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닉 손자병법
강익제 원장
·엔와이치과의원 대표원장
·치협 경영정책위원
경영이라는 거창한 표현없이
동네치과가 살아남기에
딱 알맞은 수준으로 항목을 세분화해
공부에 익숙한 선생님들에게
‘족보’식 칼럼으로 접근하려 한다
개업일지를 통한 재미있는 치과이야기(1)
회원들이 치과를 운영하는데 실제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생생한 경영비법을 전달합니다. 강익제 원장을 스타트로 10여명의 집필진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경영 노하우를 풀어나갈 계획입니다.
좌덤핑, 우대형, 뒷야매, 혹은 좌유땡, 우용땡, 앞관리 라는 말들이 있습니다. 개원을 하려고 해도 그만큼 들어갈 자리가 없다는 소리이기도 하고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는 우스갯 소리도 될 수 있을 겁니다. 사실 전문직이라고 하는 것은 다른 사람보다 전문적인 지식이나 기술을 바탕으로 하는 업무를 하기 때문에 소수일 수밖에 없었고 그렇다보니 예전에는 개원해서 아무런 걱정없이 환자만 봐도 됐었고, 주변에서도 의사로서 많은 존경과 부러움의 대상이 되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2012년을 기준으로 치과의사의 공급과잉이 이어지면서 지금은 그 어떤 때보다 경영이라는 단어가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개원한지 10년 이상이 돼서 자리를 잡은 선배치의들은 요새 현황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최근 졸업한 학생들이나 개원한지 1~2년이 안된 치과의사들은 이미 공급과잉에 따른 많은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경기가 안 좋고 거기다 불법덤핑 체인점 치과들의 등장으로 기존에 잘되던 치과들의 수가 줄어들면서 졸업한 학생들은 갈 곳을 잃게 되고 그러다보니 페이시장에서는 수요보다 공급이 많아짐에 따라 페이 급여는 거의 스탭 수준으로까지 떨어지게 되고 기존에 있던 페이닥터들도 고임금을 부담스러워하는 원장님들과의 계약이 끝나면서 개원시장에 어쩔 수 없이 내몰리게 됩니다. 준비없이 개원에 동참하게 된 신규개원의들이 쏟아지면서 자연스레 경쟁이 격화되고 기존 개원한 치의들도 진료수가 하락에 동참하는 악순환이 거듭되는 게 현재 치과계의 현실입니다.
물론 해결방법은 쉽습니다. 치과의사 정원을 줄이면 되겠죠. 하지만 이건 치과의사 한 두명이나 개인의 힘으로 하기에는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닙니다. 자꾸 경쟁이 심해지다 보니 그 경쟁에서 밀려나는 사람들이 생기게 되고 이런 현실을 반영하듯 경영 세미나가 많이 유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 대형치과나 경영지원실을 가진 네트워크치과의 원장들이나 상담실장 혹은 치과를 운영해보지도 못한 컨설팅 업체들에 의해 이루어집니다. 실상은 대한민국 치과의 80%는 원장 1인의 유니트체어 3~5개의 소위 말하는 ‘동네점빵’입니다. 하지만 대형치과, 네트워크 치과와 동네치과와는 운영의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대형치과와 같이 규모의 경제에 힘입은 후광효과로 상담효과가 좋았던 상담실장이 30평대의 작은 치과로 가도 똑같은 상담동의율을 올릴 수 있을까요?
저도 똑같이 30~50평대, 체어 3~6대 사이의 전형적인 동네 치과를 경영하는 원장으로서 가졌던 고민을 많은 분들과 함께 하려고 합니다. 우선 우리는 치과의사로 임상에 대해서는 6년 이상 학교에서 많은 공부를 해왔고 지금도 부단히 노력하는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경영에 대해서는 배워본 적도 없죠. 안 배웠으니 어렵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그리고 무엇이 잘못됐는지 모릅니다. 장비는 어떤 제품이 좋은지, 어떤 재료가 좋은지, 인테리어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떤 직원을 선발해야 하는지, 상담은 또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러다 보니 선배들의 노하우를 곁눈질이나 어깨너머로 배워서 나름의 방법으로 적용해보지만 그러기에는 지식의 깊이도 한계가 있고 무엇보다 체계적이지 못하고 원칙이 아닌 그때 그때의 임기응변이나 요행수를 기대하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치과의사들이라면 쉽게 생각하고 공부할 수 있는 실전 경영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려고 합니다. 경영이라는 거창한 표현없이 동네치과가 살아남기에 딱 알맞은 수준으로 항목을 세분화해서 학교 때부터 말했던 ‘족보’식 칼럼이 공부에 익숙한 선생님들에게 가장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개원가에서 알아야할 치과경영의 항목으로는 1. 입지 및 양도양수, 2. 직원관리(직원의 면접, 평가와 보상, 교육, 역할분담 등), 3. 시스템 4. 매뉴얼 5. 상담기법 6. 고객응대 7. 통계와 경영진단 이라고 생각합니다. 좁은 지면에 옮겨 쓰는 글이라 다소 부족하지만 ‘개업일지’라는 형식으로 약 10회에 걸쳐 1인 치과에서 꼭 알아야할 경영에 대해서 기술하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