齒&通
2012년 4월 2일자 ‘월요시론’을 읽고
처음에는 우리 치과의사들끼리 하는 이야기이고 다양한 의견 중에 하나라고 생각했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치의신보는 치과의사만 읽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면서 이 글을 쓰게 되었다.
강병철 집필위원의 글에서 “그런데 성공률이 3~5퍼센트 더 낮은데, 통계적 유의성이 없다고 하여 성공률이 낮은 시술을 권해서는 안 될 것이다”라는 부분은 통계학적으로 정확한 표현이 아니다.
예를 들면, delayed implant의 성공률은 98%이고 immediate implant의 성공률은 94%이므로 delayed implant가 4% 정도 더 성공률이 높은 것으로 관찰되었지만, 통계학적 유의성이 없는 것으로 판정이 되면, 관찰된 4% 정도의 차이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즉 다른 표본을 대상으로 추가 연구를 하면 0%의 차이도 나올 수 있고 거꾸로 immediate implant의 성공률이 더 높게 나올 수 도 있다는 말이다.
그럼 관찰된 4%의 차이가 의미가 없다면 치과의사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하는 질문에 부딪치게 된다. 당장은 두 치료방법의 성공률 말고 다른 요소 즉 환자가 필요로 하는 보철물의 시급성, 골질, 발치 후 골 소실 정도, 발치와의 형태, 치아의 위치, 대합치의 유무, 환자의 성격 등 다른 요소들을 고려해야 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두 치료방법을 비교하는 연구를 계속해서 즉 표본의 크기를 계속 늘려서 표본간의 변이(sample varia bility)를 최대한 줄여야만 우리가 원하는 참값(parameter)을 얻을 수 있다.
강 집필위원의 글에서 “단 1%의 성공률이라도 더 높으면 성공률이 더 높은 치료법을 선택해야 하고” 라는 주장이 정당성을 갖추려면 단 1%의 차이가 통계학적 유의성이 입증되어야 한다. 하지만 그 1%의 차이가 통계학적으로 유의성이 입증되더라도 환자를 볼 때는 오로지 성공률만이 치료방법 선택의 유일한 기준이 되는 것은 환자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으므로 다른 요소들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 임상적 유의성에 대한 관점이다.
치과의사가 immediate implant를 시술하는 이유는, 즉시 시술하지 않으면 환자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 또는 경제적 이익을 빨리 얻으려는 조급함에 비롯된 것이 아닌가 하는 강 집필위원의 의구심은 과학적 데이터 없는 가설에 불과하다. 단지 그런 가설을 바탕으로 immediate implant의 불편한 진실을 주장하는 그의 글이 통계학에 대해 훈련을 받지 않은 독자를 오도(misleading)할 수 도 있다는 우려 때문에 필자는 이 글을 쓴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최 용 근
·고려대 임상치의학대학원 통계학 교수
·EB치과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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