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피스, 手機[中], 곧은손잡이[北]

  • 등록 2014.09.23 13:4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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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의학 용어 나들목17

치아를 삭제하거나 또는 기공을 할 때 손에 쥐고 사용하는 기구. 버·디스크·휠 등을 끼어 고정시킬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또는 컨트라앵글(contra angle)을 껴서 사용할 수도 있으며, 회전작동은 엔진으로부터 벨트로 또는 압축공기를 관으로 연결하여 핸드피스까지 추진해서 회전시킨다. 구조는 제품에 따라 약간 다르지만 근본 원리는 같다.
이상은 handpiece에 관하여 필자가 쓴 설명이다.

이 문장에 쓰인 버-디스크-휠-컨트라앵글-엔진-벨트-핸드피스 등은 알맞은 우리말 용어를 찾을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사용하였다.
눈만 뜨면 이치의학사전 편찬에 몰두했지만, ‘핸드피스, 버,’ 등에 관해서는 우리말 표현의 장벽에 부닥친 채 지금도 헤매고 있다.

bar는 바, bur는 버. 이 용어는 발음대로 표기할 수 있어 다행이었다.

bar를 중국에서는 간(杆)또는 연접간(連接杆), bur는 아첩(牙, 야짠)이라 한다.


일본은 bar를 국부의치의(局部義齒の) バ-(바-)라 표기하고 bur는 절삭공구의(切削工具の) バ-(바-)라 표기하였다.

handpiece를, 제목처럼 우리나라는 핸드피스, 북측은 핸드피스(곧은손잡이), 중국은 수기(手機, 쇼우지) 또는 수두(手頭, 쇼우토우)이라고 한다. 한편 중국에서 手機는 휴대전화/휴대폰을 가리키기도 한다.
handpiece를, 일본은 ハンドピ-ス라 하고 있다. 북측에서는 ‘곧은손잡이’라고 하여오다가 《영조일의학사전》(평양, 2002년)에 ‘핸드피스’라는 외래어표기 뒤 (  )안에 ‘곧은손잡이’를 기재하였다. 주체(主體)가 지극히 강조되는 북측이지만, ‘아이스크림’은 ‘아이스크림’을 그대로 쓴다는 소식이다. ‘빙과류(氷菓類)’를 ‘얼음보숭이’ 라고 한다. ‘얼음보숭이’는 엉뚱한 듯하지만 ‘아이스크림’ 모습과 빙과류를 떠올려 마음 끌리는 번역어이다.

북에서 만난 김모모 구강의사는 필자에게 “김일성 주석이, ‘외국과학기술용어를 조선어로 해서 어색하고 이해가 어려우면 원 용어를 그대로 써도 되지 않겠느냐’라고 말씀하시었습니다”고 했다.
남북 분단이후, 북은 나름대로 조선어를 다듬어 놓았다.

북은 북대로, 남은 남대로 시행한 어문정책결과는 상상하지 못할 혼란만 초래되었다.

북측 구강의학계에서 bur를 ‘뚫개’로 하였다. 통일 이후 ‘뚫개’가 채택되어 전체 치의학계에 쓰일 것인지는 어감상 의심이 간다. 다만 ‘뚫개’라고 한 시도를, ‘우리는 국가적으로 또는 치의학계, 기자재제조업계 등에서 그런 시도가 있었는지’는, 한번은 돌이켜 봐야 한다.

치과의사라면 임상에서 수도 없이 만지고 사용하는 handpiece와 bur를, ‘얼음보숭이’처럼 표현할 단어는 없을까. 
 

이병태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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