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2040년 문제와 2045년의 우리나라

2022.09.21 13:42:59

정회인 칼럼

일본 언론과 학계가 ‘2025년 문제’라고 불러온 것이 있다. 이것은 제 2차 세계 대전 종식 이후 출생한 일본의 베이비붐 세대인 단카이 세대가 모두가 후기고령자에 해당하는 만 75세에 진입하는 시기가 2025년이기 때문에 생긴 말로서, 의료와 요양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여 국민 의료비와 요양급여비가 크게 늘어나고 서비스 인력과 시설은 충분하게 공급되기 어려운 것과 같은 문제를 일컫는다.

 

그런데 2014년 마스다 히로야 전 총무상이 대표로 있는 민간단체인 일본창성회의가 발간한 일명 ‘마스다 보고서’는 2025년 문제를 넘어 2040년 문제를 이야기하였다. 현재의 인구 감소 추세가 이어진다면 2040년까지 일본의 절반에 해당하는 896개의 지방자치단체가 소멸될 수 있다고 하는 것이다. 2040년 문제는 인구 감소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경고하고 있다.

 

일본의 고령화 및 인구구조 변화로 야기되는 문제에 대해서 이치가와 등1)은 그의 저서에서 치과의 과제를 2020년 문제와 2040년 문제에 대해서 각각 정리하였다. 2020년에 대한 과제는 고령자의 치과의료이용을 높이고 치과에 내원하지 못하는 환자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다.

 

현재 치과의원 이용률은 의원 이용률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낮으며, 치과 진료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치과의원에 내원하지 못하는 고령의 환자들이 많기 때문에 이동 수단을 제공하거나 방문 진료 등을 통한 재택의료를 활성화시킬 필요성이 있다고 하였다.

 

2040년에 대한 과제는 소멸 위기에 놓인 지역을 지키고, 진료권을 넓히고, 지역포괄지원센터 등과 밀접하게 연계하여 의료적 측면 뿐 아니라 지역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다. 인구가 감소함에 따라 치과의원도 그 지역에서 인구가 더 많은 다른 지역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높지만, 가급적이면 지역에서 치과의료를 제공해줄 수 있는 의원이 되어달라는 당부로 들리기도 한다. 여기서 진료권을 넓히고 지역의 다양한 필요와 치과의원을 연계시킬 수 있는 대표적 제도로 언급하고 있는 것이 일본의 지역포괄지원센터이다.

 

일본은 2012년부터 ‘지역포괄케어시스템’이라고 불리우는 지역을 중심으로 한 요양 정책을 운영하고 있으며 중등도 이상의 요양이 필요한 상태가 되어도 생활하기 익숙한 지역에서 자신다운 생활을 인생의 마지막까지 지속하는 것이 가능하도록 지지하는 것을 목표로 발전시켜나가고 있다2). 지역포괄케어 권역은 ‘대체로 30분 이내에 달려갈 수 있는 권역을 이상적인 권역’으로 하고 있다. 이러한 지역포괄케어시스템의 핵심 기관으로서 역할하는 곳이 지역포괄지원센터로, 지역사회의 다양하고 복합적인 욕구를 가진 고령자를 지원하기 위해 요양서비스, 생활지원, 의료 등 종합적인 서비스 제공과 다양한 기능 및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간호사, 사회복지사, 주임케어매니저가 전문 지식이나 기능을 상호 활용해가며 팀으로서 활동하고 지역주민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해당 지역의 복지, 의료, 요양서비스에 대한 코디네이터 역할을 수행하며, 복지와 의료의 매우 다양한 직종이 함께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 또한 지원한다3). 이러한 체제와 더불어 일본의 치과계는 고령화 및 인구구조 변화를 대비하고자 한다.

 

지난 2021년 9월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부위원장 서형수)가 주관하고 대통령 8개 위원회가 참여하는 공동토론회에서 2019년 통계청 ‘장래인구특별추계’와 일본 내각부의 ‘고령사회백서’ 등을 바탕으로 우리나라의 고령화율이 2045년 37.0%로 일본(36.7%)을 넘어서고 이후 일본과의 격차가 더 벌어질 것으로 분석 발표한 바 있다.

 

우리나라는 일본에 2020년 문제와 2040년 문제를 2045년까지 압축적으로 경험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치과계는 지역포괄케어시스템과 더불어 지역을 지키는 치과가 되는 것을 과제로 제시하였다. 우리나라 치과계의 과제는 무엇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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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市川哲雄, 白山靖彦 (2017). 齒科がかかわる地域包括ケアシステム入門. 東京, 医歯薬出版.

2) 김경란. 김재연 (2022). 일본의 지역포괄케어시스템이 한국의 지역사회 통합요양에 대한 적용 가능성 고찰: 지역케어회의 운영을 중심으로. 세계지역연구논총, 40(2), 31-63.

3) 이진아, 한정원 (2019). 일본 지역포괄지원센터를 중심으로 한 커뮤니티 케어(community care) 고찰. 세계지역연구논총, 37(3), 145-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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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회인 연세치대 예방치과학교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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