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 40년의 단상

2023.08.28 10:00:36

Relay Essay 제2567번째

항상 그대로 인듯한 산은 흘러가고 산에 기대어 사는 풀과 나무와 곤충도 다 흘러가듯이 제가 경험한 교정도 여러 면에서 많이 흘러가고 있습니다. 교정치료의 대상이 100만 명 이상에서 25만 명으로 줄고 있고 30세 미만에서 주로 하던 교정치료의 연령이 60대까지 늘어가고 있습니다. 교정치료의 대상과 연령에 큰 변화를 보이고 있습니다.

 

치료의 질에서도 high canine이 내려와 제자리에 가기만 해도, 작은 선물이라도 사오면서 감사해하던 시절에서, 요즈음은 감각과 느낌이 다른 것까지 고쳐주라고 요구하는 시대가 됐고, 때론 근육이 다르게 움직이는 것도 교정 탓을 하면서 고쳐주길 요구하는 시대를 맞고 있습니다.

 

또한 여러 술식의 발달로 많은 경우 수술을 동반하는 교정을 하므로, 40년 전에 비하면 너무나 큰 변화가 있습니다. 몇 년 전만하더라도 진단 설명을 하면 핸드폰을 가방 속에 넣고 녹음했지만, 요즈음은 거의 모든 환자분들이 핸드폰을 table 위에 올려놓고 녹음을 하는 시대로 변했습니다.

 

의견의 불일치가 있을 시는 언제든지 녹음된 것을 말하면서 그런 말은 들은 적이 없다고 말합니다. 치료에 감사하던 시대에서 내가 이 치과에서 치료를 받아주고 있다는 시대로 바뀌는 것 같습니다. 물론 모두 다가 이런 마음은 아니겠지만, 많은 의식의 변화가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내원하는 환자분들도 주변 치과의사분들의 소개로 오던 시대에서, 환자분들끼리의 입소문시대를 거쳐서, 이제는 인터넷 댓글과 카페 블로그를 통한 정보를 보고 치과를 선택하는 시대로 변했습니다.

 

치료대상과 연령의 변화, 폐쇄적 학회로의 변화와 더불어 교정 술식은 어떻게 변하였을까요? 모든 치아에 band를 하고 bracket을 welding 하던 시절에서 bonding resin의 발달로 D.B.S.로 바뀌면서 시간과 고통, 심미적인 면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고 D.B.S.가 더욱더 발전하면서 digital을 이용한 간접술식의 발달로 정확한 위치에 bracket의 부착이 가능해져서 wire bending을 거의 하지 않는 시대로 가고 있고, 더 나아가 개개의 치아의 특성을 고려하여 Robot Wire Bending 시대를 거쳐서 요즈음은 Customized Bracket을 만들어서 더욱더 wire bending을 줄이는 시대로 가고 있습니다. 물론 bracket도 붙이지 않고 치료하는 투명교정도 괄목할 만한 성장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round wire만 사용하던 술식에서 정교한 Rect. wire bending과 원하는 방향으로의 정확한 힘의 전달 시기를 거쳐, 광범위한 miniscrew의 사용으로 많은 협조가 없어도 좋은 치료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시대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어떤 wire가 좋을지가 한동안의 관심사였고 또 어떤 loop을 쓰는 술식인지 어떤 loop가 좋다고 토론을 하던 시절에 주관심사였던 주제들은 이제 아주 멀리 멀어져 갔습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획기적인 발전을 한 술식들이 진정한 환자의 진료 질을 높이는 데에도 획기적 기여를 했는가 아니면 진료의사가 보조 인력의 도움으로 좀 더 편하게 좀 더 빨리 진료를 하는데 도움이 되었는가는 다시 진지하게 평가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많은 변화 속에서도 임상교정은 Dr. Angle, Dr. Tweed 선생님 등의 대단한 여러 선학들의 임상적 술식을 바탕으로 발전한 면이 많습니다. 대학에서 임상적 연구를 통한 새로운 술식을 발전시킨 것은 많지 않습니다. 물론 임상적 술식의 기초가 되는 기본 생리, 조직학적 연구를 통한 새로운 술식의 학문적 토대로 만드는 데는 많은 기여를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임상 술식과 학문적 바탕의 연구 이런 것들이 열려 있을 때 학문은 더욱더 효율적으로 잘 발전할 수 있다고 봅니다. 물론 환자가 급격히 감소하고, 반값 가격 할인하는 사기성이 짙은 이벤트를 하는 치과도 많이 늘면서, 개원환경이 힘들어지고 있지만, 산에 나무가 개별적으로 보면 크고 굵은 것과 작고 가는 것 잡목 등으로 다양하지만, 조금만 멀리서 산마루를 보면 전지를 한 것처럼 산능선을 따라 똑같은 높이를 유지하듯이, 같은 하나의 치과계라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다른 관점에서 보면 다양성과 개방성이 있어야 보기에도 좋고 건강하게 잘 발전할 수 있습니다.

 

구순구개열의 보험적용에서 보듯이 인위적, 독점적, 배타적, 폐쇄적 행보를 보이는 것이 교정계 나아가 치과계, 더 넓게는 의료계 전체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 눈앞의 이익만 보고 추구하는 것이 아닌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전문의라고 표방도 할 수 있고 실력도 월등히 좋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왜 그렇게 철옹성을 만들려고 하시는지 알 수 없습니다.

 

산에 여러 종류의 나무와 풀, 곤충과 동물들이 어울려서 살아야 좋은 식생의 건강한 좋은 산이 됩니다.

 

종의 다양성이 인간의 삶에 건강한 삶의 지표이듯이, 치과계 나아가 의료계 전체의 개방성과 융합성을 귀하게 여겨서, 더욱더 화목하게 발전하는 교정계, 치과계가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최종석 최종석치과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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