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치주과학회 소속 교수님들이 몽골을 방문하여 몽골치주과학회 회원 및 몽골 치과의사를 대상으로 치주과학에 대한 최신 이론과 술기에 대하여 강의를 했었다. 올해 구 영 부회장의 강추로 기대 반 두려움 반 동참하기로 했다. 이에 대한치주과학회 전 임원의 카톡방에 나를 포함해서 서울대학교 구 영 교수, 경희대학교 신승윤 교수가 동행하고 추석 기간 동안 방문한다는 여행 일정이 공지되었다. 왜 하필 추석기간 중이냐는 질문이 있었으나 각자의 일정을 맞추기가 어려워 할 수 없었다고 대답하면서 추석이란 명절을 맞이하여 몽골반점을 주신 조상님을 뵈러 가며 간 김에 차례도 지내고 학술교류도 할 예정이라는 아재개그를 카톡방에 올렸으나 역시나 반응은 시원치 않았다.

9월 15일 몽골 울란바토르 징기스 공항에 나의 첫발자국을 남겼다. 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 치주과학교실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한 바이아르 선생과 그녀의 남편이 지도교수였던 구 영교수와 우리를 환영해 주었다. 이번 몽골 방문에 대한 사전 공부가 전무였던 나는 몽골인들이 아직도 말을 타고 다니며 전통 가옥인 게르에서 만 살 것이라는 황당한 생각을 했었으나, 바이아르 선생에 의하면 최근 몽골에서 60개국의 정상이 참석한 아셈 회의가 개최되어 많은 현대화 및 대변화가 있었고 계속 진행되고 있다고 하였다. 과거 우리가 88올림픽을 개최하며 큰 도약과 발전이 있었던 맥락과 같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16일 울란바토르 호텔에서 양국 학회의 돈독한 관계유지를 위한 환영식이 몽골국립치과대학 치과병원장이신 어윤톨 교수의 주관으로 이루어 졌으며 이후 제5회 몽골치주학회-대한치주학회 교육워크숍이 진행되었다. 연자는 몽골국립치과대학 보존과 바이아르치밍 교수 (근관-치주 병소의 분류에 대한 강의), 단국대학교 치과대학 방사선과에서 연수를 받았다고 하는 어융터그 방사선과 교수 (치주학에서의 방사선에 대한 강의), 쿠바국립치과대학에서 몽골로 연수 온 치주과 쿠에라 교수 (생체형 및 골결손에 대한 강의), 그리고 대한치주과학회에서 온 서울대학교 구 영 (치과 임플란트를 위한 골처치에 대한 강의), 경희대학교 허 익 (치주-교정 및 심미치주수술에 대한 강의), 신승윤 (치과 임플란트를 위한 연조직 처치 및 근관-치주병소의 치료에 대한 강의) 교수였다. 강의 시 언어 소통의 문제를 걱정하였으나 기우에 불과하였다. 연세대 치과대학 교정과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한 모도 선생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약 80% 정도 한국인 인 것 같았다. 누구나 경험했겠지만 아무리 강사가 훌륭하고 강의 제목이 흥미롭다고 해도 청중이 없다면 고기 속없는 만두라고 할 수 있으며 결코 흥이 나지 않을 것이다. 자그마치 100여명이 넘는 몽골 치과의사들이 방을 가득 채워 줬던 것이다. 지금 몽골의 아침 기온은 섭씨 8도 정도로 약간은 춥게 느껴지는 데 에어컨을 틀지 않고는 강의장내의 열기를 식힐 수 없었다. 그날 저녁 오스카 몽골치주학회 회장 및 몽골국립대학 전부총장이며 현 몽골치과협회장이신 사마르사이칸, 어윤톨 치과대학장, 쿠바에서 온 쿠에라 교수 등과의 만찬을 통해 양국 학회의 우정을 다시 확인하였고 앞으로의 발전 계획에 대하여 상의하였다.

모든 학술일정을 성대히 마치고 고민없이 이태준 기념관을 가기로 결정하였다. 그 곳에서 애국열사 이태준 선생님의 숭고한 의술 봉사 및 독립 운동에 대하여 상세히 알게 되었고, 이번 학술 교류도 감히(?) 그 분의 뜻을 이어 가는 일부분이 된다고 우리끼리 간주하였다. 마지막 날 저녁은 대한치주과학회가 그 동안 우리에게 보여준 환대에 보답하고자 한식과 함께 한국 전통의 친화력 상승제인 소맥으로 일심동체가 되었다. 2017년에는 서울 K-Hotel에서 제12회 Asian Pacific Society of Periodontology 모임이 개최되기 때문에 몽골치주학회 회원 및 치과의사들의 많은 참석을 요청하였으며, 학술대회 기간 전에 몽골-한국 치주학술 워크숍을 개최하자고 구두로 협의하였다.
이로써 계획했던 모든 행사를 보람차게 끝맺고 한국으로 발길을 돌렸다.
혹시 추석 한가위 때 차례도 안 지내고 몽골에 간 거냐고 하실 분이 계실 것 같아… 추석 당일 일찍 차례를 지내고 오후 비행기로 몽골로 떠났기 때문에 조상님께도 소홀하지 않았음을 알려드린다.
허 익 경희대 치전원 치주과학교실 교수/ 대한치주과학회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