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아아암~피곤해~출근보다 더 빨라”
평소 출근시간보다 훨씬 이른 아침시간. 부산에서 근무 중인 우리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하품을 하며 지하철에 몸을 실었다.
진주보건대학 치위생과 동문회에서 봉사팀을 창단하여 봉사활동으로 치과계의 발전에 이바지한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자진참여하겠다고 했던 우리였다. 막상 당일이 되니 괜히 간다고 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피곤한 몸을 이끌며 교수님과 만나 함께 꼬부랑 할머니가 나올 것만 같은 꼬불꼬불 꼬부랑길을 달려 우리가 도착한 곳은! 경남 마산 어느 한적한 동네에 위치한 ‘해강복지재단’이었다. 차에서 내리니 따뜻한 미소로 반갑게 맞아주시는 스마일재단 직원분들과 홍예표 이사장님, 나성식 상임이사님, 신영순 이사님이 계셨다.
간단한 소개를 나누고 오늘 나누어야할 우리의 역할을 할당받은 뒤 떨리는 마음을 부여잡고 장애인친구들이 모여 있는 강당으로 올라갔다. 넓은 강당 안에는 한 손에는 칫솔을 들고 있는 친구들이 동그랗게 모여 여러 조를 이루고 앉아있었다. 우리는 한사람씩 조에 투입되었다. 나성식 상임이사님의 듣기 쉬운 구강건강관리에 관한 설명이 있은 뒤 우리는 친구들에게 칫솔을 잡는 법부터 잇솔질을 하는 방법까지 가르쳐주었다. 간혹 잘 못 알아들어 우리를 안타깝게 한 친구들도 있었지만 옆에 있는 선생님들과 함께 배우면서 잇솔질 방법을 쉽게 따라하는 친구들도 있었다.
강당에서 배움의 시간이 끝나고 각자의 자리에서 다시 역할을 수행했다. 외상환자들의 진료도 돕고 움직이지 못하시는 중증장애인들에게 불소겔을 도포하기도 했다. 불소를 도포하려고 하는데 겁이 났는지 입을 벌리지 않으려 하시는 분들도 많으셨다. 병원에서 진료 받는 환자들이었다면 아무런 어려움도 없었을 불소도포가 장애인분들에게는 이렇게 어렵고 힘들게 이루어진다는 게 한편으로는 안타까웠다. 이렇게 작은 예방치료도 받기 힘드니 구강상태를 유지하기가 얼마나 힘이 들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또 우리 모두를 놀라게 했던 스마일재단의 자랑거리가 있었다. 바로‘이동치과병원’. 큰 리무진 버스로 만들어진, 말 그대로 이동식 치과병원이었다. 버스 안에 유니트체어가 2대나 비치되어 있었고 재료나 멸균시스템도 잘 갖추어져있었다. 여느 치과가 부럽지 않은 이동치과병원에서 여러 장애인들의 진료를 보았다. 간단하게 검진부터, 치석제거, 레진수복, 발치까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진료를 해드리고자 도와주시러 오신 여러 치과의사 선생님들과 함께 노력하며 진료를 도왔다. 진료를 받지 않으려고 몸부림치는 분들을 잡아드리는 일이 이렇게 어려울 줄이야. 여러 선생님들이 함께 도와주셨기에 가능한 진료였다. 봉사활동이 끝나고 나니 팔이 후들거릴 정도로 힘이 들었다. 봉사활동에 얼마나 많은 힘이 필요한지 그 힘을 보태어 줄 사람이 얼마나 많이 필요한지 더 절실히 느껴졌다.
자주 오지 않는 기회이기에 더 소중했고 혼자만 행복하지 않고 함께 웃고 함께 행복할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
더욱더 많은 치과의사, 치과위생사들이 이러한 봉사활동에 힘을 보태어 함께 웃는, 함께 행복한 순간을 나누었으면 좋겠다.
박미연·김효정
진주보건대학치위생과동문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