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엄, 탄핵, 트럼프 관세 등등 국내외로 요즘 시국이 혼란스럽고 공포스럽기까지 합니다.
정치, 경제, 사회뿐만 아니라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더해져서 우리 같은 일반 국민들은 불확실한 미래를 걱정하며 하루하루를 살고 있습니다. 정치얘기는 관점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언급하기가 부적절하기도 하고, 먹고 사는 문제가 더 중요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때문에 세계경제가 요동치고 있습니다. 관세의 목적은 “이제 미국에다가 물건을 팔고 싶으면 해외에서 생산해서 수출하지 말고 미국에다가 공장 짓고 직접생산해서 팔아라”는 뜻입니다. 미국 내 일자리 창출과 무역적자를 줄이려는 의도이죠.
특히 대통령 선거에서 내륙지역의 제조업 노동자들의 지지를 받았던 그로서는 당연한 행보일수 있습니다. 초강대국 미국의 갑질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국익을 생각하는 쪽에서는 쌍수를 들고 환영합니다. 영국, 프랑스, 일본 제국주의 후에 세계의 패권을 거머쥔 미국은 제국주의를 표방하지는 않지만 자타공인 세계최고의 패권국입니다.
브레턴우즈협정, IMF, 세계은행,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 협정, UN 등 국제질서를 회복하고 통치하는 발상은 이전에 제국주의와는 다른 면모를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이타적 동기로 이러한 미국주도의 질서체제를 세웠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평가했습니다. 간단히 요약하면 “안보를 확립하는 것 외에 상품을 팔 시장을 개척하고 선박이 다닐 항로를 확보하고 공장과 자동차를 위해 석유가 꾸준히 흘러 들어갈 수 있도록 할 수 있었다. 미국의 행동은 스스로 공언한 민주주의, 자결 인권의 이상과 종종 모순되었다. 그럼에도 역사상 어느 초강대국도 범접하지 못할 수준으로 미국은 국제적 법률, 규칙, 규범에 스스로 구속되는 길을 선택했다.”
그동안 무소불위의 힘을 휘두르는 독재자의 면모도 갖고 있지만 해결사로서 세계경찰로서의 역할도 미국만이 가능한 역할이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는 미국이 제국주의의 길을 가면 안 된다고 주장해서 대통령에 당선되었습니다.
미 국방부에 공유한 새 지침서에 중국의 대만침공 저지, 미 본토 방어 등을 최우선으로 전환했다고 합니다. 동시에 동맹국에는 북한 등의 위협을 억제하는 역할을 대부분 맡기기 위해 방위비 증액을 압박할 것이라는 내용이 WP에 보도되었습니다. 이러한 초강대국 미국이 자국의 국익을 위해 해결사의 역할을 포기한다면 다른 고만 고만한 국가들의 치열한 세력 다툼은 불을 보듯 뻔하다고 생각합니다. 규칙보다는 자국의 이익을 위해 기존질서를 무시하고 행동하게 되는 것이죠. 세계질서가 무너지면 우리 같은 힘없는 국가들에게는 더욱 어려운 국제 정세가 될 것입니다.
이러한 불확실한 국제 정세에 더해서 경제적으로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치과계도 예외는 아니어서 IMF나 코로나 때보다도 몇 배 더 힘들다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리고 있습니다. 폐업치과 얘기도 심심찮게 들리고 있구요.
이런 우울한 소식중 세계 최빈국 부탄이 세계 4위 비트코인 보유국이라는 기사는 사람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줄듯 합니다. 세계 최빈국이지만 행복지수 1위 부탄은 과거 행복지수 1위이지 현재는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1972년 부탄은 국민총행복(GNH)정책을 시작한 이후 행복청을 신설할 정도로 행복을 국가 최상위 가치로 설정하였습니다.
과거 영국 런던의 민간기관, 2011년 갤럽이 실시한 세계 주관적 행동도 설문 조사에서 1위를 기록했으나 2019년 조사에서는 95위로 추락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SNS의 발달이라고 합니다. 인터넷을 접한 부탄 국민들은 타국과 비교하며 빈곤을 알게 되면서 행복지수가 추락한 것으로 추측됩니다.
게다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관광수입까지 줄면서 이러한 경제적 어려움이 더해졌습니다. 이를 극복하고자 부탄왕실에서 히말라야 산맥에서 흐르는 물을 이용한 풍부한 수력발전을 통하여 남는 전기를 활용해 국영기업까지 비트코인 채굴에 뛰어들었다고 합니다. 현재는 비트코인 평가액이 국민GDP 30프로에 이르는 기염을 토하고 있습니다. 포브스의 조사에 따르면 부탄 정부는 2025년 까지 채굴용량을 6배로 늘릴 계획이라고 합니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폭등하면서 항상 을의 위치에 있던 부탄이 갑의 위치로 전환되는 순간입니다.
인생사 새옹지마인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갑과 을은 언제든 바뀔 수 있습니다. 갑이 을이 될 수 있고, 을이 갑이 될 수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 상황에서나 쓸 수 있는 “적성국 국민법”이라는 200년 넘은 법을 적용해 멕시코 등 불법이민자들을 추방하고 있습니다. 갑의 위치에서 자국의 이익을 위한 어쩔 수 없는 행동이란 생각은 들지만 그동안에 미국은 인권을 중시하는 포용적인 정책도 많이 펼친 터라 트럼프의 이런 정책에 대해 세계 언론은 비판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북반구가 얼어붙는 상황의 톰 크루즈 주연 재난영화 “투마로우”에서 미국인이 남쪽으로 무조건 피난해야 하는 상황이 나옵니다. 멕시코에서 미국인의 난민 유입을 거절하다가 부채탕감으로 미국인의 난민유입을 허용한다는 영화 내용은 트럼프의 불법이민자 추방 및 국경봉쇄 등의 사건과 절묘하게 오버 랩 됩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주변국이 중심국을 무너뜨리는 반복의 역사입니다. 한 번의 예외도 없습니다. 갑의 위치에 있을 때 갑질을 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이죠. 갑의 위치에 있을 때 을의 행동을 하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요.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얘기는 자리가 사람의 능력을 업그레이드 하게 한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자리가 사람을 권위적이고 갑의 위치에서 갑질을 할 수 있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있는 현명한 사람이라면 자기를 항상 낮은 자리로 가져갑니다. 일희일비 하지 않는 새옹지마의 의미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죠.
잘나갈 때 자만하지 않고, 갑질하지 않고, 힘들고 어려울 때 좌절하지 않고 포기 하지 않는 마음에서 지혜가 잉태된다고 생각합니다. 갑의 위치에서 갑질하지 않는 갑이 많은 사회는 포용의 성공방정식을 갖고 있는 사회라 생각합니다. 어려울수록 베풀고, 을의 입장에서 생각할 수 있는 여유가, 긴 호흡을 통해 큰 사회를 이룰 수 있는 밑바탕이라 생각합니다.
동트기전이 가장 어둡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현재의 어둡고 힘든 시국이, 동트기전이 될지 해진후의 암흑이 될지는 우리 모두의 숙제로 남겨지겠지만, 적어도 상대방을 배려하는 사회, 을을 존중하는 사회는 찬란히 떠오르는 태양의 한편에 따스하게 자리 잡고 있지 않을까요?
농부의 모자를 벗기는 건 강한 바람이 아니라 태양의 따듯함이라는 교훈이 새삼스레 떠올려지는 초봄의 여유로운 저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