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터닝포인트

  • 등록 2015.06.09 11:0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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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y Essay-제2034번째

나는 임상병리사다. 얼핏 생각하기에 ‘임상병리사가 왜 치과에?’라는 생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만난 대부분의 사람 역시 ‘임상병리사로서 치과에서 무슨 일을 할까? 라는 의문을 가지고 질문을 한다.

사실 처음 치과에 입문할 때 한 치과병원의 광고를 보고 나 역시도 ‘도대체 임상병리사가 왜 필요한 걸까?’라는 의구심으로 호기심에 문을 두드렸다. 심지어 면접을 보면서도 “대체 제가 어떤 일을 하게 되는 걸까요?”라고 질문을 했을 정도다.

당시 해당 병원에서는 PRP를 도입하여 대부분의 수술과정에서 진행되었고, 이때 채혈과 원심분리 등에서 임상병리사로서 하면 유리한 업무들이 많았기에 임상병리사가 필요했던 것이다. 임상 10년차의 임상병리사가 이렇게 해서 1년차로 치과에 입문하게 되었다 그때 나이가 32살.

워낙에 건치였기에 치과라고는 사랑니를 뺄 때만 가봤던 내게(사실 아말감이 무엇인지도 몰랐다) 진료와 재료와 기구와 엄청난 양의 공부를 하지 않으면 도무지 따라갈 수 없었던 진료내용들….

처음 몇 달간은 수술만 전담하고 있었지만 아무리 수술을 많이 한다 해도 수술이 없는 시간에 멍하니 놀 수는 없기에 차차 진료실 일을 돕게 되면서 몸으로 익히는 어시스터가 되어 가고 있는 즈음에 이대로 무식하게 몸으로만 익히는 것은 발전에 도움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임상은 독학으로 공부하고, 병원 코디네이터과정과 병원 매니저과정을 거치면서 치과에 대한 공부를 심도 있게 하게 됐다. 이 과정을 거쳐 3년 차 때 당시 병원에는 없었던 교육실장 자리를 원장님께서 만들어주시게 하는 계기를 만들고, 1년차 신입교육과 병원의 교육시스템을 만들어서 진행하게 되었다. 그렇게 입문한 병원에서 7년을 일 하고 두 군데 병원을 거쳐서 지금은 동탄의 아는치과 그룹의 총괄실장으로 일을 하고 있다.

내가 이렇게 꾸준히 공부하고 성장했던 데에는 함께 하는 ‘덴탈위키’라는 든든한 버팀목이 있었던 덕분이다. 덴탈위키는 치과를 필요로 하는 모든 사람들의 커뮤니케이션 장소로서 원장님, 전공자, 비전공자, 코디, 기공사 등 치과관련 종사자를 포함하여 치과에 대한 궁금증이 있는 모든 일반인에게도 열려있는 공간이다.

덴탈위키와의 첫 만남은 내가 성장을 목말라 하고 있는 2005년부터 시작됐다. 2004년 코디네이터 과정에서 강사였던 김소언 선생님을 만났는데 우연히도 나와 같은 지역에서 근무하던 분이었다.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고도 한동안 서로 바쁘게 지내다가 다시 우연히 2005년에 길에서 만나 가볍게 차 한 잔을 함께 한 것이 또 다시 인연이 되었다.
 
김소언 선생님은 항상 열정적으로 공부하고 남에게 길을 안내하는 역할을 많이 해 주시는 분으로 그때 당시 성장에 목말라 있던 내게 길을 열어주신 분이다. 이 분의 소개로 덴탈위키 카페 활동을 열심히 하다보니 자연스레 여러 가지 공부를 하게 되었다. 

타인의 글을 보면서도 배우고, 자료 수집을 하면서도 배우고, 스터디 모임을 결성하여 다양한 방향으로 공부하면서도 배우고, 그렇게 역량을 키워서 PRP로 첫 강의도 개설하고, 이후 많은 컨텐츠로 강의를 하고 있다. 

처음엔 평회원으로 활동하다가 이제는 부매니저로 활동 하고 있는 덴탈위키는 지금도 치과인의 성장을 목표로 많은 것들을 공유하려 노력하고 있다. 나는 이 안에서 꿈을 이야기 하고 꿈을 키우고 꿈을 이룬다.

치과에서 비전공자가 설 자리는 점점 없어지고 있다. 하지만 노력하는 자는 어디서든 필요로 하기 마련이다. 반드시 전공자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제외한 많은 일들이 치과에는 있고, 내가 노력하는 만큼 성장할 수 있는 곳이 또한 치과라는 공간이다. 

나는 치과에 입문하려는 비전공자들을 사랑한다. 전공자에게 뒤지지 않기 위해 그들 보다 두 배는 더 노력해야 자리를 지킬 수 있기에 휴일에도 끊임없이 세미나를 좇아 다니는 그들의 노고를 격려한다.

그리고 그들에게 늘 이야기 한다. 
“꿈을 버리지 말고 목표를 세워서 꾸준히 공부하라고, 그러다보면 어느새 성장해 있는 자신을 발견할거라고. 자신의 치과입문이 늦었다고 생각되면 서른 두 살에 치과에 첫 발을 디딘 ‘서희숙’을 생각하라고.”


 서희숙  아는치과그룹 총괄실장

서희숙 아는치과그룹 총괄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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