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코칭 1 : 환자는 두번째다(리더십)

  • 등록 2016.02.12 13:2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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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의사 힐리스닝<9>

“환자 중심 혁신”이 의료 경영의 화두가 된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그런데 왜 혁신이 잘 안 되고 있는 것일까? 리더의 변화 없는 시스템의 변화만으로는 혁신이 어렵기 때문이다. 외부고객(환자)들이 좋은 경험을 하려면 직원 몰입도가 높아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내부고객(직원) 경험이 개선되어야 한다.

폴 슈피겔만과 브릿 베렛은 그들의 공저, ‘환자는 두번째다’라는 책에서 “직원 몰입도”의 중요성에 대해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병원들은 환자경험을 개선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 직원들의 적극적이고 자발적인 참여의식을 고취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놓치고 지내 왔다. 몰입도가 높아진 직원들은 환자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들의 건강을 더 잘 보살펴 주게 된다…(중략)…직원들의 참여의식 고취는 기내 산소마스크 우선 착용과 비슷하다. 산소마스크는 자신이 먼저 쓰고 나서 어린아이가 쓰는 걸 도와줘야 한다. 우리 의료진이 자신도 힘들어 죽겠는데 어떻게 환자를 도와줄 수 있겠는가?”

고객경험을 높이기 위해 “직원 몰입도”를 먼저 높인 몇 가지 사례를 소개하겠다.

프랑스 남동부에 위치한 니스는 아름다운 해변으로 유명한 휴양도시이다. 그 곳의 어느 카페에는 독특한 메뉴판이 있다.

위의 3가지 특이한 이름의 커피는 공교롭게도 모두 동일한 종류이다. 그렇다면 가격의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바로 고객의 주문 태도에서 비롯된다. 고객이 상냥하게 주문 할수록 같은 커피를 낮은 가격에 판매하는 것이다. 이 카페의 사장이 어느 날 직원에게 함부로 대하는 고객을 목격한 후 아이디어를 낸 것이라고 한다. 결과는 어땠을까? 고객들은 이전 보다 훨씬 더 상냥해졌으며 동시에 즐거워했고 이에 따라 매출도 크게 오르게 되었고, 직원들도 즐겁게 일하게 되면서 행복한 성공을 거두었다. 고객, 직원, 사장 모두가 만족스런 결과를 낳았다. 이 카페 사장은 대다수의 선한 외부고객들이 좋은 경험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직원, 즉 내부고객들의 감정이 상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2015년 12월 24일, 서울 강남역 인근의 H커피숍에서는 특별한 일이 있었다. 커피 주문대 앞에서 노래를 하거나 춤을 추면서 커피를 주문하는 이상한 손님들이 연이어 나타나더니 테이블에 있던 사람들이 갑자기 악기를 꺼내 직원들을 향해 캐롤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당황해 하는 직원들 앞에 곧이어 커피숍 사장이 나타나 한 해 동안 수고해 준 직원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전달하였다. 감동적인 이벤트에 직원들의 얼굴에는 눈물이 흐르고 웃음꽃이 피었다. 그 날 그 모습을 우연히 목격한 고객들은 다음에 강남역 앞에서 커피를 마실 일이 있을 때 어느 커피숍을 떠올릴까?

필자가 코칭 중인 Y치과에 M매니저는 얼마 전에 언어 폭력을 함부로 행사하는 고객에게 인격적 모멸감을 느낀 일이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어떻게 되었냐는 필자의 질문에 눈이 촉촉히 젖으며 이렇게 답했다. “원장님께서 그 환자분께 차분하지만 단호하게 말씀하셨어요. ‘직원에게 함부로 하시면 저도 더 이상 진료해 드릴 수 없습니다’라고 말씀해 주셔서 원장님께 너무 감사했어요.” 그리고 최근에 M매니저는 병원의 실수로 생긴 고객의 컴플레인을 처리하는 일이 생겼는데 누구보다 매끄럽게 잘 처리하고 그 고객의 화를 푼 것은 물론이고 고맙다는 말까지 듣게 되었다고 한다.

필자의 페이스북 친구인 W치과, R원장은 평소 “내부고객경험”에도 투자한 결과, 얼마 전 직원들로부터 다음과 같은 상장을 받았다.

<직원 무한 사랑상>
위 OOO 원장님은 직원이 실수할 때나, 부족할 때에 한번도 다그치거나 혼내기 보다는 직원을 감싸 안고 더 믿어줌으로써 스스로가 더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시고, OOO 치과에 대한 믿음과 사랑의 확신을 주었으며, 행복한 병원 만들기를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시는 현명함으로 참된 직원 사랑을 실천하셨으므로 이 상장을 드립니다.

(원본을 보고 싶다면 필자의 페이스북에서 확인하기 바란다. www.facebook.com/healistening)

당신도 직원들에게 사랑 받고 싶은가? 보스가 아니라 친구가 되면 된다. 웃음 치료의 대가, 헌터 아담스 박사는 의사에게 있어서 환자는 친구라고 말하였다. 의사와 환자 사이에 우정이 약(플라시보)이 된다는 것이다. 환자가 친구라면 직원은 더 가까운 벗이자, 동지일 수 있다. 다음 주에는 내부고객이자 파트너로서 좋은 직원을 얻기 위한 면접관 코칭에 대해서 이야기하겠다.

‘환자는 두번째다’라는 제목은 얼핏 보면 오해의 소지가 있다. 환자가 두번째인 것은 중요도가 아니라 혁신의 순서이다. 원장이 직원들을 소중하게 대할수록 직원들도 고객들을 따뜻하게 보살필 것이다. 사랑 받는 직원을 접하면 고객도 기분이 좋아진다. 감정은 전이되기 때문이다. 좋은 꿀을 얻고 싶다면 벌보다 먼저 꽃을 사랑해야 한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이명진
힐리스닝 코칭 아카데미 대표
CEM Specialist
칼럼니스트, 코치

문의 : rex1118@nate.com

이명진 힐리스닝 코칭 아카데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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