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trum] 끄트머리 치과 2012(2) - 위기를 ‘최고의 순간’으로

  • 등록 2012.04.0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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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트머리치과 2012 <2>
위기를 ‘최고의 순간’으로


“복잡한 생각 없이 편하게……”
“이제 봉사하면서……”
“가족과 함께……”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직종 중에 하나인 치과의사들이 빨리 은퇴하고 싶어할 때 하는 표현들이다. 전문직종인이 겪어야 하는 스스로의 결정과 모든 판단, 처리 및 결과에 대한 책임감에 대한 부담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언제나 나름대로 시대에 따른 경쟁과 어려움이 있겠지만 지금의 상황은 너무나 빠른 변화에 따른 반전을 예측할 수가 없다.  가장 큰 이슈로는 의료의 산업화와 이에 따른 상업주의의 팽배에 있는 것 같다.


어설픈 경영, 비즈니스 철학을 그대로 의료에 접목하다 보니 의료의 기본인 진료는 점점 멀어지고 가치 판단의 기준이 규모, 친절, 시설들의 평가로 우선시되는 것이 현실이 되어버렸다.


이것은 과도기라서 언젠가 기본으로 돌아오겠지만 이 시간이 너무나 아깝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비단 나뿐일까?


대형화 그리고 이익이 우선시되는 듯한 공격적인 환자 끌어 모으기는 같은 전문직종의 도덕과 원리마저도 의심을 받게 한다.


물론 개인과 해당의료기관의 경제적 발전은 이룰지 모르지만 잃는 것이 더 많은 것도 눈에 보인다. 이 보이지 않는 손실은 회복이 쉽지 않다. 어쩌면 영원히 불가능할 수 도 있다. 환자의 알 권리를 앞세워 지나친 광고와 환자에 대한 서비스뿐만 아니라 전문의료인의 자존심마저 버리는 굴욕적인 행위를 경쟁적으로 서슴지 않고 행하는 경우도 있다.


호랑이 등에 어쩔 수 없이 올라타서 퇴로를 찾 못하는 동료들을 많이 만나고 있다. 무리한 경영과 지나친 이윤추구의 산물로 내부자고발이 성행해 고통을 받고 있는 의료기관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모두가 정리돼야 할 것들이지만 의료인으로서의 존경심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다. 이런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 즉 환자들의 몫이 되고 말 것이다. 각종 소비자 단체에 접수되는 환자들의 불만은 타 의료 분야의 추종을 불허한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치과가 항상 언론의 부정적 단골 소재인 것은 이런 것들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이제는 방송이나 신문에서 치과이야기만 나오면 걱정보다는 짜증이 앞선다. 우리가 이 사회에서 공존할 수 없는 공공의 적이라도 된 느낌이다. 폭리, 원가문제 등 치과의사로서 억울한 면도 몇몇 있지만 우리 내부의 문제는 없는지 심각하게 고민해볼 대목이다.


이제 막 치과의 발전이라는 길목에 선 느낌인데 이 기회를 어떻게 할 지는 모든 것이 우리 손에 달려있다.
지금 이 시간이 단군이래 우리 치과계에는 최고의 순간이 될 수도 있다. 어린 싹을 자르지 말고 열매가 열리는 큰 나무를 여기저기 많이 심어보자.


익기도 전에 열매를 따버리는 우를 범하는 일이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으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 이제는 내부단속을 철저하게 잘해 외부적으로도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우리 스스로 성숙한 자세로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 시대의 치과의사들이 열심히 노력해 우리 후배들은 좀 더 좋은 환경에서 진료하고 국민구강보건향상에 이바지 할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하는 시간을 갖자.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나 성 식
나전치과의원 원장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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