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들의 BOOK 리뷰
‘아직도 가야 할 길’
M. 스캇펙 지음
최미양 옮김
성경과 나란히 하는 인생 지침서
삶의 고통을 이겨내는 기술 제시
나는 무엇으로 사는가? 내가 사는 이유는 무엇인가? 인생이란 무엇인가? 이런 종류의 질문은 나를 끊임없이 괴롭히는 인생의 화두다. 하지만 그런 고민과 함께 나의 삶을 한층 성숙하게 해 준 인생의 지침서이자 삶의 나침반과 같은 책이 있다. 스캇 펙이라는 정신과 의사가 쓴 ‘아직도 가야 할 길’이라는 책이다. 출판사에서는 30년이 넘도록 수천만 세계인이 성경과 나란히 하는 책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은 치과의사 국가시험을 수석으로 합격한 학생이 소개해줘 읽게 됐다. 나이는 나보다 어렸지만 인생의 깊이만큼은 나보다 더 내공이 있어 보이는 학생이었다. 우리나라의 최고의 대학에서 최고의 성적으로 졸업한 수재가 추천해준 책이기에 냉큼 읽어보게 됐다.
450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분량이기 때문에 다소 읽기에 부담을 느낄 수 있으나 내용 곳곳에 마음 깊숙이 와 닿는 소중한 충고들이 가득하다. 이 책에서는 인생이란 고통이라고 명쾌하게 정의한다. 인생이란 것이 결코 만만하지 않다는 것을 첫 문장에서 던져주는 것이다. 하지만 삶이 고통스럽다는 것을 알게 되고 이를 수용하게 되면 삶은 더 이상 고통이 아니다. 문제를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문제를 반기며, 더 나아가서는 문제가 주는 고통까지 기꺼이 받아들이게 된다.
저자는 고통을 이겨 내는 슬기로운 기술로 즐거움을 나중에 갖도록 자제하는 것, 책임을 자신이 지는 것, 진실에 헌신하는 것, 균형을 맞추는 것 등을 제시하고, 정신과 의사답게 자신이 진료한 환자의 예를 들면서 적절하게 설명을 하고 있다.
책의 구성은 ▲1부 훈련 ▲2부 사랑 ▲3부 성장과 종교 ▲4부 은총 등 크게 4개 영역으로 나뉘어 있다. 말미에는 다소 종교적인 색체가 가미돼 종교가 없을 경우 거부감을 느낄 수도 있겠지만 전체적인 내용 면에 있어서는 삶의 지혜를 줄 수 있는 내용들로 충만하다.
저자가 다루고 있는 사랑에 대한 내용도 흥미롭다. 사랑에 빠지는 것은 참사랑이 아니라 자아 영역이 일시적이고 부분적으로 붕괴되는 것으로 본다. 그렇다면 사랑이 아닌 것이란 무엇이고 사랑의 본질이란 무엇인가? 사랑은 자신과 타인의 정신적 성장을 위해 자기 자신을 확대해 나가려는 의지다. 진정으로 사랑하는 관계는 어떤 관계든 서로 정신 치료적인 관계라고 정의하고 있다.
인생을 살면서 자기만의 삶의 방식이나 철학은 매우 단순한 것 같지만 그것을 깨닫기까지의 시간은 매우 긴 것 같다. 직접 몸으로 부딪히고 경험하고 느껴야만 자신의 것이 되기 때문이다. 내 삶이 비록 고단하나 그것이 끝은 아니다. 아직도 내가 가야 하는 길은 그 너머에 있음을 잊지 말자.
안정미 기자 jmahn@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