 없는 상태로 보인다.

 

# 전 세계 치의 “효과 없어” 증언 속속
이처럼 ‘클린티’가 온라인을 통해 전 세계로 번지며 해외 치과의사들의 경고도 줄짓고 있다. 美 의학전문 방송인 ‘The Doctors’는 지난해 해당 제품의 허위성을 1차례 보도한 바 있다.


치과의사 사코 카라코잔은 해당 방송에서 직접 ‘클린티’를 시연한 뒤 “해당 제품은 10초 내에 칫솔질을 마칠 수 있다고 선전한다”며 “이는 사용자에게 흥미를 줄 수는 있지만 일반 칫솔보다 효과가 없으며, 칫솔모의 재질과 형태상 박테리아가 서식하기도 용이해 칫솔로써 제대로 기능하지 못한다”고 구매 및 사용을 경고했다.

 

이어 국내에서도 이와 관련한 치과의사들의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치과의사 매직박’으로 알려진 박재성 원장(압구정THE치과)은 지난해 개인방송을 통해 “치아를 닦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치아와 치아 사이의 홈, 치아와 잇몸 사이를 닦아줘야 하는데, 본 제품은 무리가 있다”며 “기껏해야 잇몸 마사지 정도의 효과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또한 한남동 A 치과의원 원장은 “해당 제품이 소비자들 사이에 퍼지고 있지만 실제 효과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사람마다 악궁의 형태나 크기가 모두 다른데 ‘클린티’는 칫솔모가 균일하게 제작돼 있어 한눈에 보기에도 올바른 양치질은 불가능하다. 물론 제품의 효과 및 성능은 면밀한 검증이 추가적으로 이뤄져야겠지만, 만약 사용하겠다는 환자가 있다면 말릴 것”이라고 무분별한 시장 유통에 우려를 표했다.

천민제 기자 mjreport@dailydent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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