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추천도서 - 회복탄력성

2022.11.09 13:53:56

김동석 원장


·치의학박사
·춘천예치과 대표원장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

<이짱>, <어린이 이짱>, 
<치과영어 A to Z>, <치과를 읽다>,

<성공병원의 비밀노트> 저자

 

 

 

 

 

 

막연하게 물어보면 나의 내면이 더 단단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외부 자극에 무덤덤하고 흔들리지 않으며, 타인의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것 말입니다. 하지만 정신과학의 측면에서는 이런 내면의 단단함이 너무 강하면 오히려 사이코패스를 의심해 봐야 한다고 합니다. 이런 사람은 타인의 말을 경청하기 어렵고 자신의 단단한 경직된 사고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는 겁니다. 공감이 부족하고 유연함이 부족한 연장자는 ‘꼰대’로 불릴 수도 있지요. 모두 지나치게 단단한 내면 때문에 생깁니다. 오히려 우리가 존경할만하면서 내적 단련이 잘 된 사람들은 상처받고, 흔들리며 타인의 아픔에 쉽게 공감하는 사람입니다. 그렇지만 빨리 회복하고, 혼란 상태에서 의식의 중심으로 빠르게 돌아오는 사람들입니다. 연세대 김주환 교수는 이런 사람들이 가진 특징을 ‘회복탄력성(resilience)’이라고 했습니다.

 

‘리더의 용기’의 저자 브레네 브라운은 리더의 용기는 자신의 취약함을 인정하는 데서 나온다고 말했습니다. 바로 자신의 나약함과 취약성을 이해하고 자신에게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를 알아차리는 사람입니다. 자신의 약함을 느낀다면 더 나은 성장을 위한 센서가 정상적으로 작동한 것입니다. 내면의 성장을 위해 해야 할 일 중에 저는 독서가 빠지지 않았으면 합니다. 자칫 한쪽으로 치우친 편독(偏讀)으로 한쪽이 너무 단단해지는 독서가 아니라 회복탄력성을 가지도록 좋은 양서를 폭넓게 읽는 것이 좋습니다. 뭐든지 한쪽으로 지나치게 치우치면 좋지 않습니다.

 

 

아들에 대한 사랑과 인생의 가르침 편지글로 엮어

자녀 뿐 아니라 부모도 마음에 새길 아버지의 말

『아버지의 말』 탐나는책, 2022

 

의사가 되는 교육을 받고 시험을 통과해 면허를 받아서 저를 의사로 불러줍니다. 하지만 아버지가 되는 시험을 본 적도 없고 딱히 교육을 받은 것도 없는데, 아버지로 불립니다. 아버지로서 자식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의 폭은 엄청 다양합니다. 하지만 ‘고기를 잡아주지 말고 고기를 잡는 법을 가르쳐주라’라는 말처럼 스스로 일어서고 성장하고 나아가도록 조력하는 것이 부모의 역할일 겁니다. 그러나 소위 세상에서 말하는 능력이 넘치는 이 땅의 부모들은 고기를 잡아주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고기를 잡아주는 사람을 고용하고 있습니다. 그런 능력 밖에 있는 부모는 자신의 힘으로 고기를 잡아야만 하는 자식들의 땀과 노력, 그리고 숱한 실패를 안타까운 눈으로 바라봅니다.

 

어쩜 우리는 부모가 걸어 나가야 할 정도(正道)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많이 벗어나 있습니다. 18세기 영국의 지성, 필립 체스터필드가 아들에 대한 사랑을 기반에 두고 인생의 가르침에 대한 편지글을 책으로 엮은 이 책은 사회인으로서 한걸음 성숙한 모습을 준비하는 자녀들뿐만 아니라 부모가 읽어도 좋은 내용입니다. 어쩜 부모에게서 직접 들었던 말들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마음에 새기지 못한 것이 문제였을 뿐이죠. 이 책의 말들은 자식에게 해줘도 좋지만 자신에게 말해줘도 좋은 말들이 많습니다. ‘아버지’의 말이니까요.

 

 

게으르지 않지만 게으르다는 ‘착각’에 빠진 이들에게 권해

“이제 ‘자기착취’ 멈추고 지속 가능한 삶을 꾸릴 것” 강조

『게으르다는 착각』 웨일북, 2022

 

개미와 배짱이 우화를 보며 자랐습니다. 열심히 일할 때 하지 않으면 춥고 배고플 것이라는 암묵적인 가르침은 수없이 많았습니다. 새벽에 일어나 아침형 인간이 되고, 짬짬이 시간을 내서 자기계발을 하는 것이 치열한 경쟁 사회를 살아가는 방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치과의사들도 대부분 마찬가지입니다. 공부에 진심이었고 병원 경영과 진료에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당연히 생각합니다. 여기서 한 번쯤 쉬면서 읽어야 할 책이 있습니다. 게을러도 괜찮다는 책입니다.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사회심리학자인 저자는 ‘생산성’이 자기 가치를 증명하는 방법이라고 지금까지 믿어왔지만 많은 일을 해내기 위해 열정적으로 사는 것은 막상 우리의 삶에서 중요하지 않다고 주장합니다. 이 책을 통해 ‘게으름이라는 거짓’이 어떻게 사회에 뿌리내리게 되었는지, 우리가 왜 이 거짓에 희생될 수밖에 없었는지를 하나하나 파헤쳐 갑니다. 많은 사람이 포기가 절실히 필요할 때조차 포기하는 법을 배우지 못했습니다.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겁을 먹고 무조건 열심히 하는 데 익숙해진 것이죠. 이제 ‘자기착취’를 멈추고 지속 가능한 삶을 다시 한번 꾸릴 차례라고 얘기합니다. 물론 문제는 있습니다. 정말 ‘게으른’ 사람도 있다는 겁니다. 이 책은 게으르지 않지만 게으르다는 ‘착각’에 빠진 사람만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게으른 사람이 자기 합리화를 엉뚱하게 할 수도 있으니까요. 일에 지치고 힘들다는 생각이 든다면 일독을 권합니다. 위로를 좀 받을 수 있습니다.

 

 

그동안 인류가 겪은 다양한 감염병 대응 다뤄

감염병 극복 지혜·바라보는 새로운 관점 제시

『감염병의 장면들』 모시는사람들, 2022

 

통합의료인문학연구원이 있는 경희대에서 출간한 책입니다. 이 책 외에도 다양한 의료인문학에 관한 책을 출간하고 있어서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감염병은 역사 속에서 끊임없이 인류를 괴롭혀 왔습니다. 이 책은 그동안 인류가 겪은 다양한 감염병의 역사 속에서 인간이 어떻게 문화적, 사회적으로 대응해 왔는지를 다루고 있습니다. 1부에서 인류가 감염병의 존재를 어떻게 인식하고 받아들였는지를 살펴봅니다. 2부에서는 이러한 감염병에 어떤 방식으로 대처해 왔는지를 검토하였습니다. 고대에서부터 현재까지의 종적 고찰과 종교에서부터 대중문화, 속설에서부터 사회 제도에 이르는 횡적 고찰을 병행하면서 감염병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합니다.

 

과학과 의술이 발달한 지금 돌아보면 말도 안 되는 오해와 편견이 난무했지만, 개인에서부터 인류 전체에 이르기까지 인간이 써 온 역사는 난관을 극복한 경험 속에서 지혜를 얻어서 새로운 삶의 방식을 만들어 나아가는 과정이었습니다. 따라서 이 책은 여전히 코로나19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이를 잘 극복할 수 있는 지혜를 제공해 줄 것입니다.

김동석 예치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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