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치과학회의 성찰과 회원의 역할

2022.08.17 14:49:18

이승룡 칼럼

2008년도 치과전문의제도가 시행된 이후 소수정예 배출이 어렵게 되자 2018년 다수전문의 개방으로 돌아선 그해에 기수련자나 해외수련자가 첫 전문의 시험을 치르면서 전문의 시대가 도래 되었고 2019년부터 비수련자를 위한 경과조치를 시행함으로써 통합치과전문의 4년 경과조치 시험이 금년 7월로 마무리가 되었다.

 

과거 메디컬에서 가정의학과 전문의 제도 도입 당시, 형식적인 절차만 거치면 자격증이 발급되는 시험이 아니었다. 2018년에 너도 나도 전문의에 대한 관심으로 전국에 10,000여명이 넘는 치의들이 관심을 갖고 시험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 과정에서 300시간 연수 실무 교육을 통한 응시 자격조건이 주어졌고 거기엔 임상실습 등 주중, 주말에 치과계는 협회 창립이래 학술강연으로 문전성시를 이루는 4년이 되었다. 전문의 자격증 주최인 보건복지부가 협회에 일임하여 협회는 치의학회와 치과병원협회가 주관이 되어 교육과 임상실습으로 필수교육점수를 이수하는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그 과정에 대한통합치과학회가 중심 역할을 하게 된 것은 사실이고 시험출제와 관련 학회의 많은 교수들이 출제위원으로 활동했다.

 

전문의 응시생들의 입장에서 보면 전문의 취득을 위한 교육비가 최대 300만원 납부(기존의 “AGD 치과전문임상의” 취득 과정에서 졸업년도별 차등 교육을 이수한 경우엔 납부금액이 300만원 보다 적음)와 주중, 주말에 임상실습 및 이수해야 할 점수 취득을 위해 노력을 하지 않을 수 없는 한계가 분명 존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험 응시에 민감한 교육생들은 통치학회에서 열리는 학술대회에 연자로 나오는 통치학회 교수들의 강연에 혹시라도 시험에 관련된 정보를 얻기 위해 필참 하였다. 이런 관심으로 참여 인원이 많아지자 강연장을 늘리는 촌극과 여느 학술대회의 썰렁한 강연장과는 달리 자리가 없어서 안절부절 못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뿐만 아니라 행여 연자의 말 한마디를 놓칠세라 녹음까지 하는 열의가 여기저기서 나타났다. 그 만큼 교육생들의 염원은 간절했다. 또한 마땅한 교육자료가 없으니 어느 부지런하고 열심히 정리한 독지가의 자료집이 불티나게 팔리고 서로들 구입하려 많은 돈을 투자하기도 했다. 게다가 학회에서 나오는 스케줄과 소식들을 듣고자 하는 마음으로 학회 가입이 부쩍 많아졌으며, 학회 가입을 위해 입회비 및 연회비 등을 납부하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첫 시험이 치러진 2019년에는 1차 객관식은 합격률이 높았으나 2차 주관식은 어려워 결국 77.5%의 합격률로 국시 합격률 및 기존의 전문의 시험 합격률보다 낮아짐으로써 응시생들에게는 쉽게 볼수 있는 시험이 아니라는 인식으로 불만이 표출되기도 했다.

 

2020년 경과조치 2년차에 어떻게 공부를 해야 하는지 패닉상태에 빠질 무렵 학회에서는 통치교과서 라는 책을 발간하게 된다. 물에 빠진 사람들의 심리가 적용된다면 교과서에서 시험출제가 있을 수 있으니, 그리고 통치교과서 발간으로 그곳에서 시험문제가 출제가 되느냐는 질의에 학회장의 애매모호한 답변 때문인지는 모르나 교과서를 구입하는 교육생들이 늘어나 날개돋친 듯 팔린 책은 일약 베스트셀러가 되어버렸다. 요즘 하는 말로 대박이 났다.

 

누가 대박이 났는지는 상상에 맡기겠다. 아무튼 교육생들은 어쩔수 없는 선택에 비용투자를 하였다. 단 한번의 응시로 치과전문의 취득을 하신 분도 계시지만 첫해 응시료는 40만원으로 책정되었고 첫해 1차에 합격, 2차에 탈락하여 재응시한 다음 해도 40만원의 응시료를 내야만 했던 폐단이 있었다. 이를 건의 후 응시료가 해가 거듭될수록 낮아지기도 했다.

