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힘들수록 동문들 서로가 서로의 울타리가 돼야 합니다.”
최근 제37대 서울치대·치의학대학원 총동창회 회장에 오른 김용호 신임 회장이 짧지만 깊은 울림이 있는 취임 소감을 밝혔다. 오랫동안 동창회 일원으로서 역할을 다해온 김 회장은 회장 선출에 대한 기쁨보다 더 무거운 책임감이 먼저 찾아왔다고 답했다.
김 회장은 ‘친목’과 ‘화합’을 첫손에 꼽았다. 특히 그에게 친목은 모임 그 이상의 의미다. 어려운 시대에 서로를 깊이 이해하고, 공감하고, 울타리가 돼주는 것이 치과의사로서의 정도와 정체성을 함께 지키는 길이라는 믿음이다.
김 회장은 “친목을 통해 이해와 공감을, 그 위에 신뢰와 화합이라는 가치를 얻어내는 과정을 밟아야 함이 원칙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회장의 임기 간 역점 사업은 DCO(Dental Community Orienta tion) 프로그램이다. DCO는 새내기 치과의사들이 현실의 거친 파도에 휩쓸리지 않고, 치과의사로서 길을 찾을 수 있도록 멘토링 해주는 프로그램으로 동창회를 통해 10여 년을 훌쩍 넘도록 맥을 이어왔다.
김 회장은 “상식과 제도로 해결하기 어려운 현실 속, 후배들이 초심을 지키며 치과의사로서 삶을 시작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며 “실질적 도움이 될 임상 교육 프로그램은 물론, 정도(正道)를 지키는 치과의사로서 서로에 대한 공감과 신뢰, 의료인으로서 자부심과 건강한 치과계의 일원이라는 소속감과 연대감이 깃들게 하는 것이 궁극적 목표”라고 강조했다.
동문 간 소통과 네트워크 강화 계획도 밝혔다. 김 회장은 “모든 동문사회에는 기본적인 ‘결집에너지’가 있다”며 “그 에너지가 제대로 발휘되도록 공통관심사와 입학·졸업동기, 출신·개원지역, 동아리, 전공 등을 섬세히 분석해 이미 존재하는 결집에너지가 작동되게 하는 촉매가 될 사업들을 펼쳐 동문 간 자연스러운 소통을 증대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다만 김 회장은 현실의 어려움도 인정했다. 특히 빠르게 변하는 시대 속에서 세대 간 문화·정서적 간극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김 회장은 “모교 개학 100년의 역사 속에서 세대 차를 근본적으로 없앨 수는 없다. 그러나 서로를 좀 더 이해하는 도움이 될 다리는 놓을 수 있다”며 “공통된 관심사를 발굴하고, 세대 간 벽을 낮출 요소들을 기존 사업과 행사 속에 배치해 돌파구를 찾겠다”고 밝혔다.
모교와 후배를 위한 동창회의 역할에 대해서도 김 회장은 깊은 책임감을 드러냈다. 김 회장은 “선배들의 올바른 정진과 발자취들이 밑거름이 돼 지금의 훌륭한 후배들과 모교의 발전이 있었다”며 “물질적 지원도 소중하지만, 선배들이 지금처럼 ‘모범’을 이어 나가 앞장서 소위 총대 메고 솔선수범하는 일, 그것이 동창회의 가장 중요한 자세요 역할”이라고 역설했다.
끝으로 김 회장은 “우리 치과의사들의 일은 정말로 고귀하고 값지다. 배금(拜金)의 시류와 여러 힘든 진료여건에도 대부분 치과의사들이 환자와 사회를 위해 묵묵히 애쓰심을 안다”며 “부디 각자 모교동문회에 조금 더 관심을 갖고 후배들과 치과계에 대한 사랑을 보태는 채널로 품어준다면 위기와 도전의 이 시대가 조금은 더 나아지리라 믿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