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대세” 원장 이름 내건 치과…추억 속으로

  • 등록 2025.07.23 20:5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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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80년대 전성시대, 90년대부터 하락세, 올해 1.4% 그쳐
치과 이름 시대 따라 다변화, 환자 신뢰 구축 ‘긍정’ 시각도


한때 ‘홍길동치과의원’처럼 원장의 이름을 전면에 내세운 치과가 전국 곳곳에서 쉽게 눈에 띄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해가 갈수록 이른바 ‘이름형 치과’는 개원가에서 점차 추억의 이름이 돼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가 전국의 지자체 인허가 데이터를 토대로 현재 영업 중인 ‘이름형 치과’를 분석한 결과, 1970~80년대는 ▲1975~79년 47.4% ▲1980~84년 44.9% ▲1985~89년 42.4%로 이들의 ‘전성시대’였다.


그러나 90년대에 들어서며 ▲1990~94년 35.9% ▲1995~99년 22.2% 등으로 꺾이기 시작했고, 2000년대에는 ▲2005~09년 7.1% ▲2010~14년 6.24% ▲2015~19년 4.9% ▲2020~24년 4.3% 등으로 그 비율이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2025년 개원한 치과 기준으로는 단 1.4%만이 치과에 원장 이름을 내걸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치과 이름이 시대 흐름에 따라 자연스레 변모하고 있는 것인데, 최근에는 브랜딩 중심의 개원 전략이 확산하면서 진료 철학이나 진료 범위, 감성 키워드를 반영한 ‘컨셉형 네이밍’이 보다 널리 쓰이고 있다.


반면, 치과 이름에 원장의 실명을 포함할 경우는 일부 개원의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거나, 경영 전략상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또 공동개원, 진료 특화, 협진 등 개원 모델이 다양해졌고, 특정 인물의 이름이 간판에 들어갈 경우 향후 양도·양수 등에서 제약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작명 과정에서 망설이는 요소로 꼽힌다.


치과경영전문가인 정기춘 원장(일산뉴욕탑치과)은 “임플란트 등을 암시하는 네이밍이 소비자에게 더 직접적으로 작용하는 시대적 트렌드가 반영되고 있다”며 “실명을 간판에 내거는 경우 의료인이 과감히 책임을 지겠다는 의미이기도 하나, 그만큼 부담을 느끼는 경우도 있어 최근에는 다소 기피되는 경향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러한 최근 흐름 속에서도 이름을 당당히 내건 개원의도 여전히 존재한다.

 

올해 3월 서울 구로구에 개원한 정원창 원장(정원창치과)은 “이름을 내걸면 스스로 더 책임감을 갖게 되고, 환자 입장에서도 신뢰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또 일평생 서울 공릉동 주민의 주치의로 헌신한 부친(故최병기 원장)의 유지를 이어받아 개원 3년 차에 접어든 최영균 원장(CBK최영균치과)도 “환자와 직접 마주하는 만큼, 나를 믿고 오는 환자와의 신뢰를 분명히 하고자 했다”며 “또 진료 철학을 그대로 담아낼 수 있다는 점에서 자연스러운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치과 작명에도 유행은 존재하지만, 환자와의 신뢰 구축을 바탕으로 한 작명 철학은 그 명맥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정기춘 원장은 “치과는 결국 이름 때문에 유명해지는 게 아닌, 유명해지면 이름이 잘 알려지게 되는 것”이라며 “진료 철학이 반영된 이름이나 과감히 역발상으로 본인의 이름을 내거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개원 50년 차에 접어든 서울 동작구의 안정모 원장(안정모치과)은 “예전에는 자신의 이름을 간판에 내거는 게 자연스러웠고, 오랜 환자와 신뢰를 이어가는 데에도 도움이 됐다”며 “최근 다양한 형태의 치과 이름이 환자 입장에서 혼란스러울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 물론 자신의 이름이 드러날 경우 부담도 있지만, 의료인으로서 자부심과 책임감을 갖고 내 이름을 걸고 진료하는 자세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최상관 기자 skchoi@dailydent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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