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어려운 시대다. 국가 경제 성장률은 점점 낮아지고 있으며, 청년 실업률은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있다. 지금 이 어려운 시대를 살아가는 학생이자 청년으로서 20대 후반에 접어든 내 주위에도 어려움을 호소하는 친구들이 많이 있다. 돈 걱정, 결혼 걱정, 노후 걱정 등등 걱정이 꼬리를 물고 늘어져 있다. 그와 대조적으로 현재 나는 단지 미래가 보장되는 치과대학에 다닌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너무 안일하게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최근에 치과계도 사정이 예전 같지 않고 많이 힘들어졌다고 해서 동기, 선·후배들과 진로걱정을 하긴 하지만 주위 친구들을 만난 자리에서는 배부른 놈이 신세 한탄하는 꼴인가 싶어 조용히 있는 경우가 많다.
치과대학 원내생을 앞에 두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2년을 더 공부해야 치과의사 면허를 딸 수 있는 국가고시를 치를 수 있다. 치과의사 면허가 나오면 소위 말하는 전문직 종사자가 된다. 지극히 나의 주관적인 입장에서 말하자면 치과의사도 이제는 고소득이 보장되는 전문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공부만 잘한다고 해서, 학벌이 좋다고 해서 그 사람이 꼭 성공의 길을 걷게 될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최근 많은 기업들이 채용시 학벌, 학점 등이 아닌 다양성, 유연성을 갖춘 만능인재상을 원하고 있다. 청년 실업률이 높아지고, 많은 청년들이 먹고 살기 힘들다 하는 이유도 어찌 보면 지금의 이 사회가 청년들에게 공부, 봉사, 외국어 등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치과계도 마찬가지이다. 이젠 더 이상 공부를 잘 하거나, 학벌이 좋다고 해서 치과의사로서 성공을 보장받지 못한다. 계속 발전하고 있는 치의학 지식으로 인해 더 많은 치의학 지식을 습득해야 하며, 인터넷의 발달로 인해 환자들은 쉽게 치의학지식을 접할 수 있으며 더 똑똑해진 환자들을 진료하기 위해서는 치과의사로서 투철한 봉사정신을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어야 한다.
치과계가 많이 어려운 시점에서 미래의 치과의사가 될 우리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스스로가 다양성과 유연성을 갖출 수 있도록 자기계발에 힘써야 한다. 이미 포화된 국내 치과계를 벗어나 더 넓은 곳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제2 외국어를 공부할 수도 있고, 환자와의 폭 넓은 신뢰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심리학 또는 대화술 등을 배워 남들과 다른 자신만의 장점이자 무기를 갈고 닦는 것이 중요하다.
흔히들 주위에서 말하길 의·치대에 다니는 학생들은 전공공부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해서 다른 일에는 신경 쓸 틈도 없지 않냐고 물어본다. 성공한 사람들이 꼭 하는 행동 또는 습관 중에 아무리 바빠도 짬을 내어 운동과 독서를 꼭 한다고 한다. 시간이 없다는 건 자신을 위로하기 위한 핑계에 불과하다. 필자 주위에도 남들은 공부하느라 피곤하다고 쉴 때도 잠시 시간을 내어 운동을 하거나, 독서를 하는 친구들이 종종 있다. 차이는 바로 이러한 작은 습관에서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미래 일을 예측할 수는 없지만 지금부터라도 내 미래를 위해서 적은 시간이라도 꾸준히 투자한다면 훗날 그 값어치는 치과의사 면허증만으로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더 풍성한 혜택이 포함된 증명서가 될 것이다.
한우진 연세치대 본과 3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