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03번째) 독도 그리고 대마도

  • 등록 2013.01.1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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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y Essay
제1803번째


독도 그리고 대마도


언제든지 할 수 있는 국내여행보다는 선진국으로의 여행이 더욱 발전적이고 배울 것이 많고 흥미로운 것도 많기 때문에 그동안 부지런히 외국학회를 따라 다니면서 5대양 6대주를 다녀왔다.
학회에 갈 기회에 강연이나 논문발표도 하면서 하루 이틀 기분 좋게 관광을 곁들여 왔었다. 나는 여행을 통해 얻은 것이 너무 많았고 내 생활에 유익하게 활용되었고 또 나를 성장하게도 해주었다.
그래서 간혹 학생들에게도 기회가 되는 대로 여행을 하도록 권유하면서 교육적 의미도 강조했었다. 
지난 봄 부터는 독도 연구원에 관련되어 공무원 연수교육과정의 하나인 독도아카데미에 참여하면서부터 울릉도 대마도 역사탐방여행을 하게 되었다. 그 이후 한국과 일본의 관련사를 공부하다가 돌연 이상한 생각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지난해 여름 그 무렵 이명박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해 현해탄의 파고를 출렁이고 있을 즈음 이었다. 얼마전 삼성전자와 코오롱이 첨단섬유 특허 침해소송에서의 판결 결과만 보아도 미국은 우리를 돕는 것이 아니라 자국의 이익만을 추구한다는 생각이 강력해 졌다.
반반의 의미를 띄우면서 몇 년 전 주한 미국대사가 강연회에서 “우리는 한국에 대하여 여러분과 같은 애국심은 없어요. 우리는 냉정합니다”라고 한말이 떠올랐다.
6·25의 전쟁에서 우리를 구해주지 않았다면 우리는 지금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적어도 영토문제에 있어서는 일본과 미국이 근대사에서 야합한 듯 한 인상을 받았다.
미국은 독도가 한국의 역사 속에 묻혀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일본의 로비와 인접한 공산세력에 대처하기 위해서 일본의 지리적 조건에 더 치중해 편을 든 사실을 우리는 안다.
미국이 일본 본토에서 1,000km 남단에 위치한 무인도 오가사와라제도를 발견하여 식민지화하려다가 일본의 항의로 양도해주고 대신 필리핀 점령을 묵인 받은 역사가 있다.
1788년까지만 해도 일본인들이 만든 지도에는 대마도가 조선의 영토로 표기되었지만 일본은 원본지도를 수거하거나 변조하여 증거를 없애고 1868이후 일본영토로 만들어 간 것이다.
그런데 그 원본 지도는 일본 어딘가에 감추어져 있다는 것이다. 일본인들의 특이점은 증거를 없애 버리지 않고 숨겨 두는 습성이 있다. 그러다가 하나, 둘 문서나 물건이 발각된 사례가 많다.
독도와 대마도는 국제 영토협상이나 전후 영토정리에서 한국령과 일본령으로 왔다 갔다 해온 곳이다. 이 과정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가장 켰다. “풍신수길이 조선정복에 실패했지만 나는 결코 조선정복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며 영원히 장악하고 대륙으로 진출할 것이다”라고  주장하고 그 교두보로 제일 먼저 부산에서 불과 49km 떨어진 대마도 정복에 앞장서서 직접 군대를 이끌고 가 34대 마지막 대마도주 종의 달을 굴복시켜 일본에 귀속시킨 인물이 바로 이등박문이다.
1862년까지만 해도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는 대마도를 한국령으로 인정했으나, 전후에 뒤바뀌어 대마도 밑에 있던 대한해협이 대마도 위로 옮겨진 비극이 바로 우리의 역사인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다 보니 나는 스스로 자생적인 반미주의자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들기도 했다. 지난번 독도 문제때만 해도 일본의 합참의장이 군복을 입은 채로 미국에 달려가 일본에 협조해 달라고 간청한 바도 있었다.
예전 역사는 제외하고라도 1900년에 고종이 칙령 41호를 통해 독도를 한국령으로 반포했으나 미국은 일본의 속임수에 따라, 미국은 공산권의 남하방지와 기상 및 레이더기지 설치 등에  관심을 두고 있었고 지금도 중국세력을 제어하기 위한 한미일 방어선 구축에만 관심이 있어 요즈음은 한일이 서로 싸우지 말고 알아서 잘하라는 입장이다.
미국, 영국 등 선진국들은 새 식민지를 찾아 세계를 돌아다니던 중 일본과 서로 타협한 과거도 있고 선진국에 당하면서 먼저 눈을 뜬 일본은 이들에게서 배운 방법을 한반도 동남아 등을 식민지화 하는데 활용해 왔다.
지난번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방문과 일왕 사과 발언은 정권말기에 실정을 만회하기 위한 쇼일 수도 있으나 그 발언은 민족적으로나 역사적 관점으로  보아서는 그가 가장 잘한 일의 하나가 될 수도 있다.


대마도에서 가장 큰 도시 이즈하라에 가면 “대마도는 일본 고유의 영토다”라는 일본 방위청의 한국어 표지판이 걸려 있다. 왜 일까? 일본이 독도의 영유권을 주장하는 것은 대마도 반환을 방어하기 위한 연막작전이란 설도 있다.
이승만 대통령이 일본에 대마도 반환을 요청한 것이 1948년이었다. 그런데 국제법상으로 그 요청이 아직 유효하다고 한다. 그 후 6·25 전쟁으로 인해 국가의 존망이 문제되었기 때문에 묻혀 버리고 만 것이다.
나는 그런 배경을 이유로 이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할일은 독도문제에 그치지 않고 일본에 대마도 반환을 요구해야할 적정의 시기라고 생각한다.
어렵다면 퇴임연설에서라도 미래의 대한민국의 역사를 위해 내친김에 독도문제에 그치지 않고 말해야 한다. 대한민국 역사에서 이승만 말고 어느 대통령이 감히 이를 언급할 수 있었겠는가. 사실 어려운 일이고 이명박 대통령도 더 이상 대마도문제는 언급하지 못할 것으로 안다.
여행은 중요하다. 외국유학은 더욱 중요하다. 영어도 중요하다. 내가 강단에서 학생들에게 틈틈이 강조한 말이다. 쇄국정책으로 일관했던 대원군 집정 무렵에 1년 영국에 유학하고 2년여 미국시찰을 경험한 당대의 야심가 이등방문이 조선 정복의 교두보인 대마도를 장악해 조선과 중국대륙을 침공하고 4회의 총리를 역임하면서 일본의 영웅으로 떠오른 그의 배경은 외국유학과 여행, 영어를 통해서 먼저 깨우친 때문이라고 본다.
그래서 그를 죽인 안중근 의사야 말로 영웅중의 영웅이라는 생각을 하면 가슴이 메인다. 안의사가 남긴 글을 잘 되살펴 보아야 한다.


대마도 감옥에서 아사 순국한 항일 의병장 최익현 영정, 최후의 대마도주 증손과 강제혼인하게된 덕혜옹주의 이야기 등 대마도에는 한국의 슬픈 역사가 많이 잠겨있다.
지난번 국회의원회관에서의 심포지엄 “독도는 어떻게 지킬 것인가” 그리고 “대마도는 어떻게 찾을 것인가”에서도 국제법상으로는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 영토는 상실된다는 결론적 언급이 있었다.
반환받을 기약은 없다해도 자꾸 반환받을 역사적 근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의 의견이다. 이제부터는 대통령이 아닌 온 국민이 해야 할 차례인 것이다.

  

김영수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구옥경 치과의원 원장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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