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로서 환자 진료에 임한지 어느덧 6개월 남짓 되었습니다. 환자의 구강상태에 따라 적절한 치료계획을 세우는 것이 최선의 치료를 위한 첫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치주과 전공의로서 환자를 대할 때 발치를 할 것인가 vs 유지할 것인가, 언제 발치할 것인가 하는 것은 그 중에서도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되고 결정해야 할 문제일 것입니다.
치아는 우식으로 인해 수복되고, 인레이, 신경치료, 크라운 수복을 거쳐 발치 후 임플란트 및 RPD의 길을 갈 것입니다. 언젠가는 발치할 치아이지만 차후 보철물의 수명과 그 치아의 앞날이 결정되어 있으므로 가능하다면 자연치의 수명을 연장시키는 것이 치주과 의사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얼마 전, 우측상악제1대구치의 발치를 권유받은 환자분이 우리병원 치주과에 내원하셨습니다. 전반적으로 mild calculus deposit을 보였고, mob.(+)이며 pocket depth가 3~5mm로 측정되었습니다. 전악에 걸친 SRP와 주소부위의 flap surgery를 계획하고 치료를 시작하였습니다. SRP완료 3주 후 치유가 잘 되었고 관리 상태도 양호하였습니다. 해당 부위의 mobility가 없어졌고, BOP(bleeding on probing)(-), pocket은 2~3mm로 수술적 치료 없이 유지관리 하기로 하였습니다. 그 후 환자분이 저에게 감사의 의미로 짧은 글을 보내주셨습니다.
아래 글을 읽으면서 앞으로 치주과 의사로서 환자를 진료할 때 나아갈 방향을 결정하는데 조금 더 확신이 생겼고 치과의사로서 보람을 느꼈습니다.
오른쪽 윗 어금니가 흔들리고 피가 나서 동네 치과에 갔습니다. 평소 잇몸이 안좋고 여러번 치료한 경험이 있어 신경 쓰고 있었는데, 결국 탈이 나고 말았구나…하며 치료하면 되겠지 생각하고 갔는데, 발치하고 임플란트를 하라고 했습니다. 상담을 하며 임플란트 비용에 조금 부담을 느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양산부산대병원 치과센터에서 치아에 염증이 생기면 이를 뽑아서 염증을 치료하고 다시 넣어준다는 말을 들은 기억이 나서 어렵게 휴가를 내어 병원을 찾았습니다.
대학병원이라 그런지 예상대로 접수 후 한참을 기다렸습니다. 기본 잇몸치료 후 잇몸수술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과 함께 전반적 치료계획에 대한 설명을 들었습니다. 다음 치료 약속을 잡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막상 치료를 시작하니 힘든 시간 쪼개어 치료받는데 괜히 치료했나…그냥 임플란트 할 걸…하는 생각이 머릿속에 맴돌 때 반전이 일어났습니다.
처음보다 두 번째가, 두 번째보다 세 번째 치료를 받으니 점점 불편하던 증상이 사라지고, 지금은 다 나았습니다. 물론 처음부터 상태가 좋지 않은 치아니까 조심해야겠지만, 치료해준 담당선생님께 감사인사를 드리기 위해 이글을 보냅니다.
다른 모든 이에게 선생님의 치료의 손길이 전해지길 바랍니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박혜신 부산대 치과병원 치주과 전공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