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trum] 쉬엄쉬엄 진료하자

  • 등록 2012.03.2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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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trum

 

쉬엄쉬엄 진료하자


주 5일 근무제가 실시된 지 오래지만 많은 치과의사들이 주 6일 근무를 하고 주2~3회 야간 진료까지 한다. 진료 시간 내내 긴장을 유지하는 힘든 직업임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치과의사는 치과의사 뿐만 아니라 사업가가 되어야 하며 관리자도 되어야 한다. 또한 무한 경쟁에 살아남기 위해 마케팅에 치중하고 어떤 치과의사는 남의 명의로 치과를 여러 개 내서 운영하기도 한다.
매일 진료실에서 늘 반복되는 일상의 모습이 과연 내가 원했던 모습인지 가끔은 돌아볼 필요도 있다. 과연 무엇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는지를….

 알렉산더 대왕에게 햇볕 좀 가리지 말고 비켜 달라던 그리스의 철학자 디오게네스!
 디오게네스는 알렉산더 대왕에게 물었다.
“지금 어디로 가는 중입니까?”
“전쟁을 하러 인도로 가는 중이요.”
“전쟁을 해서 무엇합니까?”
“영토를 넓히고 나라를 더 강하고 큰 나라로 만들 것이오.”
“그런 다음엔 어떻게 할 것입니까?”
“허허, 내가 할 일을 다 하고 나면 나도 좀 쉬어야 하지 않겠소이까?”
 이때 디오게네스가 큰소리로 웃었다
“쉬려면 지금 당장 나처럼 이렇게 쉬면되지 전쟁을 하고 나서 나라를 키우고 나서 쉴게 뭐있습니까? 대왕은 쉴 수 없을 것입니다.”

 진료는 조금만 하고 매일 놀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많은 의사들이 자신의 병원을 스스로 만든 감옥이라고 표현한다. 병원 일에 얽매여 정작 중요한 것들을 놓칠 때도 있다.

 가을의 한 농촌마을, 두 농부가 논에서 열심히 벼를 베고 있었다.
 한사람은 허리를 펴는 법 없이 계속 벼를 벴다 그러나 다른 한사람은 중간마다 논두렁에 앉아 쉬었다. 노래까지 흥얼거렸다. 저녁이 되어 두 사람이 수확한 벼의 양을 비교해보았다. 틈틈이 논두렁에 앉아 쉬었던 농부의 수확량이 더 많았다.
 쉬지 않고 이를 악물고 열심히 일한 농부가 따지듯 물었다.
“난 한 번도 쉬지 않고, 일했는데 어떻게 된 거야!”
틈틈이 쉰 농부가 방긋이 웃으며 이야기했다.
“난 쉬면서 낫을 갈았거든.”
 우리는 모두 한번 되돌아 볼일이다. 무딘 낫을 들고 온종일 땀 흘려 일하고 있지는 않은가?
그러면서 나는 정말 열심히 살고 있다고 스스로 위안을 삼고 있지는 않은지?
 치과의사들을 보고 있노라면 언제나 무엇에 쫓기 듯 살아간다. 나조차 그렇다.
그러니 당연히 삶의 여유가 없다. 삶의 여유가 없으니 당연히 사람이 차가와지고 냉정해 지는 것 같다. 그렇게 되면 나도 모르게 그런 모습들이 내 삶에서 고스란히 흘러나와 내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에게 악영향을 미치게 되고 결국 잃게 된다. 삶에 있어서 여유와 휴식은 부차적인 선택이 아니라 반드시 필요한 요소이다. 우리 삶이 훨씬 더 부드럽고 잘 흘러가기 위한 최고의 윤활유이다. 내가 얼마나 휴식을 취하고 재충전하느냐에 따라 내 인생이 더 힘 있게 나아갈 수 있다. 쉬엄쉬엄 진료하자.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이 창 주
프린스앤프린세스치과 원장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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