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처구니없는 맷돌

2016.06.14 13:00:39

Relay Essay 제2129번째

맷돌은 돌로 아래짝 위짝을 같은 크기로 만들어 아래짝 한 가운데에는 수쇠, 위짝에는 암쇠를 끼워 매를 돌릴 때 벗어나지 않게 하고 곡식이나 콩 등을 타거나 갈아서 다른 재료를 만드는 연장이다.

맷돌의 모양새는 우선 윗돌과 아랫돌로 되어 있는데 윗돌에는 망밥을 넣을 수 있게 구멍이 나 있고 옆구리에는 망손, 매손, 어이, 어처구니라고 하는 손잡이가 있고 가운데는 암쇠가 있어 아래짝 수쇠와 맞물리게 되어 있다.

아래짝은 가운데 수쇠가 있고 바닥은 곡물이나 망밥이 잘 타지거나 연마가 잘 되게 매조가 처져있다. 맷돌은 BC 1500~3000년 전 구석기시대부터 사용됐다고 하며 우리나라는 중국을 통해 들어왔다고 한다.

맷돌의 이름도 다양하다.

과거에는 매, 매돌(재물보), 맷돌, 물명고, 물보(농가월령가), 차마(車磨), 연애(碾磑), 애(磑), 마(磨)(훈몽자회), 마석(磨石)(훙몽자치), 석마(石磨)(해동농서)로 불리었다.


또 지방에 따라 방언으로 가래(제주), 동매(예산), 망(함북, 함남, 평남), 망똘(황해도), 매뚝(전남, 전북), 매(전남, 충남) 등등으로 불리여 왔다.

어처구니없는 맷돌을 생각해 보자.
원래 ‘어처구니’는 명사로 상상 밖의 엄청나게 큰 사람이나 사물을 뜻 한다.

그런데 ‘어처구니가 없다’라고 하면 결정적일 때 없어서 말려드는 황당한 경우의 전라도식 표현인 ‘얼빵엿다’느니 강원도 사투리 ‘냉택없다’ ‘달부어없다’와 같이 터무니없다, 그럴리없다와 같은 뜻으로 쓰이면서 하나의 관용어가 됐다. ‘어처구니가 없다’는 미처 생각지도 못한 황당한 경우를 말한다.

다시 ‘어처구니없는’맷돌로 돌아가 보자.
위에서 말한 것처럼 ‘어처구니없는’ 맷돌은 미처 생각지도 못한 황당한 경우를 당한 맷돌이라는 말 아닌가?

그런데 ‘어처구니’가 없는 맷돌은 지금까지 황당하고 어이없는 경우의 말과는 차이가 있는 듯하다.
맷돌에서의 망손, 매손, 어이, 어처구니는 맷돌을 돌려서 보리, 콩, 팥 등을 갈아서 만든 가루인 고삭을 만들기도 하고 엿기름을 갈아서 만든 맥아분(麥芽粉 )인 골고루도 만들고 곡식의 껍질을 베낀 거피도 만들게 하는 힘의 원동력이며 모든 물건을 만들어 내기 위한 기초적 부분이다.

정말로 맷돌에서 ‘어처구니’가 없다면 어떻게 맷돌을 돌릴 것이며, 밀가루는 어떻게 만들 것이며, 두부는 어떻게 만들어 먹겠는가?

아무리 맷돌이 잘 생기고 성능이 좋다고 해도 ‘어처구니’가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그래서 ‘어처구니’는 맷돌로서의 제 기능을 발휘하기 위해 꼭 필요한 없어서는 안 될 요긴한 부분인 것이다.
‘어처구니’가 없는 맷돌을 생각하면서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에 맷돌의‘어처구니’ 와 같은 존재가 되어야 할 텐데….


신덕재 중앙치과의원 원장

신덕재 중앙치과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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