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02번째) 일본 북알프스 종주 도전 (상) / 이종만

  • 등록 2009.11.3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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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y Essay

제1502번째


일본 북알프스 종주 도전 (상)

 

대학교 때에 틈만 나면 산에 갔었지만 개업 후 산에 자주 가지는 못했어도 산에 대한 열정이 아직 남아 있었는지 일본의 북알프스 종주에 도전하기로 하였다.
3000m급 산이 하나도 없는 우리에 비해 일본에는 3000m급 고봉이 21개가 있는데 그 중 일본의 혼슈 중앙을 가로지르는 산맥 중 ‘일본의 지붕" 이라 일컬어지는 북알프스는 9 여개의 3000m급 고봉이 나가노현, 기후현, 다테야마현 등 3개현에 걸쳐 있다.
인천공항에서 아침 9시 비행기로 나가노로 출발한 우리는 도중 4000년 전의 전통거리인 다카야마를 들러 보고 저녁에 가미코지에 도착하였다.


가미코지(上高池 1523m)는 우리의 설악동 같이 일본 북알프스의 현관 구실을 하는 곳으로 등산로 입구 중 가장 유명한 곳이며 ‘빙벽’이라는 소설의 무대가 된 곳인데 여기 산장에서 1박을 하였다.
저녁 8시면 수없이 많은 텐트들은 소등을 하여 걸어 다니기가 민망할 정도로 고요한 것이 우리네 텐트촌과는 사뭇 달랐다.
첫날은 가미코지(1523m)에서 출발하여 10시간 동안 22km를 걸어 야리가다케산장(3080m)까지 가야 하는 코스이다.


과연 22km를 별 탈없이 갈 수 있을까 하는 걱정반 기대반으로 종주의 첫발을 내디뎠다.
가미코지를 출발한지 약 3시간만에 거의 평지길 걷는 수준으로 오늘 걸어야 할 거리의 딱 절반인 11km를 걸어 요코오산장에 도착하였다. 그 다음 부터는 본격적인 산행이었다.
출발 5시간만에 16km를 걸어 야리사와(槍澤)롯지(1750m)에 도착했다.


여기서 1330m를 치고 올라가면, 거리상으로 5.9km를 더 가야 목적지인 야리가다케산장이 된다.
일본인들은 산길에서 항상 일렬로 다니는데 상행자와 하행자가 만나면 먼저 본 사람이 제 자리에 서서 양보를 하며 반드시 인사로 서로 격려하는 것이 인상에 남았다.
또한 우리나라는 청소년들의 산행이 거의 없는데 비해 단체에서 온 듯한 10~20여명씩의 청소년들이 간간히 있었고,  역시 평균수명이 제일 높다는 일본임을 보여 주는 듯 60세 ~ 70세 이상의 노인들이 삼삼오오 무리지어 산행을 하는 것이 눈에 띄는 점이었다.


고도가 높아지니 말로만 듣던 만년설이 계곡 바닥에 누워서 우리를 반기고 있었다.
하얀 눈 덩어리가 주변의 푸른 녹음과 어우러져 희한한 조화를 이룬 모습이 장관이었다.
그렇게 좋았던 날씨가 간간히 비가 내리다가 본격적으로 내리기 시작하였다.
앞으로 남은 거리는 3km인데 걸리는 시간은 4시간이나 걸린다고 했다. 경사가 있어 여태까지 산행과 달리 속도가 현저하게 떨어졌다.


고소증은 2600m정도에서부터 나타난다고 한다. 숨은 가빠지고 비는 내리고 급경사이고 기온도 떨어져 점차 체온도 내려가기 시작했다.
비가 오지 않았다면 별 어려움이 없는 산행이라는데…
사진에서 보았던 그 아름다운 풍경들도 볼 수 없어 실망이 컸다.
빤히 보이는 2900m 부근에서 점차 힘이 들기 시작했다.


골프 칠 때는 18홀 내내 비를 맞아도 별 문제가 없었는데 고지에서 비를 맞으니 평지보다 빨리 걸을 수 없어 자주 쉬어야 했고 겨울도 아닌 여름에 저체온증이 나타나다니… 잠시 쉴 때도 몸을 움직이면서 쉬어야했다. 움직이지 않으면 아래윗니가 저절로 맞붙는다.
녹초가 되어 예정보다 2시간이 더 지난 12시간 만에 야리가다께 산장(3080m)에 도착을 하였다
잠시 기운을 차리는데 대장은 내일을 위해 젖은 옷과 신발과 모든 것을 말리라 한다.
비에 젖은 무거운 등산화를 말릴 수 있는 건조실이 있다니 천만다행이었다.
이 곳 산장은 한국의 산장과는 달리 개인이 운영하는데 시설은 우리보다 좋은데 비해 비용이 우리와는 달리 1박에 7~9만원 꼴이었다.


산장에서 야리가다케 정상까지는 30분가량 소요되며 요소요소에 쇠사슬과 사다리가 놓여 있다.
창끝과 같은 날카로운 봉이라는 야리가다케(槍ヶ岳 3,180m)는 일본의 마터호른이라 불리는 일본 알프스의 심벌이라고 한다.
하늘을 찌르는 듯한 정상의 모습은 어느 곳에서 보더라도 바로 야리(槍)임을 알 수 있고 일본인들은 누구나 한번쯤은 올라오고 싶어 하는 산이라고 한다.
허나 날씨가 너무 나빠 내일 새벽 5시에 어느 누구도 야리가다케를 오르자는 사람은 없었다.
저녁 식사 후 TV의 일기예보를 보니 태풍이 한반도와 중국을 지나간다고 했다.
 <다음호에 계속>

 

이 종 만
이종만치과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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