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ntulo, Henri

  • 등록 2014.06.03 13:3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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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의학 용어 나들목❺

발수(拔髓)에는 유극근관침(barbed broach)을 사용 한다. 근관을 세척한 다음에는 평활근관침(smooth broach)을 사용하는 것이 일상(routine)이다.

1967년에 치과대학을 졸업한 필자는 렌튤로를 알지 못했다. 우리나라 치과계에 어느 시기에 렌튤로가 수입됐는지는 알 수 없다. 영국 대학생이 보는 사전에는 렌튤라라고도 했다.
“원장님, 신경치료는 잘 안 하시지만 지난번 유럽 쪽 학회에 다녀오신 한 원장님이 들여 오신 것인데요, 아주반응이 좋아요.”

필자는 전치부에 포스트 크라운(post crown) 시술을 많이 하였다. 재료는 주로 금속형인 Kruger Ancor(크기 상중하)를 사용했고 최근에는 케이스에 따라 백색 화이버 포스트를 쓰기도 한다. 어떤 포스트를 사용하건 근관충전이 선행되어야 한다. 요즘 같지 않아 산화유지놀시멘트(ZOE cement)를 묽게 개서 평활근관침이나 탐침을 써서 조심스러운 상하운동으로 근관 속으로 넣기를 반복하였다. 어느 날 부터인지 렌튤로인지 렌튤라를 사용하면서 임상적 노력과 난이도는 줄었다.

Lentulo와 Lentula 차이는 끝의 o와 a일 뿐이지만 풀어야 할 숙제였다. 몇 년이 흘렀다.

2002년 10월 26일이다. 내 손에는 두께 1.5센티의 문고판 프랑스 치의학사전(Dictionnaire des termes odonto-stomatologiques, L Verchere, P Budin, 3ed, 1992)이 펼쳐져 있었다. 기다리고 갈구하면 결과가 온다더니, 필자에겐 환희의 순간이 왔다. 그 사전 114쪽에서 다음 글을 얻을 수 있었다.

Lentulo, Henri 프랑스 치과의사
출생 1889년 11월 17일, 사망 1981년 1월 27일
1928년 근관을 충전하는 금속나선형 회전 기구를 발명하다.

억눌렸던 감정이 북받쳐 올랐다. 그 사전 3판이 나온 지 10년 후였다. 용어를 정리하면서 인명을 도외시(度外視)하는 처사를 많이 보았다. 노골적으로 종족, 언어, 국가 등을 차별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감정을 완전히 버릴 수는 없었다.

이에 필자는 관련 사람의 이름을 찾고 찾아서 가능하면 다 올렸다. 출생 사망년도만 쓰고 월일을 뺀 것이 선현(先賢)과 선각자(先覺者)에 불경은 아닌지, 자꾸만 생각난다.

발명품 lentulo는 영어로 ‘렌튤로’, 프랑스 발음으로는 ‘렁뛸로’. 뒤늦게 ‘렁뛸로’인 것을 측근이 일러 주었다. 늦었지만 천만다행이다.  끊임없이, 작업은 끊임없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이병태  영한한 이치의학 사전 저자

이병태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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