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이 다 지나간다. 오래 기다렸던 치과의사로서의 1년. 난 어떠했나? 그토록 꿈꾸던 행복이 왔는가. 아니면 아직도 행복을 기다리고 있는가. 과연 많은 사람에게 진심을 담아 도움이 된 적은 있었는가. 그 어느 질문에도 난 자신있게 대답할 수 없다.
인턴으로서 1년을 바쁘게 보내고, 당연한 과정으로 여겨지는 레지던트로의 과정을 포기하였다. 더 이상 행복을 기약하기 싫었다. 대학교를 졸업 하면… 취업을 하면… 치전원 시험에 합격을 하면… 치과의사가 되면… 수많은 가정 속에서 나의 행복은 항상 미루어졌다. 치과의사로서 학문의 깊이를 높이는 과정도 의미가 있지만, 이제는 나의 삶의 방식을 조금 바꿔보고 싶었다.
나의 자기소개서의 가장 첫줄을 차지해 온 “가장 많은 사람에게 가장 좋은 영향을 주는 삶을 살자”라는 나의 좌우명은 항상 실천 없는 구호에 불과하였다. 지난 34년이란 시간은 철저히 나만을 위해 살아온 시간이었다. 자리가 잡히면 언젠가 할 수 있겠지 라고 생각해 왔는데 34년동안 그런 순간은 오지 않았다. 부끄러웠다. 이대로 계속 걸어가도 그런 순간은 오지 않을 것이다. 내가 선택한 길이 아닌 앞에 주어진 길로만 계속 간다면, 또다시 3년 이후로 행복을 기약할 것 같고, 이후에는 다시 돈을 벌기 위해, 또는 가장의 무게에 치어 나와 나의 바운더리에 있는 사람만 보면서 살아가는 내가 끔찍이 여기는 그렇고 그런 삶을 살게 될 것 같았다. 나에겐 전환점이 필요했고 지금이 그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나 자신만을 위해 살아왔다고 정작 행복했던 것도 아니었다. 열심히 뛰어 목적지에 닿으면 또다른 목적지가 나타날 뿐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이순간 행복해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행복은 영원히 오지 않을 것을 안다. 그리고 다가오는 2015년에는 그 행복을 다른 사람에게 나누어 줄 수 있는 그런 삶을 계획하려고 한다.
브로니 웨어의 내가 원하는 삶을 살았더라면이라는 책에 나오는 ‘죽을 때 가장 후회하는 5가지’의 내용을 많은 분들과 공유하고 싶다.
1. 난 내 자신에게 정직하지 못했고, 따라서 내가 살고 싶은 삶을 사는 대신 내 주위 사람들이 원하는 (그들에게 보이기 위한) 삶을 살았다.
2. 그렇게 열심히 일할 필요가 없었다. 대신 사랑하는 사람과 시간을 더 많이 보냈어야 했다. 어느날 돌아보니 애들은 이미 다 커버렸고 배우자와의 관계조차 서먹해졌다.
3. 내 감정을 주위에 솔직하게 표현하며 살지 못했다. 내 속을 터놓을 용기가 없어서 순간순간의 감정을 꾹꾹 누르며 살다 병이 되기까지 했다.
4. 친구들과 연락하며 살았어야 했다. 다들 죽기전 얘기 하더라고 한다. “친구 OO를 한 번 봤으면”
5. 행복은 결국 내 선택이었다. 훨씬 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었는데 겁이 나서 변화를 선택하지 못했다. 또한 튀면 안된다고 생각해 남들과 똑같은 일상을 반복하였다.
권세용 고대구로병원 인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