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 모닝 도전기

2022.04.27 15:16:24

스펙트럼

심심할때면, 그리고 원고를 작성해야 될 때가 다가오면 괜히 치의신보 칼럼을 찾아보게 된다. 아직 학생, 그것도 고작 본과 2학년일 뿐인 내가, 선생님들과 교수님들 사이에서 어떤 얘기를 할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말이다. 칼럼을 읽으며 선생님들의 글을 읽으며 다양한 지식을 접하기도 하고, 치과의사가 되어 사회에서 직면하는 문제들을 미리 간접체험하기도 한다. 재미있는 정보도 많이 얻을 수 있으니 유익한 시간이 아닐 수 없다.

 

오늘은 칼럼을 넘기다 유독 반가운 분의 글을 만났다. 지금 실제로 수업을 듣고 있는 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 예방치학교실의 조현재 교수님의 ‘미라클 모닝 실패기’ 라는 글이다. 아마 교수님은 날 모르시겠지만, 얼마 전 실습 시간에 직접 뵀을 땐 반가운 마음에 인사를 드릴 뻔했다! 하여튼, 본론으로 돌아와서, 교수님의 미라클 모닝 실패기는 공감되는 나머지 고개를 끄덕여가며 읽었다. 미라클 모닝은 나 또한 관심이 많은 프로젝트(?)였기 때문이다.

 

미라클 모닝은 요즘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일종의 자기계발 캠페인이다. 일과가 시작되기 전, 어두운 새벽에 일어나서 온전한 나만의 시간을 즐기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전형적인 올빼미형 인간인 나 또한 미라클 모닝에 도전했고,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성공했다. 아침 7시에 학교로 나서야하기 때문에 사실 반 강제로 미라클 모닝을 하게 됐다고 할 수도 있다. 매일같이 새벽 3~4시에 자던 나에게는 아주 큰 도전이었다. 비록 강제적이었다 해도 말이다!

 

미라클 모닝을 시작하게 된 것은 정말 단순히 수업 때문이었다. 어찌됐든 7시에 나가야하는 상황이라면, 이왕 이렇게 된 거 한시간만 더 일찍 일어나보자 다짐한 것이다. 그 다짐은 생각보다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다 줬다. 그래서 ‘성공기’라는 표현은 조금 부담스럽고, ‘도전기’라는 표현으로 얘기해보고 싶다.

 

제일 먼저, 하루의 사이클이 기분좋게 시작하여 기분좋게 끝난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아침을 먹고 샤워를 하고 옷을 여유롭게 챙겨 입는데 그게 이렇게 기분이 좋을 일인지, 묘할 노릇이다. 쫓기는 스트레스가 없다는 건 생각보다 큰 행복을 안겨주었다. 시작이 기분이 좋으니 밤에 잠들 때도 내일을 기대하게 된다. 아침이 기다려지니 잠들기도 아쉽지 않다. 또 다시 상쾌하게 시작할 다음 날이 있으니까!

 

둘째로, 동기부여된 시간이라는게 참 좋다. 새벽 3~4시같이 오밤중에 잠들던 시절, 그 밤 시간을 좋아했던 이유는 아무 생각없이 널부러져 있었기 때문이다. 널부러져 있는 것은 여전히 나에게 에너지를 충전하는 제일 확실한 방법이긴 하다. 그러나 솔직히 말하면 주로 해야할 일이 쌓여있음에도 불구하고, 코앞에 닥친일이 아니라면 애써 모르는 척 하며 쇼파에 널부러져 유튜브를 봤다. 이렇게 소비하는 시간은 아침 일찍 일어나서 소비하는 시간과는 확실한 차이가 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면, 특히 요즘같이 날씨가 좋은 날엔 괜히 움직이고 싶다. 학교가는 길에서 놀랍게도 낭만을 찾게 된다. 학교를 가는 길이 지하철이 제일 가까움에도 불구하고, 이 날씨와 여린 이파리를 즐기고 싶어서 15분을 걷고 더 오래 걸리는 버스 타기를 기꺼이 자처한다. 예전이라면 상상도 못했을 일이다. 이때의 행복은 내 하루의 원동력이 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뜻한 봄날 혹은 선선한 가을날, 학교 혹은 직장에서 퇴근하고 나와 날씨가 너무 좋아 예상에 없던 산책을 하게 되는 날의 기분이라고 설명할 수 있을까? 그 기분으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좋다.

 

솔직히 내가 하는게 미라클 모닝은 아니다. 검색해보니 미라클 모닝이라는 건 아침 일찍 일어나서 해야할 일이 아니라, 자기계발을 위한 시간을 갖는 것이라 한다. 내가 한 것은 1시간 일찍, 6시에 일어나서 훨씬 여유롭게 하루를 준비한 것이 전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루를 대하는 자세가 이렇게 긍정적으로 변한 것에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학기가 끝나고 방학이 되면 다시 미라클 모닝을 하게 될지는 모르겠다. 의무가 없음에도 새벽 댓바람에 일어나는 일은 여간 의지로는 되는 일이 아니다. 아무래도 첫 일주일은 가능하더라도 다시 새벽까지 깨어 있다가 점심먹을 시간에 일어나는 일상이 시작될 거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여유로운 아침에 대한 기쁨을 알게 됐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언젠가는 또 다시 도전하게 될 것 같다. 요즘 같이 따뜻한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할 때 유독 아침을 기분 좋게 맞이 하게 된다. 이렇게 ‘미라클 모닝’을 실천하기 좋은 계절에,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도 도전해보시길 응원해본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최예슬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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