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폼(form) 속에 살고 있다. 걸음걸이(gait)도 폼이다. 이 폼은 내과의사·외과의사 등 모든 의사들이 질병의 정도나 그 진단에 쓰는 아주 원초적인 기준이다.
우리는 여러 운동 경기를 통해 선수들의 동작을 보고 환호한다.
축구나 농구 경기에서 득점을 올리는 선수의 몸은 참으로 아름답고 멋지다.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도 마찬가지이다. 멋지고 결정적인 슛인 줄 알았는데 골키퍼가 절묘하게 막아 냈을 때 그리고 홈런성 타구나 잡을 수 없는 것으로 보이는 공을 잡아냈을 때 환호성이 터진다. 공격수와 수비수에게 동시에 박수를 보낸다. 작전과 개인기가 어우러진 것이다.
여기서 작전은 치료계획(treatment planning)이요, 개인기는 바로 폼이며 이 폼은 진료행위인 것이다. 운동경기에서 멋진 경기에서 멋진 폼은 득점을 하거나 승부가 결정되는 순간이다. 그 멋진 폼을 가진 선수는 일류선수가 되고 일류선수는 멋진 폼을 낸다. 一流는 폼과 통한다. 그렇다면 폼, 치의학에서 폼은 무엇인가.
치과보철물에 적용하는 4F는 Fit, Form, Function, Failure인데 이는 가공치(pontic)나 전장판(facing)의 소요조건이다.
Fit 잘 맞아야 한다. 적합성.
Form 보기 좋아야 한다. 심미성.
Function 제구실을 해야 한다. 기능성.
Failure 잘못했다. 실패.
4F중에서 Form만 완벽에 가깝도록 살릴 수 있다면 마지막 F(failure)는 면할 수 있다.
그럼 치대생의 폼은 무엇인가. 필자는 齒大生들에게 다음처럼 제시해 왔다.
1.어떤 치과의사가 될 것인가. 小醫는 治病하고 中醫는 治人하며 大醫는 治國-治世한다.
2.어떤 사회인이 될 것인가. 미국 링컨대통령은 for the people, by the people, of the people이라는 짧은 연설로 유명하다. 우리 치과의사들은 with the people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
3.浪漫스러운 학창을 그리고 독서를 권한다. humanity와 romantics를 품고 대학시절에 확고한 취미생활을 수립해 놓자. 풍부한 人性을 가진 대학생활은 여가를 좁쌀처럼 쪼개 쓰는 데서 멋과 浪漫을 찾을 수 있다. 주변사람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스마트한 靑春을 누리면 더욱 좋다. 필자가 치과의사가 되어 진료생활 이외의 사회생활하면서 한 가지로 ‘방송인’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방송생활(예; MC, 고정출연)을 하여 온 것은 고교시절에 했던 독서, 그리고 본과를 다니면서 등산이 아니면 책을 읽었던 것 때문이다.
齒大生들이여 늘 冊-原書를 들고 다녀라. 그러면 밝은 장래가 펼쳐질 것이다.
이상은 필자가 1990년대와 2000년대, 경희대학교 치과대학 본과 1학년의 ‘치의학의 역사(History of Dentistry)’ 강좌를 맡았을 때, 모교에서 특강 때마다 학생들에게 준 메시지 중 하나이다.
학제는 2+4제, 3+4제, 4+4제로 다양해졌다. 어디서나 4F는 지켜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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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태 영한한 이치의학 사전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