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어디를 가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누구와 가느냐가 중요한 누구나 설레이는 여행은 사랑의 재확인 방법이라 생각한다.
신혼여행은 물론이거니와 연인들의 여행도 그렇겠지만 특히 가족과의 여행은 나에게 항상 기쁨과 행복,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금 일깨워 주는 활력소이다.
이번여행은 동양의 나폴리라 불리는 통영과 거제.
유난히 문인 출신이 많은 통영은 소설가 박경리, 시인 유치환. 김춘수, 작곡가 윤이상, 극작가 유치진 등 이분들의 문학관이나 기념관도 둘러볼 만 할 뿐 아니라, 한산대첩이 일어난 통영 앞바다는 충무공 이순신의 넋을 기리는 이순신공원도 힐링의 공간이라 하겠다.
케이블카를 타고 미륵산 정상에 오르면 탁 트인 한려수도의 다도해들은 아름답다는 표현으로는 부족하지 않을까!
철거 위기의 마을을 시민단체가 하나의 관광지로 재탄생 시킨 벽화마을 동피랑은 많은 영화와 드라마 촬영장소로 그리고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곳이다.
여행의 즐거움중 하나는 뭐라 해도 먹거리.
우리나라 멍게 전체 생산량의 70%가 통영이라는 것을 처음 알았고 거기서 먹은 멍게비빔밥은 환상이다.
충무 김밥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막내 올케가 좋아한다고 하여 원조 충무김밥을 먹어보긴 하였으나 다음에 또 먹지는 않을 듯하다. 고구마와 팥과 콩으로 만든 빼데기죽은 정체불명의 맛이었고 시간상 우짜라는 우동에 짜장을 넣어주는 특이한 음식은 다음 기회에 먹기로 하고 통영의 멸치와 유명한 오미사꿀빵을 사고 중앙시장에서 활어회와 산낙지, 해삼, 소라까지 푸짐한 먹거리를 저렴한 가격으로 포장하고 거제로 출발해 작년에 오픈한 대명리조트에 도착했다.
전객실 오션뷰이여서 인지 전망은 정말 좋았지만 다른 지역의 리조트에 비해 이용료가 조금 비싼 편이고 내가 예약한 테마객실은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해적선으로 인테리어가 되어있어 비용을 더 지불했지만 조카들이 너무 좋아해서 2% 정도 부족한 느낌은 조금은 위로가 됐다.
다음날 유람선을 탈 계획이었으나 풍랑이 너무 세서 구조라해수욕장과 몽돌해수욕장에서 잠시 겨울바다를 보고 바람의 언덕을 들러 신선대와 우제봉까지 높지는 않지만 잠시 산에 올라 남해의 금강산을 뜻한다는 해금강을 감상하고 포로수용소에 들러 전쟁의 참담함을 간접적으로나마 느껴봤다.
가족 모두가 굴을 좋아해서 점심은 굴구이, 굴탕수, 굴전, 굴무침이 나오는 굴코스를 먹고 저녁은 리조트안에 글렘핑에서 조금은 쌀쌀한 날씨지만 캠핑의 분위기로… 풍랑으로 못 탈줄 알았던 유람선을 돌아오는 날 타게 되어 다행히도 외도를 갈 수 있었다.
사자바위, 촛대바위, 신랑바위, 신부바위… 우리 선조들의 해학은 참으로 뛰어나다.
어쩌면 그리도 이름을 잘 붙였는지, 십자동굴의 통과는 결국 풍랑으로 못했지만 밖에서 보는 것만으로 충분히 아름다운 해금강을 감상하고 외도 보타니아에 도착했다.
서울에는 눈이 온다고 하는데 보타니아에는 벌써 꽃이 필 준비를 하고 있었고 흔히 볼 수 없는 핑크빛 동백은 정말 예뻤다. 정말 사람이 만들었을까? 의심이 갈 정도로 다듬어 놓은 나무들은 신기했고, 69년 이창호, 최호숙 부부의 정성의 손길이 닿기 시작해 95년 외도해상공원으로 지정되어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곳으로 싱가포르의 보타닉가든 못지 않은 훌륭한 곳이었다.
꽃피는 춘삼월에 왔으면 더 좋았을 아쉬움을 남기고 마지막 먹거리 게장백반을 먹기 위해 40분이라는 시간을 기다려 맛있게 먹고 다음 여행을 꿈꾸며 2박 3일 동안 가족 모두가 행복했던 시간을 감사하며 열심히 일해야 하는 내일과 내 일을 위해 나의 일상으로 돌아왔다.
김숙현
뉴욕모아치과 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