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돋이-이나기

  • 등록 2014.05.13 13:4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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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의학 용어 나들목❷

가족이면 누구나, 아기의 입 안에서 이가 보이기 시작하면 나날이 자라나는 모습에 행복을 느낀다.
이가 돋아나면서 치열을 이루며 교합을 이루는 현상은 야구의 성공적인 힛 앤드 런의 묘미를 능가한다. 이가 나고 빠지는 자초지종은 인체의 신비이며 그 신비의 극치가 상존하는 현장은 구강이다.

서울특별시치과의사회는 새해가 되면 시내 각 치과에 환자약속부를 돌린다.
많은 회원들이 그 약속부를 아주 요긴하게 사용하고 있음을 보았다.
그 끝부분에는 상해진단서나 일반소견서를 작성할 때 필요한 ‘한국표준질사인분류’가 수록돼 있어 회원 치과의사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KOO 치아의 발육 및 맹출(이돋이)’처럼 맹출과 이돋이가 함께 기재돼 있어 치과용어의 한글화에 적지 않은 관심을 가져 왔다. 2011년부터는 ‘(이돋이)’가 빠진 채 나오고 있다.

2004년 8월 29일. 북, 강원도 고성군 온정리인민병원에서 구강의사들과 나눈 대화에서 tooth eruption을 그들은 ‘이나기’라고 하였다.

과학기술용어나 의학 및 구강의학 용어도 순수 한글(북측에서는 조선어라고 한다)로 지은 것을 확인했다.

하여튼 이돋이는 남측의 공식기록에 등재됐었고, 이나기는 지금도 북에서 늘상 편하게 사용하는 말이다.

‘맹출(萌出)’은 한국, 일본, 중국, 한자권 지역 3개국 치의학계에서 사용하고 있는데 한글을 가진 우리에게 알맞은 한글용어가 있을 만하다고 본다.

‘맹출’은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이 함께 쓰고 있다.
이가 나는 뜻을 가진 말은 또 있다.
teethe는 ‘이가 나다’인데 중국어인 한어(漢語)로는 출유아(出乳牙, 젖니가 나다) 또는 생아(生牙, 이가 생기다, 이가 나다)라고 한다.

그 동명사인 teething은 출유아(出乳牙, 젖니 나기, 젖니 나옴) 또는 출아기(出牙期, 이가 나는 시기)라고 한다.

남과 북의 통일이라는 대명제를 놓고, 남과 북의 용어에 차이가 있어서 통일하기 위해 맹출-이돋이-이나기 중 하나를 꼭 선정해야할 것인가, 또는 이갈이-이갈기에서 반드시 하나만 택해야 할 것인가는 생각해 보아야 할 일이다.

일찍이 북은 외국 기술용어를 한글화 하였으나 2000년 이후 일본과 미국, 한국의 영향을 받아 한자어나 영어식 용어 사용이 늘고 있다.

다 사용하는 것을 허용하되 순위를 두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

 이병태  영한한 이치의학 사전 저자

이병태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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