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치아아끼기운동(9)
자연치아아끼기운동(상임대표 서영수)이 국민의 구강건강 지키기에 앞장서는 바른 치과의사상을 고취시키자는 취지로 본지에 칼럼연재를 시작한다. 월 1회 게재되는 칼럼에서는 자연치아아끼기운동이 말하는 의료인의 근본 자세에서부터 치과계가 안고 있는 다양한 문제점과 대안이 제시될 예정이다.
지금도 갖고 계실 것이다
지난 4년간 신환을 받지 않았다. 받을 수가 없었다. 학교와 병원을 오가며 근무하다보니 누적되는 신환이 부담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 동안도 진료는 계속되었다.
소정장동(素正長同). 고사성어가 아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원하던 바대로 치주과학을 전공한 사람의 지금까지 진료지침이다. 소박하지만 정확하게 장기간 동행하는 마음으로 진료에 임해왔다. 1978년 치주수술을 한 분을 지난 달에도 점검하였다.
34년 동안 자연치아를 유지한 본인은 물론 엄청난 수의 환자 추천은 당연한 결과였다.
치과계가 난조라고 이야기들 한다. 마음이 무거워진다. 병원경영이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의료경영과목 교육이 부실했나 하는 생각이 들어 경영관리학 등 신규과목 개설이 필요한가 걱정도 하게 된다. 환자가 줄었다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벌써 예방백신이 개발되어 다양한 구강질환 발생률이 감소하였나 궁금해진다. 무얼 잘못 가르쳤나 되돌아 보며 앞으로 대책을 간구해 본다.
많은 의료인들은 성공적인 병원경영을 위해 대형 건물에 엄청난 투자로 의료환경을 최신화하고 의료제도를 충분히 이해하며 우수한 의료인이 되기 위해 오랜 학문연마에 노력을 경주하지만 정작 의료대상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거나 곡해하여 고생을 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의료대상 즉 국민들의 마음과 관심도를 의료인의 잣대로 판단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의료경영에는 의료주체의 시각보다 의료대상의 요구와 감성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누구든지 자기 고유의 치아를 오래 유지하고 싶은 것이다.
일전에 모르는 사람으로 부터 영문 메일을 받았다. 스펨메일이려니 하고 삭제하려다가 절친한 교수님 이름이 눈에 띄여 다시 살펴보니 그 교수님 주선의 어떤 사석에서 명함을 주고 받았던 미국인이었다. 사연인즉 본인은 3~4개월마다 전문가의 구강검진을 받고 Cleaning을 해왔는데 현재 한국에 체재하고 있어서 검진가능한 신뢰할 수 있는 병원을 알려달라는 내용이었다. 원하는 바를 해결해 드리면서 우리나라 국민들도 이러한 생활 습관을 도입할 시기가 아닌가 생각하였다.
요즈음은 4560 6090의 마음으로 살아간다. 45세에서 60세까지 건강생활습관을 잘 정착하면 60세에서 90세까지 건강이 좌우된다 의미이다. 대한노년치의학회 임기중 내세운 슬로건이다. 병이 상당 진행된 후 병원을 찾게 되는 치과질환의 속성을 감안하여 국민들에게 사전관리의 생활화를 홍보하면 어떨까? 대한치주과학회에서는 2009년 건강을 위해 3월 24일을 잇몸의 날로 정하고 3개월 마다 이 사이(324)를 점검하여 자연치를 유지하자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미 국민들은 인터넷 등을 통하여 의료상식 중에서 무엇이 정확한가를 인식하고 있다. 의료대상을 이해하지 못하면 우리의 미래는 성공이 어렵다.
장인께서는 2002년 유명을 달리 하셨다. 의료계에 종사하셔서 치과계 지인도 많으셨지만 당시 모든 분들이 내리신 공통된 진단은 완전발치 후 틀니이었다. 1977년 초 사위라는 녀석이 치과의사라고 최종 판결을 위해 직접 검진을 해보라고 하셨다. 임상경험이 없었던 당시 병아리 인턴이어서 인지 다른 분들과 공감하면서 완전 발치 적응증이라 말씀드렸다. 다른 방법이 없나하시며 안타까워 하시는 모습에 그저 경험없는 지식수준이지만 함께 노력 해보자고 말씀드렸다. 무척 열심히 구강관리에 애를 쓰셨다. 그동안 2개 치아를 발치하고 나머지는 자연치로 25년 동안 더 사용하셨다. 아마 지금도 자연치를 갖고 계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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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봉
경희대학교 치과대학장 겸
치의학전문대학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