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몇 달 후면 지방선거를 한다. 치과계도 이제 1달 이후이면 선거를 한다. 우리는 이러한 선거를 매번 치르면서 ‘이번만큼은’ 하는 기대를 한다. 깨끗한 선거, 공정한 선거, 정의로운 선거, 아름다운 선거. 그러나 우리는 매번 실망한다. 혼탁한 선거, 마타도어가 극을 달리는 선거, 거짓과 허위로 투표권자의 눈과 귀를 멀게 하는 선거, 심지어 이전투구(泥田鬪狗)의 선거라고 말하며 개탄해 한다.
정치권이야 워낙 그런 세상이다 보니 그런가 보다 한다. 이제 국민들은 그러려니 하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 높은 벼슬아치들의 싸움이겠거니 하며 국민들 시선에서는 못마땅해도 변하지 않는 그들만의 정치세계와 우리의 팍팍한 삶 간의 차이에서 괴리감마저 느끼게 되어 체념하고 산다.
그러나 막상 우리와 가장 끈끈한 동지애적 사명을 가지고 있는 단체의 선거에서는 그런 생각보다 어떻게든 정치권과는 차별이 되는 가장 신선하고 깨끗한 선거를 원하고 이를 포기하지 않고 매번 기대한다. 바로 우리 치과계의 삶이 직결되어 있기 때문이며 우리 치과계의 미래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는 말이다. 제발 이번만큼은 잡음 없는 선거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사실 매번 선거운동철이 오면 실제 하나밖에 없는 수장 자리를 위해 달리는 후보들의 결기어린 호소들을 듣게 된다. 그들의 실제 속마음이 어떨지 모르지만 일단 후보 모두는 출마변에서 이런 말을 한다. “회원들을 위한 종복이 되겠습니다.” 물론 이 말은 정치권도 수도 없이 해대는 말이긴 해도 적어도 치과의사라는 공동체에서의 이 말은 그야말로 종복이 되어야 하는 절대약속과 같은 말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간의 선거 과정에서 보여주는 후보들 간의 암투를 보면 ‘종복’이 되고자 하는 숭고한 뜻은 승부욕으로 사라지는 것 같았다. 동지적 관계에 있는 후보들 간에 저래도 되는 것인가 하는 우려를 넘어 심지어 서로 앙숙으로 변하는 경우를 수없이 보아왔는데, 과연 그 정도 인간관계를 끊어서라도 협회장이나 시도지부 회장 자리를 차지했어야 하는 것인지 사실 일개 회원인 필자의 입장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러기에 이렇게 후보들 간에서조차 앙숙이 되는 현실속에서 그들이 구호처럼 외치는 “회원을 위한 종복”이라는 약속은 그저 공허할 때가 많았다.
이러한 현상은 그 어느 때보다 십수년 전부터 심해져 온 것으로 알고 있다. 심지어 전혀 있지도 않은 비리를 허위로 만들어 평소 동지적 관계였던 후보를 공격하는 일도 비일비재해져 갔다. 이는 피해 후보 개인적인 차원을 떠나 치과계 전체에 끼치는 영향이 매우 크기에 이번 선거 때부터라도 반드시 근절해야 할 1순위 원칙이 돼야 할 것이다.
물론 어떤 사안들은 사실관계를 착각하거나 판단오류에서 일어난 문제일 수도 있기에 추후 시시비비를 가려서 판단할 수밖에 없는 부득이한 경우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명백하게 허위조작한 일임을 스스로 알면서도 조작한 일로 인해 특정 후보를 낙선시킨 일도 있었을 것이다. 필자는 과거 허위조작을 해 온 사실이 있었다면 언젠가 반드시 그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것이 정의이고 그런 정의가 이뤄져야 치과계의 미래가 밝아지기 때문이다.
‘회원들을 위한 종복’의 자리는 벼슬을 얻는 자리가 아니다. 3만여 치과의사들의 권익을 사수하고 그들의 의사를 대변하는 자리다. 3년이 지나면 내려와야 할 자리다. 결코 긴 시간이 아니다. 내려올 시간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하는 자리다. 그러기에 시작부터 오점이 있어서는 안 된다. 그러려면 그 시작점인 선거부터 깨끗하게 치러야 한다.
더 이상의 기만과 허위에 의한 마타도어 등 이전투구가 난발해서는 안 된다. 치과의사로서 개원할 때의 마음가짐처럼 순수한 초심을 잃지 않는 선거가 되길 진심으로 바랄 뿐이다.
공정하지 않은 선거는 패자에겐 낙마의 아픔을 주지만 승자에게는 오욕의 역사를 만들 뿐이다. 마키아벨리즘적 사고인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 한다’는 망상은 버려야 할 것이다. 정의롭지 않은 방법으로 얻은 결과는 결코 정당하지 않다는 점을 포스트 100년을 시작하는 이번 후보들에게 전해 주고 싶다.
선거 과정에서 정당성을 잃는다면 그 선거 결과로는 치과계 미래가 있을 수 없다. 이번 선거가 치과계 품격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후보 모두 다 함께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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