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수가 치과 민낯 “알루미늄 봉 위협, 반성문 20장”

  • 등록 2026.02.11 20:3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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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A치과 원장, 직원 폭행·괴롭힘 드러나 형사 입건
직원 쥐어짜 매출 올리는 저수가 말로…환자 생명도 위협

 

최근 의식하진정법 적용 임플란트 시술 중 환자 사망 사고로 논란이 된 서울 강남의 A치과가 내부적으로는 의료진에게 엽기적인 폭행과 노예 계약을 강요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저수가 구조 속 높은 노동 강도와 공포 분위기 속에서 탈진한 의료진이 고위험 시술에 투입되는 구조가 결국 환자 생명까지 위협한 구조적 참사를 불렀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용노동부(이하 노동부)는 지난해 11월 A치과에 대해 특별근로감독으로 전환해 2개월간 현장감독을 실시했다. 이어 지난 5일 A치과에 대한 특별근로감독 결과를 발표하고, 해당 치과 원장을 폭행 및 근로기준법 위반 등 6개 혐의로 형사 입건했다. 또 직장 내 괴롭힘, 임금명세서 미교부 등 총 7건에 대해 과태료 1800만 원을 부과 조치했다.


노동부가 밝힌 A치과의 실태는 의료기관이라기보다 인권 유린 현장에 가까웠다. 노동부 조사 결과, A치과 원장은 직원들이 모인 세미나실에서 알루미늄 옷걸이 봉으로 직원을 위협하거나 정강이를 발로 가격하는 등 물리적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무 실수를 이유로 직원에게 1~2시간씩 벽을 보고 서 있게 하는 일명 벌세우기를 시키는가 하면, “수술 보고를 잘하자”, “데스크 무전을 잘하자”와 같은 문장을 A4용지 20장에 빽빽이 채워 쓰게 하는 반성문 강요도 총 513건이나 적발됐다. 환자가 듣고 있는 진료 현장에서 무전기를 통해 “저능아냐”라는 인격 모독적 욕설을 퍼붓는 일도 다반사였다.


이러한 환경에서도 직원들이 쉽게 그만두지 못한 이유는 돈을 담보로 한 위약금 협박 때문이었다. 치과 측은 입사 시 퇴사 30일 전에 통보하지 않으면 하루당 평균임금의 50%를 배상한다는 위법한 서약서를 강요했다. 또 치과는 퇴사자 39명에게 손해배상 청구 내용증명을 보냈으며, 이 중 5명에게는 소송을 제기해 669만 원을 받아내기도 했다. 노동부는 이를 명백한 ‘위약예정’ 금지 위반으로 보고 기납부된 배상금을 전액 환급 조치했다.


문제는 이러한 노동 학대가 환자의 안전과 직결됐다는 점이다. 해당 치과는 저가 마케팅으로 환자를 대거 유치한 뒤, 부족한 수익을 메우기 위해 의료진을 극한으로 내몰았다. 조사 결과, 총 264명의 직원에게 사전 승인 없는 연장근로는 인정하지 않는 수법으로 3억2000만 원의 임금을 체불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정 연장근로 한도를 위반한 사례만 813건에 달한다.


실제로 최근 3년간 이 병원에서 퇴사한 직원은 50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숙련된 인력이 빠져나가고, 그 자리를 새 직원들이 메우는 상황에서 섬세한 모니터링이 필수적인 의식하진정법 시술이 제대로 이뤄지기는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치협은 이번 결과와 최근 발생한 환자 사망 사고를 잇는 연결고리로 과도한 저수가 경쟁을 지목했다. 박찬경 치협 법제이사는 “과도한 저수가 경쟁과 덤핑 진료는 인력의 과로와 부적절한 업무 부여를 야기해 결국 과잉진료, 부실진료, 불법 위임진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최근 사망 사고 또한 적정 인력과 적절한 휴식, 세밀한 안전 체계 없이 이뤄진 박리다매식 진료가 빚어낸 결과”라고 꼬집었다.

이어 박 이사는 “불법·과장·덤핑 의료광고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과도한 가격 경쟁을 유도하는 구조 자체를 개선하기 위해 가격광고 금지 법안 입법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의료기관 내 노무, 인권 문제 역시 회원 대상 가이드라인 배포 및 예방 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환자 안전과 의료인의 직업적 존엄을 동시에 지킬 수 있도록 근본적인 대응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최상관 기자 skchoi@dailydent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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