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태석 교수의 임상강좌
재근관치료와 관련된 고려사항
임상의들이 개원가에서 많이 부딪히게 되는 고민거리 중 하나는 재근관치료에 대한 것일 것이다.
앞으로 5회에 걸쳐서 재근관치료와 관련된 고려사항, 임상팁, 그리고 case를 보면서 어떻게 하면 재근관치료를 좀더 쉽고, 효과적으로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해 보기로 하겠다. 향후 5회분량의 연재의 주제는 다음과 같다.
1) 재근관치료와 관련된 전반적 고려사항
2) 비외과적 근관치료와 외과적 근관치료
3) 기구파절 (instrument separation)과 관련된 재근관치료시 고려사항
4) 포스트 및 치근천공과 관련된 재근관치료시 고려사항
5) 외과적 재근관치료와 관련된 고려사항
오늘의 주제는 재관관치료와 관련된 전반적 고려사항이다. 대부분 재근관치료라 하면 첫번째 근관치료가 실패했다는 것을 의미하게 되므로 재근관치료를 담당하게 된 임상의는 부담을 가지게 되는 것도 당연하다. “첫번째 근관치료가 실패했는데, 내가 재근관치료를 해서 성공할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도 들 수 있다. 하지만 재근관치료의 성공률이 매우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리 주눅이 들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근관치료의 성공의 판단기준은 무엇일까?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기준을 들 수 있다. (그림 1)
아래의 임상증례에서처럼, 치근단 방사선 투과상이 없어지거나, 크기가 작아지며, 환자의 증상이 없는 경우 근관치료가 성공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림 2)
그런데, 임상에서 치료가 잘 되고 증상도 없이 편안하게 마쳤던 증례에서, 간혹 환자들이 몇 년후에 근관치료를 받은 치아에 다시 치근단 병소가 생겨서 내원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런 경우, 내 근관치료가 미흡해서 실패한 것인지, 아니면 다른 원인에 의해 문제가 생긴 것인지 의아할 때가 많다. 이에 대해서 어떤 연구는 근관치료후 4-5년 이전에 근관치료한 치아에 문제가 생겨서 내원하는 경우는 True endodontic failure로, 4-5년 이후에 문제가 생겨서 내원하는 경우는 이전 근관치료의 실패가 아닌 new disease로 간주해야 한다는 견해를 피력하기도 하였다.
우리가 근관 재치료시에 또 하나 꼭 염두에 두어야 하는 것은 vertical root fracture이다. 한국 사람들이 단단한고 질긴 음식을 좋아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고, 임상에서 vertical root fracture를 생각보다 많이 보게 된다. 다음의 증례는 근관치료를 시행했던 치아에서 치근단 방사선 투과상이 커지는 소견과 함께 저작시의 통증이 증가하여 intentional implantation을 염두에 두고 발치했던 case였는데 역시 치근에 명확한 파절선이 발견되어 발치한 증례이다. (그림 3)
그렇다면 근관치료의 성공율은 얼마나 될까? 최근에 와서 전동형 NiTi 파일의 사용 및 전자근관장 측정기의 사용 등 근관치료 기구의 발전에 힘입어서 근관치료의 성공률은 크게 높아져 현재 90%를 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위의 표(그림 4)는 여러 연구자들이 보고한 근관치료의 성공률로서 다소의 차이는 있지만, 80% 후반에서 90% 초반의 성공률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근관치료의 실패는 존재하며, 실패율은 대부분 10% 내외로 보고되고 있는데, 근관치료의 실패원인은 우리가 치과대학에서 배운 것처럼, 불완전한 괴사 치수조직의 제거, 불완전한 근관의 멸균, 불완전한 근관계의 충전, 근단공 밖으로 빠져나간 debris, 세척액 또는 소독약의 자극, 근관내 기구파절, 치근파절, 부적절한 증례의 선택 등이 될 수 있다. (그림 5)
그렇다면, 근관치료의 실패시 우리는 차선책으로 어떤 방법들을 사용할 수 있을까? 근관치료가 실패했다면, 발치 하지 않는 이상, 근관의 재치료를 필요로 하게 될 것인데, 근관이 재치료는 크게 비외과적 재근관치료와 외과적 재근관치료로 나눌 수 있다. 증례에 따라 외과적 재근관치료와 비외과적 재근관치료의 적응증이 따로 있지만, 최근에 외과적 재근관치료를 대체할 여러 술식들과 기구들이 개발되어 비외과적 재근관치료의 성공율이 많이 증가되었음을 고려할 때 비외과적 재치료가 첫번째로 고려되어야 하겠고, 비외과적 재근관치료가 불가능한 경우에 외과적 재근관치료로 접근하는 방법이 고려되어야 하겠다.
여기서 우리가 많이 고민하게 되는 또하나의 골치아픈 문제를 생각해 보아야 하겠다. 어떤 치아를 재근관치료를 할 때, “이 치아를 재근관치료해서 얼마나 증상이 나아질까? 그리고 재근관치료 했을 때 얼마나 오래쓸 수 있을까? 차라리 발치를 하는 것이 더 명확한 치료계획은 아닐까?” 근관치료를 하는 치과의사라면 누구나 이런 고민을 하게 될 것이다. 발치 또는 근관재치료를 결정하게 하는 고려사항은 일반적으로 적어도 50% 이상의 성공적인 예후를 기대할 수 있는지, 그리고 환자가 원하는지, 전략적으로 중요한 치아인지 등이 될 것이다. (그림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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