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구강검진 수검률이 27% 수준에 머무는 가운데 치협이 국가구강검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구강검진 의무화와 파노라마 촬영 도입 필요성을 국회에서 제기했다.
‘국민구강검진 의무화 및 구강검진 강화를 위한 파노라마 촬영 도입’ 국회토론회가 지난 5일 국회의원회관 제5간담회실에서 열렸다.
치협과 건강수명5080국민운동본부가 공동 주관, 안상훈 국민의힘 의원이 주최한 이날 토론회에서는 현행 국가구강검진이 문진·시진 중심에 머물러 실제 질환 발견과 치료 연계에 한계가 있다는 문제의식이 집중 제기됐다.
이수구 스마일재단 이사장은 축사에서 “예방 중심의 관리 체계가 정교하게 작동하지 못할 때, 그 부담은 결국 치료 단계와 재정 지출 단계에서 더욱 크게 나타나게 된다. 건강수명 관점에서 구강을 바라보는 체계로의 전환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힘줘 말했다.
임지준 건강수명5080국민운동본부 이사장은 “건강수명은 늘리고, 돌봄 지출은 늦추고, 건강보험 재정은 튼튼하게 만드는 길. 그 시작은 국가구강검진의 실질적 강화”라고 강조했다.
발제에 나선 최항문 강원대학교 치과대학 교수는 구강질환의 현황과 함께 국가구강검진의 구조적 한계를 짚었다.
최 교수에 따르면 2023년 일반 구강검진 수검률은 27% 수준으로, 의과 일반검진 수검률(75%)에 비해 현저히 낮다. 하지만 치주질환은 외래 다빈도 상병 1위를 지속하고 있으며, 2024년 치주질환 내원 환자는 약 1960만 명, 진료비는 약 2조5000억 원 규모에 이르는 것으로 제시됐다.
최 교수는 낮은 수검률의 배경으로 법적 의무성 부재, 시진 위주 검진에 따른 실효성 부족 인식, 시각적 진단 근거 부재를 제시했다.
최 교수는 “치과에 가면 보통 방사선 사진을 찍으면서 진단을 시작하는데, 국가구강검진은 시진만 하니 수검자 입장에서는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느낄 수밖에 없다”며 “파노라마를 검진에 단계적으로 추가하면 치주질환, 인접면 우식, 매복치, 낭종 등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병변을 보완하고 조기 치료를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 “시진 한계…검진·예방서비스 결합 필요”
홍수연 치협 부회장을 좌장으로 진행된 패널토론에는 류재인 경희치대 교수, 노진원 연세대 보건행정학부 교수, 박주현 한국노총 차장, 고 영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검진실장, 오경원 질병관리청 건강영양조사분석과장, 변루나 보건복지부 구강정책과장 등 학계, 노동계, 정부 관계자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패널토론에서는 구강검진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데 대체로 공감대가 형성됐다. 다만 접근 방식에서는 다소 차이를 보였다.
류재인 교수는 현행 제도상 사업주가 일반 건강검진을 실시하지 않으면 과태료를 물지만, 구강검진은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상 의무 항목에서 빠져 있어 사실상 필수검진으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고 짚었다.
또 전체 건강검진 비용 3만3780원 중 구강검진비는 8300원 수준에 불과하고, 장애인 구강검진에는 별도의 안전편의관리비도 없어 접근성 측면의 보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류 교수는 “구강검진만 단독으로 받게 하기보다 검진과 예방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는 방향이 필요하다. 현재 시행 중인 아동치과주치의 시범사업처럼 검진·예방서비스 결합 모델을 확대해야 한다”며 “파노라마 등 영상 기반 진단 역시 활용 가능성이 있지만, 전 연령대에서 이용률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형태로 설계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노진원 교수는 정책 추진 시 고려할 쟁점으로 비용 대비 효과성, 과잉진단 가능성, 지역 간 접근성 격차 해소를 함께 제시했다. 박주현 차장은 국가검진 비용 증가를 고려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정부는 구강검진 강화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파노라마 촬영의 국가검진 도입에는 신중론을 폈다.
고 영 실장은 “타깃 질환의 명확성, 조기 발견의 효과성, 치료 가능성, 국민 수용성, 비용 대비 효과성 등을 충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오경원 과장은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구강 시진 참여율은 91%인 반면 파노라마 촬영 참여율은 19% 수준에 머물렀다”며 “파노라마의 의미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참여율 제고 측면에서 고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변루나 과장은 “우선 방어해야 할 부분은 비용 대비 효과성이다. 근거자료 확보, 시범사업, 방사선 피폭 우려 대비, 국민 인식 개선이 함께 가야 한다”며 “단순히 파노라마 도입만 강조하면 이익적 측면으로 받아들여질 여지도 있다. 아동치과주치의 사업 등 다른 구강검진, 예방서비스에도 치과계의 적극적인 참여가 병행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홍수연 부회장은 “국가구강검진이 공공 의제로 올라가야 한다”며 “수검률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으니 국가구강검진을 공공의제로 강조해 달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