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들의 BOOK리뷰
우리가 알고 있는 아프리카는 가짜?
윤상욱 지음/시공사
아프리카인의 눈으로
직접 보고 듣고 기록한
그들의 아픔의 역사 재조명
흔히 아프리카하면 세렝게티의 푸른 초원과 동물들, 조금은 신비스러운 미지의 땅, 기아, 에이즈, 내전 등 가난하고 못사는 나라라는 생각이 먼저 떠오른다.
이런 아프리카가 최근 ‘사자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흑아프리카의 민주화 바람’ 등 잇단 경제지의 표지를 장식하며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아프리카에는 아프리카가 없다’는 지금의 아프리카가 왜 세계의 주목을 받으며 변화하고 있는지 그들의 현주소를 잘 보여주고 있다.
아프리카 역사를 빼고 세계사를 논하는 것은 세계사의 절반 밖에 모르는 것이라고 말하는 저자는 외교관이면서 역사학도로 아프리카에서 살면서 그들의 눈으로 보고 듣고 기록한 아프리카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이야기 한다. 이와함께 왜곡되거나 가려져왔던 아프리카의 진실을 밝히고 그들이 아픔의 역사를 딛고 새롭게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아프리카에는 아프리카가 없다’는 제목에서 보듯이 우리가 아프리카에 대해 너무 빈약한 지식을 가지고 있고 그 지식도 우리가 만들어낸 ‘허구의 아프리카’라는 것을 역설적으로 표현한다.
이런 아프리카에 그들만의 오랜 역사가 있다라고 하면 대다수가 뭐 대단하게 있을까라고 생각하기 쉽다. 사실 우리가 배운 세계사를 보더라도 아프리카의 몇몇 나라의 이름만 외울뿐 아프리카의 역사는 불필요한 관심밖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오늘날 한국 뿐 아니라 많은 강대국들이 원조, 선교를 떠나 경제적 이윤을 위해 아프리카에 진출, 새로운 투자로 삶을 개척하고 있다. 이런 현실을 볼 때 우리가 아프리카에 대해 알지 못하고 경제적 이익만을 위해 뛰어든다면 과거 서구 열강들의 부도덕하고 이기적인 아프리카 식민지화처럼 아프리카에 또한번 씻을 수 없는 불행과 비극의 역사를 남길 수 있다.
저자는 아프리카는 왜 가난할까? 왜 싸울까? 왜 병들었는가? 의문을 던지며 식민지 시대부터 거슬러 아프리카 대륙의 부족들 특성, 강대국의 검은 탐욕, 오랜 내전, 정치력 부재 등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아프리카의 아픈 역사를 열거하며 그 의문에 답한다.
강대국의 원조가 아프리카 일부 지도자의 독재 수단으로 활용돼 정치적 발전의 걸림돌이 됐고 그들의 풍부한 천연자원은 되레 ‘게으른 아프리카’를 낳았고, 서구 자본주의와 결탁한 검은 돈은 정부관리들의 축재로 악용됐고, 부족간의 특성을 배제한 서양의 입맛대로 그은 국경선은 오랜 내전을 불러왔다는 것이다. 이렇듯 과거 아프리카는 정부도 국민도 원조와 투자에만 매달릴뿐 스스로 뭔가를 변화시키겠다는 열망이 없는 회의론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튀니지의 재스민혁명 여파가 북아프리카를 넘어 서남아프리카에도 미약하지만 감지되고 있으며 크고 작은 반정부 시위, 봉기, 대통령 선거 투표 등 시민혁명 바람이 곳곳에서 꿈틀댄다.
이런 시민혁명 바람과 함께 아프리카 지도자와 엘리트들의 인권,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외침이 세계 각국의 투자러시와 맞물려 최근 주목받기 시작한 ‘검은대륙의 희망’을 현실로 싹틔우길 기대해 본다.
김혜연 기자 hye1001@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