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의 의견을 들어주기

  • 등록 2014.09.15 17: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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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펙트럼

나는 얼마나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들어주고, 의견을 반영하는지? 혹시나 친구가 내게 했던 직언 때문에 불쾌했고, 후배나 직원의 바른 조언으로 마음 상해서 일을 그르친 적은 없는지? 생각해 보기로 한다.


얼마 전 지인의 자제인 고교생이 학교의 건물에 금이 가고 바닥부터 천장부분까지 금이 가 있고 타일이 떨어졌다는 글을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려서, 학교로부터 고소를 당했다는 소식을 들은 바 있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기간별로 내용을 파악할 수 있었으며 사진도 확인할 수 있었다. 실제로 벽에 금이 크게 있었고, 오랜 기간 동안 학생들이 선생님들과 학교에 의견을 올렸으나, 반영되지 않자 인터넷을 통하여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린 것이다. 글이 온라인 상에서 확산되자, 학교 측은 경찰 사이버 수사대에 사진을 올린 사람의 신원 확인과 학교 명예훼손에 대한 수사와 처벌을 의뢰, 고소를 하였다.


기자의 인터뷰에서 학교는 학생을 고발한 것이 아니고 SNS에 글을 올린 아이디가 누구인지 확인을 요청하고, 명예훼손과 허위사실 유포에 대한 수사와 처벌을 요청하였다는 궁색한 변명을 하였고, 더욱이 교장으로서 기분이 나쁘고 섭섭하다고 하였다. 심지어 괘씸하다는 말까지… 학생과 학부모가 직접 찾아와서 빌어야 하는데, 아무 연락이 없으니 난감하다고 하였는데, 이는 학교 교장선생님께서 권위만을 생각하고 있기에 이런 사태가 발생하였던 것이다. 위험을 알리고 학생들과 선생님들을 구하였으니 칭찬받아 마땅한데, 오히려 징계를 주겠다고 하니 참으로 난감하기 그지없다.


평소 문제 제기에 대하여 바로 대처하고 이에 대해 쉽게 논의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좋겠지만, 지금이라도 겸허한 마음으로 학생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건물 수리에 최선을 다한다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건물이 위험하다고 알리는 것이 학교 명예를 훼손하는 것이 아니라 이에 대한 대처를 제대로 못하는 것이 오히려 명예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었다. 기분이 나쁘다고 하여 학생을 징계하려 하였기에 결국 학생인권위원회의 조사까지 받게 되었으니….


친한 사이인 지인의 자제 편을 들어 한껏 목소리를 높이기 보다는 오히려, 거꾸로 나는 그런 일이 없는지? 생각하고 싶어졌다. 자존심 때문에, 명예와 권위 때문에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사람을 비난하고 남의 탓을 하지는 않았는지? 환자의 호소를 들어주지 않고 환자의 성격이 이상해서 그렇다는 둥, 핑계를 대지는 않았는지? 나를 도와주시는 선생님, 위생사, 간호사, 간호조무사 등 직원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내 권위만을 주장하지는 않았는지? 곰곰이 생각해보게 되었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이의석 고려대구로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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