齒&通
유디치과 앞 피켓시위 “무혐의”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 은평구에 개원하고 있는 전용찬(연세치대 90졸)이라고 합니다. 작년 8월말 유디치과 은평점 앞에서의 은평구치과의사회 피켓시위 때문에, 유디치과 김종훈이 그때 당시 은평구회장인 저와 이재윤 총무이사, 그리고 성명불상의 약 20여명의 은평구 회원들을 명예훼손, 업무방해, 의료법 위반 등 3가지 건으로 2012년 2월 24일에 고소했습니다. 그 이후 저는 이번 고소건의 주피고소인으로서 서부경찰서 조사, 서부지검 형사조정, 서부지검 검찰조사 등 일련의 조사를 받았고, 드디어 서부지검에서 위의 고소건에 대해 혐의없음 통지서가 와서 기쁘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이 글을 씁니다.
작년 여름 MBC PD수첩 방송 이후 저희 은평구치과의사회에서는 과잉진료, 비의료인의 진단과 치료계획 수립, 불법위임진료, 발암물질 베릴륨 사용 등등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유디의 폐해를 의료인으로서 더 이상 그냥 두고 볼 수 만은 없어서, 긴급 회장단 회의와 긴급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 2011년 8월 22일(월) 부터 26일(금)까지 5일간 점심시간에 관내 유디치과 은평점 앞에서 피켓시위를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집회 3일전 적법하게 은평경찰서에 집회신고를 했고, 혹시라도 있을 물리적 충돌이나 불상사를 예방하기 위해 은평경찰서에서 시위기간 5일 내내 출동해 집회상황을 체크했습니다.
은평 유디치과 앞에서 5일간 시위
지난해 8월 22일(월)부터 26일(금)까지 5일간 계속된 유디앞 시위에는 매일 25명 정도의 은평구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했습니다. 현직 이사들이나 젊은 회원들만 참여한 것이 아니라, 저 보다 먼저 은평구회장을 역임하신 김지호, 정해원, 정세용, 김종수 선배님 등 여러분의 역대 은평구 회장님들도 직접 나오셔서 회원들과 함께 시위에 참여하시면서,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원로선배 치과의사상을 몸소 보여주셨습니다. 특히 시위 마지막 날인 8월 26일에는 서울지부 정철민 회장님께서도 직접 시위현장에 찾아 오셔서 저희를 격려해 주시고, 뙤약볕 아래에서 저희들과 같이 피켓을 들고 동참해 주셨으며, 마지막 날 시위에 나온 30여명의 우리 은평구 회원들 점심식사까지 개인사비로 사주셨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금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전국 최초의 은평구회 시위소식은 치과계 언론을 통해 알려져서, 서울시 타 구회 뿐만 아니라 불법네트워크치과 척결을 염원하는 이 땅의 여러 치과의사 선생님들의 전국적인 시위의 불쏘시개가 됐던 것은 지금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몇 개월이 흘러 2012년 3월 2일 서부경찰서에서 한통의 전화가 왔습니다. “전용찬씨죠? 유디치과 김종훈씨가 전용찬씨를 명예훼손, 업무방해, 의료법위반으로 고소했으니 3월 6일에 서부경찰서에 나와서 경찰조사 받으세요”라는 전화였습니다. 그리고 고소장은 2월24일(금)에 접수됐는데 그날은 은평구치과의사회 정기총회가 있던 날 이었습니다. 즉 저의 은평구회장 임기가 끝나는 날을 기다렸다가 고소한 것 이었습니다.
누군가에게 고소를 당하고, 경찰서에 가서 조사받고, 또 검찰청에 출두해 조사받는 일 자체가 저의 인생에 있어서 처음 당하는 일이라 걱정도 좀 되고 당황스럽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속한 은평구회-서치-협회를 믿고 의지하며, 우선 고소당한 사실을 알리고 도움을 구했습니다. 주위에서 저에게 “당장 개인적으로 변호사부터 선임해서 도움을 얻어야 되는 것아니냐?”는 의견도 처음에는 일부 있었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먼저 변호사를 선임해 대처하지 않고, 오직 의료법 제28조와 치협 정관 제7조에 따라 제가 속한 서울지부와 치협을 믿고, 하나하나 차근차근 경찰조사에 대한 답변을 준비하면서, 조언과 도움을 얻었습니다.
치협·서치 도움으로 차근차근 대응
2012년 3월 6일(화)에 서부경찰서에 출두해 약 2시간 정도 조사받았습니다. 담당 경찰관 앞에서 저는 “PD수첩 방송에 나온 유디치과의 과잉진료, 위임진료 등등을 보고, 국민의 건강을 책임져야하는 의료인으로서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고 생각해 피켓시위를 한 것이다.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고, 국민에게 위해가 가는데 의료인으로서 공분해서 회원들과 함께 자발적인 시위를 한 것이다. 유디의 폐해를 국민에게 알리고, 우리 치과의사 스스로 자정의 목적도 있고, 국민의 건강을 위한 공익적인 목적에서 피켓시위를 한 것이다!”라고 진술했습니다.