 

아무튼 통합치과전문의 자격 취득을 위한 교육생들의 과정은 결코 쉬운 과정이 아니었고 혹자는 치과국가고시 시험도 이처럼 어렵게 준비하지 않았다고들 한다. 또 어떤 사람은 높지 않은 합격률 때문에 다른 과에서 통치전문의를 무시하지 않는다고 하는 얘기도 있었다. 그러나 합격의 영예를 얻은 사람들은 과거의 힘든 시간이 보상된 듯 하겠지만 금년도 약 500여명의 탈락자는 구제할 길도 없고 협회에 난이도 실패 등 여러 가지 요구조건으로 탄원서를 제출했다고 들었다.

 

그러면 이번 4년간 경과조치 시행으로 최대 수익자는 누구일까? 하는 부분을 생각해본다. 아마도 통치학회를 중심으로 교육을 담당했던 교수 및 출제자, 교과서 편찬 위원들이라고 본다. 학회에 가입한 회원들의 증가와 학술대회를 통한 수입증대 그리고 온라인 강의를 통한 강의료, 출제 수당, 베스트셀러가 된 통치교과서의 인세 등 이 모든 것의 근간은 통치전문의 교육생들의 참여속에 이루어 졌다.

 

이번 4년간 경과조치를 통한 교육비 납부와 더불어 통치관련 잔여 이월금이 2022년 4월 기준으로 117억 여원이 협회에서 보관하고 있다고 감사결과 밝혀졌다. 물론 금년 7월 마지막 시험을 치르면서 통치관련 비용지출이 이루어지고 나면 현 금액보다는 줄어들기는 하겠지만 이 비용은 협회장도 선거 공약시 통치전문의 회원들에게 환원한다고 하였다. 학회는 회원들이 있어야 존재가치가 있다. 따라서 그 동안 학회를 위해 수많은 회원들, 통치전문의들이 도움을 주고 뜻을 같이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이번에 통치학회에서는 통치관련 잔여금을 통치교육을 받은 회원들게 환원하는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협회에 건의하여 회원들의 염원을 이루어내는 것이 최소한의 도리라고 생각한다.

 

과거 UD 치과 척결을 위해 회원 의무분담금으로 10만원씩 거출했던 당시 협회의 지출결과가 애매모호하게 끝나, 수십억의 돈의 행방이 묘연한 적이 있어 다시 이런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지금 치과전문의 중 통치전문의 수가 8250여명으로 제일 많고 학회 위상도 달라졌다. 하지만 이는 시간 문제다. 끈 떨어진 권력에는 줄을 서지 않는 법, 통치 치과전문의 경과조치는 끝났다.

 

이제 더 이상 학회에 기댈 이유가 없어졌다. 차제에 통치학회가 발전을 하려면 회원들의 마음을 잘 읽어야 한다. 이번 통치학회에서 출제한 마지막 경과조치 시험 만큼은 난이도 조절을 잘해서, 최근 2~3년 동안 재수, 삼수한 응시생들을 포용할수 있는 선택을 했어야 했는데 1차 42%와 2차 99% 합격률은 온탕 냉탕을 왔다갔다 하는 어처구니없는 난이도 실패로 통치전문의 응시생들의 마지막 희망을 짓밟아 버렸다.

 

학회는 개원의와 교수가 함께 어우러져야 발전할 수 있다. 학회 회원 구성원의 대다수는 개원의이므로 그들의 뜻을 반영하고 상호보완하며 함께 가야 하는 것이다. 최근 모 치과계 신문에서 통치학회를 비난하는 기사를 보았다. “통치전문의가 배출된 이후에도 통치전문의가 아닌 사람이 학회장이 되는 학회, 개원의 출신을 배제하는 학회, 역대 회장들이 추천한 자가 회장이 되는 비민주적인 학회”라는 것이다.

 

그들만의 리그로는 더 이상 학회의 발전은 없다. 모두에서 언급했듯이 회원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모습을 보여줄 때가 도래되었다. 코로나19의 어려운 시기에도 통치학회에 관심을 가졌던 회원들이, 앞으로 학회에 대한 관심이 얼마만큼 지속될지 우려스럽다.

통치잔여금 환원을 위해 통치학회가 나서야 할 지금이다. 그리고 협회는 즉각 실행해야 한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이승룡 치문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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