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호부터 힐링 상담 전문가와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는 이명진(힐리스닝 코칭 아카데미) 대표의 환자 상담·병원 경영 코칭 등 사례별로 총 20회에 걸쳐 칼럼을 연재한다.
얼마 전에 필자는 코칭 상담차 서울 시내 모치과를 방문한 적이 있었다. 엘리베이터가 열리자 공용복도나 별도의 출입문 없이 곧바로 병원이었다.
그런데 필자를 처음으로 맞이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환하게 미소를 짓는 친절한 직원 분들이었을까? 필자와 눈이 마주친 데스크 직원 분들은 모두 표정이 어두웠고 눈빛이 차가웠다. 두 분은 앉은 채로, 한 분은 선 채로 세 사람이 1초 정도 필자를 쳐다 본 후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말과 동시에 고개를 원래 있던 방향으로 돌려 다시 하던 일을 하기 시작했다. 마치 필자가 그 분들의 일을 방해한 느낌이 들었다. 그 때 그 곳이 다른 고객들로 붐볐을까? 데스크 앞은커녕 넓은 대기실에 아무도 앉아 있지 않았다. 아! 오해는 없기 바란다.
필자는 평소에 강의할 때보다 그 날 더 깔끔한 복장이었다. 직원 한 분이 필자를 상담실로 안내하였고 잠시 뒤에 대표원장님이 들어오셨다. 그 원장님의 인상이 어땠을까? 필자가 이미 짐작했었고 또한 당신이 지금 짐작하는 바 그대로였다. 직원들의 얼굴 표정이 스산한 바람이 부는 초겨울이었다면 원장님의 첫인상은 칼바람이 부는 한겨울이었다.
영화 시상식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아카데미? 칸느? 베니스? 그렇다면 혹시 영화 예고편에 대한 시상식도 있다는 사실을 아는가? 해마다 미국에서 ‘골든 트레일러 어워드’라는 영화 예고편 시상식이 열린다. 2013년에는 한국 영화 도둑들의 예고편이 최우수 외국 액션영화 예고편으로 상을 받았었다. 영화를 홍보하는 최고의 수단은 예고편이다. 당신이 영화관에 갔을 때를 가정해보자. 영화 관람 직전에 예고편이 두 편 연이어 나오고 있다. 하나는 재미와 흥미를 느끼게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불쾌감과 불편함을 주는 것이라면 당신은 둘 중 어떤 영화를 보러 가겠는가?
치과에서도 무수히 많은 예고편들이 매 순간 상영되고 있다. 서두에 필자가 소개한 방문담도 예고편이다. 고객이 접점별로 경험하는 모든 것들은 곧바로 뒤에 이어지는 프로세스를 위한 예고편이다. 전화 응대는 내원에 대한 예고편이다. 데스크 응대와 대기실 응대는 진료에 대한 예고편이다. 진료와 상담은 덴탈 서비스 구매 결정을 위한 예고편이다.
치료 결과는 서비스 재구매를 위한 예고편이다. 영화 예고편은 본편보다 더 멋있고 흥미롭게 보일 때도 많다. 당신이 영화 제작자나 투자자라면 예고편을 어떻게 만들겠는가? 당신이 치과의 오너라면 지금 잠시 칼럼을 읽는 것을 중단하고 당신의 고객이 머무는 장소들에 가보기 바란다. 데스크 앞, 대기실 쇼파, 화장실, 진료실로 가는 길, 체어, 그리고 상담실에 고객용 의자에 앉아보기 바란다. 그리고 천천히 보고 느끼고 와 보라.
다녀왔는가? 어떠했나? 어떤 예고편이 상영되고 있었는가? 필자가 기억하는 좋은 치과 예고편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모치과에서 받았던 스케일링이 두 번째로 좋았던 예고편이다. 엄마가 자신의 아기를 대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었다. 풍선을 크게 불고 그 겉면에 펜으로 그림을 그리는데 풍선이 터지지 않게 하려는 세심함을 느꼈었다. 당연히 아프지 않았다. 그 치위생사 분에 대한 감사한 마음이 지금도 그대로 남아 있다. 만약 필자가 훗날 임플란트를 해야 한다면 그 치과에 갈 것이다. 그렇다면 필자의 기억에 남아있는 최고의 치과 예고편은 무엇일까? 다음주 칼럼에서 이야기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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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진 힐리스닝 코칭 아카데미 대표/CEM Specialist, 칼럼니스트, 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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