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trum] 야구란 무엇인가

  • 등록 2012.04.2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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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trum

야구란 무엇인가


레너드 코페트(1925~2003)는 미국의 저명한 야구기자로, 1940년대부터 60여년간 활동하면서 20세기 미국 스포츠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언론인으로 평가되고 있다. 통찰력있는 기사와 성실한 취재, 많은 강연활동이 그를 야구인 최고의 영예인 ‘야구 명예의 전당’에 헌액될 정도의 역대 최고 야구기자로 만들었지만, 가장 중요한 점은 그 무엇보다도 위대한 한권의 책을 썼기 때문이다. 그 책은 저 유명한 ‘야구란 무엇인가-The Thinking Man’s guide to Baseball’이다.


이 책은 야구팬이 프로야구를 이해하고 야구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기본요소들을 ‘1부-야구의 현장’, ‘2부-막후에서 벌어지는일’이라는 대주제 아래 모두 망라한다. 즉 타격과 피칭에서부터 심판, 미디어, 통계, 선수노조, 에이전트와 같은 요소들의 본질과 역사를 실감나게 통찰하고 있다. 그리고 3부 ‘위대한 야구’라는 대주제 아래 야구가 정교하고 과학적이면서도 의외성의 재미가 있으며, 임팩트와 꾸준함이 상존하고, 공포와 재미가 결합한 위대한 스포츠라는 것을 증명해냈다.


이 책의 서문에서 레너드 코페트는 자신의 야구에 대한 애정을 다음과 같이 풀어쓰고 있다. (여기서 ‘야구’를 ‘치의학’으로 바꾸어 읽으면 놀랍게도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다.)


‘나는 야구가 ‘과학’이 아닌 ‘예술’이라고 생각한다. 과학은 자연의 법칙이며 불확실한 인간적인 요소가 끼어들 여지가 없다. 어떤 법칙에 어떤 요소를 대입하면 언제나 똑같은 결과가 나타난다. 그러나 예술은 어떤 결실을 맺기 까지 직관과 의지가 덧붙여 진다. 여기에도 어떤 원리와 원칙이라는 게 전혀 없지는 않겠지만 당사자의 의지나 능력에 따라 결과는 천양지차로 나타난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우수한 선수나 감독일지라도 눈에는 완성을 향해 정진하는 예술가로 보일 뿐이다.’


야구가 정말로 위대하기 때문에 코페트가 ‘야구는 위대하다’고 한 것이 아니다. ‘야구는 위대하다’고 코페트가 말하고 증명하고 나서야 야구는 예술이 되었고, 위대해졌다. 그래서 코페트는 아직도 모든 야구인들로부터 위대한 야구인으로 추앙받는다.


치과의사 스스로 치과의사를 폄하하고 치의학을 예술에서 기술로, 장사로 끌어내리려는 불온한 시도들이 있다. 동료들을 비난하는 것을 넘어서 스스로의 가치를 깎아내리는 일들이 서글프다. 치과의사가 생물학적, 물리학적, 재료학적인 모든 과학을 배경으로 수많은 연습과 수련을 통해 치료능력을 연마해서 직관과 의지를 더해 치료하지 않는다면 레진은 그냥 플라스틱덩어리이고, 임플랜트는 한낱 쇳조각일 뿐이다. 치과 비보험수가 가격비교 사이트를 만들어서 운영하겠다는 몰상식한 정책이 함부로 말해져서는 안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금 우리나라 치과계와 치의학에도 코페트처럼 ‘치의학은 모든 과학과 미학이 숙련된 치과의사의 의지와 손끝을 통해 이루어지는 예술’이라는 것을 증명해줄 사람이 필요하다. 치의학을 위대하게 만들어줄 ‘치의학이란 무엇인가’를, 코페트를 기대한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김 진 구
김창집치과의원 원장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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