경찰조사 이후 서부경찰서에서는 저에 대한 고소건을 서부지검으로 송치해, 2012년 5월 11일에 서부지검에 나가서 형사조정을 받았고, 2012년 5월 25일에는 두 번째로 서부지검에 출두해, 담당검사님 앞에서 유디측 대리인과 약 2시간 반 동안 서로 날선 공방을 벌였습니다.
“2주전 형사조정 때도 안나오고, 오늘 검사님 앞에서 조사받는데도 왜 고소인 김종훈이 직접 안나오냐?”, “치협 김세영 협회장님은 10건 이상 소송을 걸고, 나와 우리 은평구 총무이사 및 20여명의 성명불상의 회원들 뿐만 아니라, 서초구는 김민겸 서초구회장님과 총무이사님, 법제이사님 등 3명이나 소송을 걸고, 또 광주지부 김재곤 선생님 등등 전국에 고소만 여러건 벌려놓고, 정작 본인은 미국에 있는게 의미가 뭐냐?”
“난 혼자서 치과를 한다. 2주전도 그렇고, 오늘도 오후진료는 치과 문닫고 휴진하고 왔다. 진료도 못하고 피곤하게 만드는 속셈이 도대체 뭐냐? 무작정 고소만 남발해서 기분 나쁘고 귀찮게 만들고, 진료공백만 노리는 것 말고는 의미가 없지 않느냐?”
“환자를 싼 가격에 유도해서 임플랜트 개수를 늘리는 것은 분명히 잘못된 것이다. 유디치과에서는 임플랜트 7개 심자고 했는데 똑같은 환자를 보신 대학병원 교수님은 임플랜트 2개면 된다고 진단한 것은 어떻게 생각하느냐?”
“환자에 대한 진단과 치료계획수립은 치과의사 원장님이 해야 되는 것이다. 결국 돈 때문에, 즉 인센티브 때문에 치과의사가 아닌 자가 환자에게 무리한 치료계획을 세우고, 또 거기에 따라서 과잉으로 치료하는게 올바른 진료라고 생각하느냐?”
“어렵더라도 보존할 수 있는 치아는 우선 치료해서 살리려고 노력해야 되지 않냐? 무조건 발치하자고 유도해서 임플랜트 개수 늘리는게 올바른 치료계획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유디측에서 고소장에 적시한 의료법 제56조는 의료광고에 해당하는 내용이다. 그런데 은평구 시위와 이 법을 연관시켜서 나를 고소한 것은 법을 너무 확대해석한 것 아니냐?”
저는 원래 남들과 말싸움을 잘하는 편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번에 서부지검 검사님 앞에서는 유디측 대리인에게 한마디라도 밀리지 않으려고, 저와 동석하신 협회 고문변호사님과 함께 끝까지 하나하나 조목조목 대답했습니다. 긴장된 상태에서 약 2시간 반 정도 검찰조사 받고 나오니 진이 다 빠지더군요.
검찰조사 이후 기다리고 있던 무혐의 통지서가 드디어 집으로 배달됐습니다. 유디로부터 고소당한 다음 무혐의 통보를 받기까지, 지난 약 4개월 동안 피고소인으로서 경찰조사 1번, 서부지검에는 2번 나가서 조사받느라 스트레스도 받았고, 진료공백도 좀 있었지만 “혐의없음 통지서”를 받으니 그 동안의 맘고생 했던 순간들은 저절로 다 잊혀지는 것 같습니다. 또 이번 일로 제 주변의 치과의사 동료 선·후배님들과 그동안 함께 고민하며 가졌던 시간들은 늘 기억할 것 입니다.
4개월만에 “무혐의 통지서”
제가 서부지검 들어가기 바로 전날 동부지검에서 5시간이나 조사받으시느라 무척 힘드셔서 목소리도 완전히 잠기셨지만, 항상 관심을 가지고 격려의 전화를 직접 해주신 김세영 협회장님께 우선 감사드리고, 여러 가지 조언과 용기를 북돋워 주는 말씀으로 응원해 주신 홍순호 부회장님께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또 오늘의 결과가 있기까지 많은 격려와 도움을 주신 서울지부 정철민 회장님과 집행부 이사님들, 특히 법제파트 이사님들께 커다란 고마움을 표합니다.
작년 여름 1주일 동안 뙤약볕 아래 땀뻘뻘 흘리며 모두 같이 수고한 자랑스러운 은평구치과의사회 이석초 회장님과 선·후배 회원 여러분들도 마음으로 늘 함께 있어 무척 힘이 됐습니다. 법무법인 로직의 이성재 대표님과 이성희 변호사님께도 정말 수고 많으셨다는 인사를 전합니다. 여러 가지 자료 준비해 주시고, 늘 수고하시는 협회 및 서치 사무국 담당직원분들도 빼 놓을 수 없는 저의 고마움의 대상이십니다.
제가 유디로부터 고소당했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제일 앞장서서 경찰 및 검찰조사에 대비한 여러가지 요령과 도움을 주신 서울지부 김성수 대외협력이사님께는 제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우러나는 고마움과 감사의 마음을 특별히 전합니다.
글재주 별로 없는 사람의 긴 글 끝까지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법과 원칙을 지키며 늘 묵묵히 진료에 임하고 계시는 동네치과 원장님들 모두모두 파이팅입니다. 감사합니다.
전용찬전 은평구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