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진을 받고 오며 마주한 불편한 현실…

2022.11.02 16:05:42

스펙트럼

결핵예방법과 결핵예방법 시행규칙에 저희 같은 의료기관 종사자는 결핵검사와 잠복결핵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지난 7월 개정된 결핵예방법 시행규칙에 의하면 결핵검사의 경우 매년 받아야 하고 잠복결핵검사는 근무하는 기관에 소속된 기간 중에 1회 받아서 결과를 제출해야 합니다. 저는 일을 시작하고 아직 이 검사를 시행하지 않아서 검사를 받으러 금쪽 같은 오프날을 쪼개어 검진기관을 방문하고 검진을 받았습니다.

 

검진기관에 확인하였더니 오전에 와야 검진이 가능하고 요즘 국가건강검진환자들이 연말로 다가오며 많이 오고 있어서 복잡하고 오래 기다려야 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침 일찍 검진기관으로 갔습니다.

 

쌀쌀해진 날씨에 차가운 아침공기를 맞으며 병원으로 향하는데 참 쉬는 날까지 이렇게 일찍 일어나서 시간을 보내야 하는지 싶었습니다.

 

검진기관인 병원에 도착하니 안내 받은 것처럼 검진환자들이 참 많았습니다. 기다리며 보니 국가검진환자 뿐 아니라 코로나 검진환자, 저와 같이 직장에서 필요한 서류를 발급받으러 온 검진환자, 이 뿐만 아니라 건강을 생각해서 예방차원에서 이런저런 검진을 받으러 온 환자 등 지금 아파서 진료를 보러 온 환자가 아닌 검진과 예방을 위해서 온 환자들이 매우 많았습니다. 한참 기다리다가 채혈하고 한참 기다리다가 의사분과 잠깐 면담하고 돌아왔습니다.

 

검진을 기다리며, 검진하고 돌아와서 의과의 트렌드는 만성질환 관리와 검진, 예방으로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어느정도 여러 언론과 주변 의사친구들을 통하여 듣고 있긴 하였지만 그래도 그동안 치과속에서만 당장 내 진료만 신경 쓰며 지내던 시간 속에 있다가 직접 오늘 다시한번 보고 오니 그 점을 더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런 점을 보며 우리 치과도 검진과 예방, 만성질환 관리 쪽으로 트렌드 변화가 있어야하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물론 건강검진에 구강검진이 있긴 하지만 이는 정말 단순한 검진, 그리고 기본적인 진단도구인 방사선검사조차 진행하지 않는 검진이 무슨 의미가 있나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의과에 비해서는 단순한 검진, 그리고 치과부분의 정말 작은 부분인 예방부분에서 아직 부족한 부분을 느낍니다. 이에 더해 이제 ‘50 임플란트’를 넘어 ‘39 임플란트’, 또 더해 이것을 넘어 이점을 치과이름으로 하며 말도 되지 않는 출혈경쟁, 그리고 공장처럼 찍어내는 치과 진료 트렌드가 환자를 넘어 우리 치과의사들에게도 좋은 일인지 의문이 듭니다.

 

각 치과의사 개인들의 양심과 윤리적인 부분에도 문제가 있을 수 있겠지요. 하지만 정책적으로 치과분야는 검진과 예방에 좀 부족한 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결국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제적 이익이 적절히 주어지지 않는다면 경제주체들은 움직이지 않을 것입니다.

 

국민과 국가를 설득하여 질병이 일어나고 그것을 치료하는 것이 아닌 이를 검진하여 초기에 잡고, 관리하며 큰 질환으로 진행되지 않도록 하고, 그것을 예방하는 것을 강조하고 이런 곳에 투자할 수 있도록 나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치과 질환도 만성적인 관리가 필요한 질환이 있고 예방이 중요한 것은 의과 질환과 마찬가지 일 것입니다. 답보상태와 과당경쟁에 빠진 치과계에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보았습니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김상혁 치과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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