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님 응사 보세요?”
처음엔 무슨 말인지 몰랐는데, 요즘 대세라네요. 한번 보니 빠져드는데, 같은 시기는 아니지만 옛 기억을 떠올리는 매력이 있다.
IMPRESSION의 역사도 20년을 넘었는데, 응답하라 IMPRESSION!
에피소드가 많지만, 그중 우도출사가 제일 기억에 남습니다. 15~6년 전 초겨울 고문이신 임철중 전 치협 의장님과, 장수일 회장님 등 10여 회원이 함께 우도에서 숙박하기로 하고, 소섬바라기에 여정을 풀었습니다. 지금은 번화해 졌지만 당시는 소박한 시골 풍경이었습니다.
소섬바라기에서 놀다가 저녁시간이 되어 항구 쪽의 식당으로 갔는데 이미 어두워져서인지 (당시 우도의 밤은 칠흑 같았음), 일행의 차 불빛이 비춰지자 좀 전까지 켜져 있던 식당 불빛을 꺼 버리는 게 아닌가? 순간 당황되어 그중 안에서 불빛이 새 나오고 있는 식당을 찾아가니 한 팀이 식사를 하고 있어, 식사를 부탁하니 안 된다는 말만 되풀이 하는 주인장과의 입씨름 중, 식사 중이었던 우도경비대장의 도움으로 간신히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메뉴는 미식가이신 두 선배님께서 결정해 주셨는데, 내 생애 처음으로 다금바리를 맛보는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입에서 녹는 식감과 뽀얏게 우러난 지리탕은 잊혀지지 않는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임철중 원장님 감사히 잘 먹었습니다. 그후로 횟집 갈 때마다 회자되는 IMPRESSION의 다금바리 추억입니다.
숙소 소섬바라기 옥상에서 올려다 본 제주 밤하늘의 은하수 또한 잊지 못할 추억이지요. 쏟아질 듯한 별들의 향연은 장관 이었습니다. 다시 한 번 보고 싶습니다. 우도의 밤은 무섭도록 일찍 찾아오는 암흑천지였기에 더 기억에 남습니다.
다음날의 우도 일출도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만족시켜 주었습니다. 오메가를 그리며 솟아 올라오는 태양은 우리를 흥분케 하였습니다. 일출 포인트를 잡지 못해 우왕좌왕 했었지만 우리 모두를 만족스럽게 해주었습니다. 수십 번의 출사에도 못 이루었던 오메가의 일출은 아직도 아련하고, 전 지금까지 2번 보았습니다.
우도출사의 백미는 ‘선상반란 사건(?)’이 아닌가 합니다. 우도봉을 비롯한 우도 일주를 끝내고 시작된 바다낚시는, 불참하셨던 두 선배님께서 산책하시다 해녀를 만나 저희들 생각에 구입하신 소라를 먹이시고자 연락주시는 바람에 잠시 중단 되었으나, 두 분의 합류로 낚시는 더 즐거워졌고, 선상은 소라파티로 한껏 분위기가 업 되고 있던 중 모 회원이 일몰 분위기를 감지하고, 사진 찍으러 왔지 낚시하러 왔냐고 소리치는 바람에 분위기 일순 썰렁해 졌으며, 일몰을 찍어야 한다며 한라산 정상에 해가 걸리게 배를 옮길 것을 주장하는 바람에 두 선배님과 나머지 회원 모두 아무 말 못하고 낚시대를 접고, 일몰 사진을 찍기 위해 나서야 했으며, 덩달아 화가 난 선장은 배를 전 속력으로 몰아 공포 분위기에 빠졌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조금 움직여서는 얻을 수 없는 구도였고, 30분 이상 남원 쪽으로 가야 했답니다. 대충 제주 일몰을 찍고 돌아오는 배는 화난 선장의 난폭운전 탓에 모진 바닷바람과 물보라를 맞아야 했던 소동은 최고의 에피소드가 되었습니다. 이를 우리는 선상반란 사건이라 하지요. 후배의 버릇없는 행동에도 묵묵히 따라주시고 참아주셨던 임철중·장수일 원장님께는 두고두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해 겨울은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즐거운 출사여행으로 우리 모두 기억하고, 이야기 합니다. 당시 까칠했던 회원은 우리와 같이 부딪히며 이젠 훈남이 되셨습니다.
조수영
대전 연세치과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