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가 진료비 모니터링? “비급여 정보 방치 안 돼”

  • 등록 2025.07.23 20:52:43
크게보기

심평원 등 정부 자료 제공 내세워 신뢰 악용
최저가 위주 경쟁 유도, 제재 필요 한목소리


“더 이상 비급여 진료비용 정보 악용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 이제 온라인 플랫폼은 가격 경쟁 유도를 넘어, 의료기관의 진료비용까지 통제한다고 공공연히 나서고 있다.”


최근 온라인 의료 정보 플랫폼의 영업 행태를 두고 한 치과 개원의가 터뜨린 공분의 목소리다. 정부의 비급여 진료비용 보고 및 공개 제도가 의원급 의료기관까지 확대되고 2년 차를 맞이한 현재, 플랫폼 기업의 정보 악용을 더 이상 좌시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치과계 안팎에서 재점화하고 있다.


# 오픈 API 정보 민간 제공 제재해야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이 문제의 핵심 중 하나로 지목하는 것은 정부 수집 정보 제공 실태다.


현재 정부 기관은 오픈(OPEN) API를 통해 민간기업에 다양한 정보를 제공 중인데, 여기에는 심평원이 구축하고 있는 비급여 진료비용 정보도 일부 포함돼 있다. 오픈 API란 누구나 특정 서비스의 기능을 외부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공개된 인터페이스다. 즉, 일부 비급여 정보를 기업이 자사 프로그램에 연동할 수 있도록 심평원이 빗장을 열어놓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현재 운영 중인 의료 정보 플랫폼의 상당수는 오픈 API를 적극 활용하고 있으며, 또 일부는 의료기관 정보 출처를 심평원이라고 명시함으로써 대중으로 하여금 서비스를 직·간접적으로 신뢰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제도의 취지에도 맞지 않을뿐더러, 의료기관 간 경쟁을 부추기는 실책이라는 비판이다. 비급여 진료비용 등의 보고 및 공개에 관한 기준 제10조(공개범위 등) 4항에 따르면 해당 자료 공개 창구는 심평원과 건보공단 인터넷 홈페이지로 정하고 있다.


때문에 치협은 지난 2024년 손해배상청구에 나서기도 했다. 해당 소송은 현재도 이어지고 있다. 이를 진행 중인 신인식 전 치협 법제이사는 “비급여 진료비용 공개 및 보고 제도에 치과가 참여한 것은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한다는 취지에 따른 것”이라며 “그런데 심평원은 해당 정보를 가져간 뒤 적확한 제재나 보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때문에 민간기업이 무차별적으로 정보를 긁어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지금 진행 중인 소송의 핵심은 단순한 손해배상 여부가 아니라, 정부와 기관이 정보 보호에 관한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법률적 상징을 세우는 것”이라며 “또 치과계가 데이터 관리 문제를 지켜보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정부가 제재 조치에 나서도록 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 진료비 위주 플랫폼 행태 ‘점입가경’
이 같은 치과계의 노력에 일부 플랫폼 업체에서는 가격 정보를 비공개로 전환하는 등 자정 작용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오히려 실태가 악화하는 모습도 포착된다.


일례로 현재 운영되는 A플랫폼의 경우, 최근 입점 의료기관의 진료비용 모니터링까지 실시 중이라는 홍보에 돌입했다. 뿐만 아니라 입점 병·의원이 공개한 진료비용이 타 플랫폼보다 저렴하지 않으면 게시를 중지한다는 압박성 문구까지 버젓이 내걸었다.


해당 플랫폼의 다운로드 수는 50만 이상으로 대중의 인식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당할 것으로 짐작된다.


또 다른 B플랫폼 역시 가격 경쟁을 노골적으로 유도 중이다. 해당 플랫폼은 지역 의료기관을 순위화하는 동시에 가격 정보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이는 환자로 하여금 진료비 위주로 의료기관을 선택하도록 의도하는 방식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서울에서 개원 중인 한 치과 원장은 “비급여 진료비용 정보를 민간 플랫폼 기업이 더 이상 악용하도록 내버려둬서는 안 된다”며 “지금부터라도 정부가 이들 기업을 적절히 제재할 수 있는 대응책 마련에 나서줬으면 한다”고 우려했다.

천민제 기자 mjreport@dailydental.co.kr
Copyright @2013 치의신보 Corp. All rights reserved.



주소 : 서울시 성동구 광나루로 257(송정동) 대한치과의사협회 회관 3층 | 등록번호 : 서울, 아52234 | 등록일자 : 2019.03.25 | 발행인 박태근 | 편집인 이석초 대표전화 : 02-2024-9200 | FAX : 02-468-4653 | 편집국 02-2024-9210 | 광고관리국 02-2024-9290 | Copyright © 치의신보.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