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상담 코칭2 (질문과 아소)
마술쇼를 본 적이 있는가? 평범한 마술사는 마술을 “보여”준다. 위대한 마술사는 마술을 “경험”하게 한다. 평범한 마술사는 고객을 “관중”으로 만들지만 위대한 마술사는 고객을 “참가자”로 만든다. “구경꾼”이 되어 관찰할 때는 눈속임을 발견하려고 애쓰지만 무대 위에서 직접 경험하면 특별한 순간을 함께 만들면서 고객은 “팬”이 된다. 사람은 수동적일 때보다 능동적일 때 훨씬 더 동기부여 된다. 치과 상담실에서는 어떻게 고객을 능동적으로 만들 수 있을까? 질문하면 된다. 그런데 필자가 코칭을 하기 전에 상담을 모니터링 해보면 거의 대부분의 상담자가 질문 보다 설명을 절대적으로 많이 한다. 고객을 구경꾼으로 전락시키고 있는 것이다. 고객을 무대 위로 올리는 질문은 무엇이고,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는 고객의 감정과 연결될 수 있는 질문을 개방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질문보다 답이 길어야 고객과 연결될 수 있다.
“오늘 진료 괜찮으셨어요?” (폐쇄형 질문) < “오늘 진료 어떠셨어요?” (개방형 질문)
“위에 어금니가 불편하세요?” (폐쇄형 질문) < “어디가 가장 불편하세요?” (개방형 질문)
“불편하신지 오래 되셨어요?” (폐쇄형 질문) < “불편하신지 얼마나 되셨어요?” (개방형 질문)
폐쇄형 질문을 피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고객이 “No.”라고 말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부정하는 말을 하면 뇌의식도 부정적으로 변화되어 상담 동의율을 떨어뜨린다.
둘째는 질문과 함께 감정의 동조가 중요하다. 질문이 취조가 되면 안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보겠다.
환자 : “턱이 빠진 적이 있고요. 턱에서 소리 나는 것 때문에 교정을 해야 하나 싶어서 왔어요.”
<Bad Question>
의사 : “턱을 다친 적이 있나요?” (폐쇄형 질문)
환자 : “아뇨.” (부정하는 말이 부정적인 결과를 잉태한다.)
<Good Question>
의사 : “소리가 어느 정도 나세요?” (개방형 질문)
환자 : “식사할 때마다 나요.”
의사 : “아…언제부터 그러셨나요?” (개방형 질문)
환자 : “몇 년 전부터인지 잘 모르겠어요.”
의사 : “아…걱정이 많으셨겠네요.” (감정의 동조)
환자 : “네…”
의사 : “턱이 빠졌던 이유가 무엇인가요?” (개방형 질문)
환자 : “아토피가 있어서 가려움을 참을 때마다 이를 악물어서….”
의사 : “아…많이 힘드셨겠군요. 턱은 저희와 함께 치료해보시죠.” (감정의 동조)
전자는 환자가 부정하는 말을 하게 되면서 교감이 깨어지는데 반해 후자는 공감과 동조를 통해 환자와 교감하게 된다. 다음은 감정의 동조와 관련한 사례이다.
필자의 지인인 S씨는 염증이 매우 심한 상태로 A치과에 갔는데 원장이 찡그린 표정으로 역겨워하면서 “이렇게 될 때까지 왜 진작 안 오시고 이제 왔습니까?”라고 말했단다. 책망하는 질문에 기분이 상한 S씨는 두 번 다시 그 치과에 가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인근에 B치과를 찾아갔는데 원장으로부터 “아이구, 많이 아프셨겠군요”라는 위로의 말을 먼저 들었다고 한다. S씨는 B치과 원장이 그 동안 살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치과의사로 꼽으면서 필자에게도 적극 추천했다.
누구나 한번쯤은 와인을 마셔 보았을 것이다. 그런데 신의 물방울이 귀할수록 Open할 때 조심해야 한다. 만약 Opener를 부주의하게 사용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코르크가 부서져서 귀한 와인을 버려야 할지도 모른다. 사람의 마음의 문을 열 때도 마찬가지이다. 섬세해야 한다. 특히, 상담자가 내담자에게 질문하거나 말할 때는 더욱 그러하다. 코르크가 부서지는 것은 눈에 바로 보이지만 사람 마음이 부서지는 것은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실패의 악순환이 계속 이어질 수 있다.
아소(Ah-so)라는 이름을 들어 본 적 있는가? “Butler’s Friend”라고도 불리는 특별한 와인 오프너이다. 아소는 코르크에 구멍을 내지 않는다. 병과 코르크의 틈새에 긴 막대와 짧은 막대를 양쪽으로 밀어 넣은 후 조금씩 코르크를 뽑아 올리는 도구이다.
그래서 빈티지가 오래된 고급 와인을 마시거나 코르크를 수집하는 경우에는 아소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와인을 마실 때도 이처럼 조심하는데 사람을 대할 때 우리의 모습은 어떠한가?
치과 상담에서도 상처를 주지 않고 고객의 마음을 여는 특별한 노력이 필요하다. 다음 주에는 질문보다 더 중요한 경청에 대해서 이야기하겠다. 글을 맺기 전에 필자가 당신에게 하고 싶은 질문이 있다. “만약에 당신이 바라는 대로 병원이 성장해 있다면 어떤 모습이 그려지는가?” 상상하는 그 모습이 현실이 되기를 바란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이명진
힐리스닝 코칭 아카데미 대표
CEM Specialist
칼럼니스트, 코치
문의 : rex1118@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