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에서 별 기대감 없이 지원자를 맞이하는 일이 많은가? 늘 똑같은 질문에 비슷한 대답을 듣게 되는가? 그런데 가끔 특별히 마음에 드는 지원자를 보게 된다. 바로 그 순간 당신의 동공은 커지고, 눈에서 빛이 났을 것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만족스런 첫만남이 마지막이 되는 경우가 더 많다. 지원자가 합격 통지 전화를 받지 않거나, 아니면 더 좋은 조건의 다른 병원을 선택했다는 말을 하기도 한다. 주객이 바뀌는 순간이다. 어떻게 하면 좋은 직원을 구할 수 있을까? 인생은 오디션의 연속이다. 당신이 오디션 심사를 보고 있다고 믿겠지만, 어느 순간 당신도 심사를 받고 있을지 모른다. 당신 마음에 들었다고 다 당신의 파트너가 되는 것은 아니다. 지원자의 마음에도 당신이 감동을 줄 수 있어야 한다.
2013년, 맥주회사 하이네켄은 1734명의 지원자 가운데 가장 특별한 인재 한 사람을 찾기 위해 엉뚱한 면접 프로그램을 진행하였다. 면접 도중 지원자가 예측할 수 없는 3가지 상황을 연출하고 지원자의 반응을 몰래카메라로 촬영하였다.
<Test 1>은 대기실에서 면접실로 안내하는 직원이 갑자기 지원자의 손을 잡고 이동하는 것이었다. 지원자의 친밀함과 유쾌함을 보기 위함이었다.
<Test 2>는 면접 도중 갑자기 면접관이 바닥에 쓰러지는 것이었다. 지원자의 대응능력과 배려심을 보기 위함이었다.
<Test 3>은 갑자기 비상벨이 울리고 모든 사람들이 건물에서 탈출하는데, 옥상에서 자살 소동을 벌이는 사람을 구하기 위해 출동한 소방대원이 탈출한 사람들을 향해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었다. 지원자의 열정과 헌신을 보기 위함이었다. 하이네켄은 지원자들의 몰래카메라를 심사한 후 가장 훌륭한 세사람의 영상을 사내 홈페이지에 올렸다. 그리고 최종 합격자는 직원들이 직접 뽑았다.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었다. 하이네켄은 최종 합격자에게 전화로 합격을 통지하는 뻔한 방법을 쓰지 않았다. 이번에는 새로운 직원을 위한 몰래카메라를 찍었다. 최종 합격자에게 마지막 테스트가 있다고 하면서 축구 경기가 열리는 유벤투스 스타디움에 행사 요원으로 참여시켰다. 그리고 대형 전광판을 통해서 운동장에 있는 최종 합격자의 모습과 지난 면접 과정을 동시에 카메라에 담았고 최종 합격을 알리는 영상을 내보냈다. 수만명의 관중들은 그가 어떤 훌륭한 행동을 통해서 최종 합격한 것인지를 영상을 통해 보고 진심으로 열렬한 함성과 축하 박수를 보냈다. 그 신입사원이 자신이 선택한 회사를 어떻게 여길지 짐작이 되지 않는가? 놀라움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하이네켄의 면접 이벤트 영상은 순식간에 유튜브 조회수 500만을 넘겼고, 그 다음해 입사 지원자가 317% 증가했다. 수많은 구직자에게 감동을 준 것이다.
당신이 지원자와 같은 나이, 같은 학력, 같은 상황이라면, 당신은 지금 그 곳에 지원하고 싶은가? 직원을 구하기 어렵다는 말은 병원의 매력이 부족하다는 말이 될 수도 있다. 구인은 프로포즈와 같다. 멋진 파트너와 함께 하고 싶다면 스스로 먼저 멋져야 한다. 지원자가 지원 과정에서 겪는 경험을 개선하기 위해서 먼저 아래의 일곱 가지 질문에 답해보기 바란다.
첫째, 지원자가 처음 전화할 때 어떤 목소리를 경험하는가?
둘째, 지원자가 처음 면접 보러 왔을 때 어떤 현장을 경험하는가?
셋째, 지원자가 방문했을 때 병원의 철학, Mission, Vision을 어떻게 느끼는가?
넷째, 지원자가 방문했을 때 환자들의 모습에서 무엇을 느끼는가?
다섯째, 지원자가 방문했을 때 함께 일할 직원들의 표정에서 무엇을 느끼는가?
여섯째, 지원자가 중간 관리자를 만났을 때 무엇을 느끼는가?
일곱째, 지원자가 원장 앞에서 면접을 볼 때 어떤 감정을 경험하는가?
실제 지원자에게 설문을 할 수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솔직한 답을 듣기 어려울 수 있다. 가상 지원자를 통해 블라인드 테스트를 해보기 바란다. 물론 당신조차 그 사람이 누군지 모르게 해야만 한다. 신뢰하는 컨설팅 회사에 의뢰하면 가능할 것이다.
필자가 코칭 중인 B치과는 한동안 구인난에 시달렸었다. 그래서 필자는 B치과의 매력을 올리는 코칭을 하였다. 대표원장과 부원장, 그리고 중간 관리자들이 지원자보다 먼저 직원들의 신뢰와 애정을 회복하도록 코칭하였다. 몇 달 만에 행동의 변화가 마음의 변화로 이어졌다. 그리고 그러한 조직의 변화는 처음 방문하는 지원자에게까지 전달되기 시작하였고, 긍정 에너지와 열정 에너지가 넘치는 좋은 새 식구들을 맞이하게 되었다. 지금 B치과는 근무 공간이 부족해져서 확장에 대한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다.
왜 좋은 직원이 안 뽑힐까를 고민하기 전에 왜 좋은 직원이 그만 둘까를, 왜 좋은 직원으로 성장시키지 못할까를 깊이 고민해야 한다. 칼을 잘 쓰는 무사가 모두 훌륭한 장군이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명장 밑에 약졸은 없다. 혹시 함께 일하는 직원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가? 애정이 가지 않는가? 그렇다면 그 들 눈에 당신도 명의가 아닐 수 있다. 명의는 기술만 좋은 의사가 아니다. 마음의 치유도 잘 하는 리더여야 한다. 리더십은 타고 나는 것도 아니고, 한 순간에 갖춰지는 것도 아니다. 어제보다 조금 나아지는 것을 매일 하면 된다. 문득 공자의 말이 떠오른다. “가까이 있는 사람을 기쁘게 해줘야 멀리 있는 사람이 찾아 온다.” (近者悅 遠者來)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사연을 받습니다. 원장, 직원, 환자 사이에 커뮤니케이션이나 상담, 고객경험관리, 병원 경영 등에 있어서 고민이나 고충을 보내주시면 함께 길을 찾는 칼럼을 쓰겠습니다”
이명진
힐리스닝 코칭 아카데미 대표
CEM Specialist
칼럼니스트, 코치
문의 : rex1118@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