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trum] 끄트머리치과 2012 (5) - 어른다운 선배가 되는 것

  • 등록 2012.10.2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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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트머리치과 2012 <5>
어른다운 선배가 되는 것


나 성 식
나전치과의원 원장


“선배님 언제까지 하실 거에요?” “자네는 언제쯤 은퇴할 것인가?” 이런 질문을 많이 받는다. 이쪽 분야에 관심이 많은 나로서는 무엇이 정답일까 열심히 생각해보지만 아직까지 답을 찾지 못했다.


요즘 점점 늘어나는 관심 때문에 해답을 향해 많은 경험을 하고 있다. 자의에 의해 준비하는 은퇴라면 먼저 환자 입장에서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성공한 치과의사는 내가 진료한 환자를 진료실 밖에서 자신 있게 만날 수 있는 환자가 많을수록 행복한 치과의사일 것이다. 환자와 마찰 없이 잘 마무리 하는 것도 편안한 은퇴 기준의 하나로 꼽을 수 있다. 성공의 기준이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설명이 필요하겠지만 환자가 만족한 개원이었다면 폐업 즉 은퇴도 환자의 축복 속에서 할 수 있을 것이다.


협회 쪽으로 치과의사를 찾는 문의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대부분 좋은 쪽으로 궁금해서, 오랜 연락두절 등 여러 가지 경우가 있지만 좋지 못한 사연으로 찾는 경우도 상당수 있다고 한다. 바로 이 경우가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 중 하나이다. 병원 경영이 어려워져서 이전하는 경우에는 자연스럽게 이전 안내를 할 것이다. 그러나 여러 가지 환자와의 마찰 때문에 부득이하게 떠나야 하는 경우에는 행방이 묘연하다. 이럴 때가 참 난감하다. 미리미리 환자들의 진료 내용을 꼼꼼히 점검하고 내가 언제쯤 은퇴할 예정이며 지금 당신의 치아 건강 상태는 어느 정도이다 등을 알려 주어야 한다. 그리고 나와 비슷한 정도의 믿음을 줄 수 있는 주위 동료 의사를 소개해 주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치과의사 자신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은퇴 준비를 위해 주위 동료, 선후배 치과의사들과의 유대를 잘 맺어서 언제든지 내가 아끼는 환자들을 잘 관리해 줄 것을 부탁할 수 있도록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연륜이 쌓이면 나이에 걸 맞는 어른 노릇도 할 수 있는 위치에 있어야 한다.


요즘 사회는 어느 곳, 어느 분야에서도 어른을 찾아보기가 예전보다 어렵다고 한다. 우리 치과의사 사회도 예외는 아닌 것 같다. 주위 동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여러 상황들이 있다면 가까이 있는 어른들이 얼마든지 미리 예방할 수 있는 사례가 있다. 이런 어른 역할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선배, 어른으로서 덕목을 갖춰야 한다. 반이나 구회 등 최소 단위의 조직에서도 작지만 어른이 있다면 지금과 같은 여론의 뭇매를 피하고 정면돌파 할 수 있을 것이다. 작은 단위가 튼튼해지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는 어른이 되려면 잘 되는 개원 치과의사가 가져야 하는 덕목과 더불어 긍정적이며 희생할 줄 아는 또 다른 인품이 필요하다. 물론 쉽지는 않지만 은퇴를 준비한다면 존경 받는 어른으로서 주위의 인정을 받는 것도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일 것이다.


같은 지역에서 은퇴를 할 때까지 오랫동안 함께한 동료들로부터 인정을 받는 문화가 지속된다면 지금 같이 어려운 시기에 우리 치과의사들의 신뢰 회복에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학교를 먼저 졸업하고 사회에 진출하면 누구나 선배가 될 수 있지만 존경받는 선배가 되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따르고 닮고 싶은 어른다운 선배가 더 많다면 우리 치과계는 지금보다도 밝은 미래가 보일 것이다. 혼탁의 정도가 도를 넘어서 이제는 우리치과계가 공공의 적이 돼가는 듯하는 것이 나만의 느낌일까? 사회의 나쁜 일에는 치과의사의 이름을 자주 볼 수 있고 좋은 일에는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이런 사회현상이 우연이었으면 좋겠다.


그래도 희망의 메시지가 더 많다. 치과의사가 되고자 하는 지망생들의 면면을 보면 우리의 위상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된다. 세월이 흐르면 누구나 선배가 될 수 있지만 아무나 후배들에게 어른다운 선배가 되는 것은 아니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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